디파이 기업 CFO의 최대 과제, 가상자산 '변동성 처리' 신채호 1인치 CFO "B2B 파트너사 확대 중, 재무 업무·비즈니스 동시에"
노윤주 기자공개 2023-09-11 11:17:14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7일 13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탈중앙금융(디파이·Defi)은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활용한 새로운 금융 형태 중 하나다. 중앙관리자 없이 자동계약(스마트컨트랙트)만으로 특정 조건 달성 시 거래가 성립되는 방식이다. 디파이에도 여러 세부 업태가 있다. 담보를 넣고 대출을 받는 '렌딩'과 '탈중앙화거래소(DEX)'가 대표적이다.DEX는 거래 방식이 중앙화거래소라 불리는 업비트, 빗썸과 사뭇 다르다. 예치금을 넣어두고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다. DEX에 각자의 개인 전자지갑을 연결해 가상자산을 매매한다. 고객이 자산을 직접 보관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가상자산시장은 각 거래소별로 종목의 거래가격이 다르다. DEX도 마찬가지다. 이에 탄생한 것이 'DEX 애그리게이터'다. 네이버쇼핑이 같은 상품의 최저가를 찾아서 추천해주는 것처럼 DEX별 호가를 모아 최적의 거래 조건을 추천해준다.
1인치(1inch)는 DEX 애그리게이터다. 가상자산 전자지갑 서비스를 운영하는 국내외 기업들과 활발히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해외 프로젝트인 1인치에 한국인이 있다. 지난 6일 클레이튼 스퀘어 행사에서 신채호 1인치 글로벌 CFO(사진)를 만났다. 아직 대중에게 생소한 DEX 애그리게이터 사업 모델과 디파이 프로젝트 CFO로서의 업무를 들어봤다.
◇다이나믹한 업계 선호…2018년부터 블록체인 업계서 경력 쌓아
신채호 CFO는 전통금융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한국은행, 시티은행 등에 근무했고 2018년 메디블록의 CFO를 맡게되면서 블록체인 시장에 발을 디뎠다.그는 "일찍부터 테크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았다"며 "과감한 '리스크테이커'의 성향이 있어 관보다는 민간 기업이 더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활동적인 시장인 블록체인 업계로 이직하게 됐고, 전통금융 이력을 살려 CFO직무를 맡게 됐다"고 덧붙였다.

메디블록 이후 블록워터캐피탈, 퓨처플레이 등 벤처투자 시장에서 추가 경력을 쌓은 그는 지난해 1인치 고문을 맡게됐고 올해 5월 경 CFO로 부임했다. 디파이 프로젝트의 CFO는 어떤 역할을 할까. 그는 "가상자산은 새로운 개념의 자산인데 이를 재무적 요인으로 보고 회계에 편입시키려니 기존보다 두 배는 복잡한 것 같다"고 말했다.
1인치와 같은 블록체인 기업들은 자산의 대부분을 가상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신 CFO는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을 회계처리하고, 회사 자산 중 하나로 처리하는 재무적 기틀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5개 국가에 소재한 1인치 지사의 재무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전자지갑 기업 대상 B2B 솔루션 사업 전개
대외적으로 1인치는 DEX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B2C 서비스로 알려져 있지만, 내부서는 B2B 사업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가상자산 전자지갑 기업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는 형태다. 국내서는 빗썸 자회사인 '부리또월렛'과 첫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카카오 계열사인 그라운드X과 클레이튼재단도 1인치의 협력사다.
신 CFO는 "전자지갑에서 쉽게 가상자산을 교환(스왑)할 수 있도록 API를 제공한다"며 "최근에는 '디벨로퍼 포털'이라는 신기능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디벨로퍼 포털은 블록체인 기술력이 없는 기업도 가상자산 거래 기능을 자사 플랫폼에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그는 "처음부터 블록체인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비용 지출이 크다"며 "1인치의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API만 도입한다면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빠르게 변하는 블록체인 시장에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똑똑한 투자자' 몰리는 디파이 시장, 성장가능성 충분
중앙화된 관리자가 없는 DEX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있을까. 신 CFO는 "충분하다"고 답변했다. 그는 "전체 가상자산 거래량의 20%가 DEX에서 이뤄진다"며 "3년전까지는 0%에 불과했는데,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DEX를 이용할 때, DEX임을 느끼지 못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즉 중앙화거래소가 제공하는 편의성을 DEX도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번거로운 접속 및 거래 과정을 간소화하고 빠르고 가격 차이 없이 매매할 수 있는 환경을 개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어 "DEX 프로젝트들이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경험(UI·UX) 부분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기에 점유율은 지속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절대적 숫자로는 디파이와 DEX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이 적을 수 있지만, 이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투자자임은 변함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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