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표 던진 NH벤처-아워크라우드, 어떻게 손잡았나 성장금융 출자사업 GP 제안서 제출, 'CIO 겸직' 김현진 대표 네트워크 주효
이효범 기자공개 2023-09-08 08:36:1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7일 14: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벤처투자가 한국성장금융 출자사업에서 이스라엘 투자사 아워크라우드(OurCrowd General Partner, L.P.)와 공동운용(Co-GP) 형태로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사간 협업에서 올해 초 선임된 김현진 대표가 구심점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에 투자 의향을 가진 아워크라우드의 가교역할을 해오다 NH벤처투자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협업이 구체화 된 것으로 보인다.NH벤처투자는 아워크라우드와 공동운용 형태로 기술혁신전문펀드(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위탁운용사(GP)로 최근 지원했다. GP로 선정되면 400억원을 출자받아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NH벤처투자는 자체자금과 계열사 출자를 통해 200억원을 마련하고 한국성장금융과 아워크라우드가 각각 400억원 씩 출자하는 구조다.
이스라엘 벤처캐피탈(VC)인 아워크라우드는 우리나라 투자에 오랜기간 관심을 기울여왔다. 김 대표는 NH벤처투자에 합류하기 전부터 인연을 쌓아오면서 아워크라우드의 한국진출에 조력했다. 한국 진출시 필요한 부분에 대한 조언과 함께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도로 가교 역할을 했다.
김 대표가 NH벤처투자로 자리를 옮기면서 양사간 협업은 점차 구체화 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월 예루살렘 국제 컨벤션 센터(ICC)에서 개최된 ‘아워크라우드 글로벌 인베스터 서밋 2023’이 주효했다. 아워크라우드 글로벌 인베스터 서밋은 중동 최대 벤처 투자자 행사로 꼽힌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아워크라우드 핵심 관계자들과 만나 국내 유망 벤처기업을 이스라엘에 소개해주는 형태의 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같은 관계가 이어지다 한국성장금융 출자사업에서 공동운용 제안으로 발전했다.
이번 출자사업의 GP로 선정되면 NH벤처투자는 국내 투자를, 아워크라우드는 해외 투자를 담당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다만 양사의 협업은 국내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과 해외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간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를 찾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NH벤처투자 관계자는 "이스라엘에는 혁신기술을 갖춘 벤처기업들이 많은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제조 측면에서 기술과 노하우 갖춘 기업들이 많다"며 "이스라엘 혁신 기업들이 제조 기술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과 공조해 글로벌 진출하는 형태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H벤처투자가 투자하는 국내 기업들 역시 아워크라우드라는 투자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되는 대목 중 하나다. 국내 기업들은 해외 진출시 네트워크 확보에 적잖은 시간과 비용을 쓸 수밖에 없다. 다만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아워크라우드를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이 아워크라우드를 통해 해외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는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
아워크라우드는 2012년 설립된 이스라엘 톱3 VC 하우스로 AUM 2조9000억원 규모다. 약 195개국 21만명의 투자자들을 기반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오릭스, UOB 등 글로벌 금융기관을 파트너사로 보유하고 있다.
NH벤처투자는 이같은 시너지 효과 뿐만 아니라 외형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총 9개 펀드의 운용자산(AUM)은2612억원이다. GP로 선정될 경우 김 대표 체제 아래 마수걸이 펀드를 결성하게 될 뿐만 아니라 운용자산을 3000억원 대로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 대표는 지난 4월부터 NH벤처투자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겸직하면서 조직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당시 기존 CIO가 지주 준법지원부 조사를 받으면서 대기발령 인사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내부 인사 규정에 따라 기존 CIO는 인사, 총무 업무 기능을 가진 경영지원본부 소속으로 전환됐고 김 대표가 CIO를 겸직하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기존 CIO가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고 있던 엔에이치농식품벤처투자조합, NH IRIS ESG신기술투자조합의 경우 김 대표와 다른 심사역이 그 자리를 넘겨 받았다. 김 대표는 NH벤처투자 경영 지휘봉을 잡고 있지만 이에 앞서 다양한 벤처캐피탈(VC)를 두루 거치면서 실력을 인정받은 벤처캐피탈리스트다.
NH벤처투자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CIO를 겸직하고 있는 만큼 펀드 운용상에는 문제가 없다"라며 "좋은 트랙레코드를 가진 분들이 조인하면서 펀드 운용사로서 NH벤처투자에 대한 시각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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