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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C인베스트먼트를 움직이는 사람들]바이오 DNA 심은 김세연 대표, 최대 강점 '네트워킹'②입사 12년만에 CEO 고속 승진, 신뢰·존중 기반 LP와 동반 성장 추구

이기정 기자공개 2023-09-15 08:38:50

[편집자주]

'실적과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투자자와 스타트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 설립 35년차를 맞이한 UTC인베스트먼트가 또 한번의 도약을 위한 날개짓을 시작했다. 그동안 사람과 기술, 시장이라는 세가지 기준을 중심으로 UTC만의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겠다는 포부다. 더벨은 UTC인베스트먼트의 비상을 이끌고 있는 핵심 구성원들의 면면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2일 1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과 투자의 귀재로 평가 받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대표의 공통점은 '네트워킹'을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클럽딜이 빈번하고, LP(출자자)와의 관계 형성이 중요한 벤처캐피탈(VC)업계에서 네트워킹은 가장 필수적인 요소다."

김세연 UTC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는 중국 고전 삼국지의 효웅 유비와 같이 '의(義)'를 중시하는 경영 철학을 보유하고 있다. 신뢰와 존중으로 관계를 형성하면 모두가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김 대표의 철학은 UTC인베스트먼트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투자 바이오 기업, FDA 승인 '학수고대'

1976년생인 김 대표는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 후 뉴욕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를 수료했다. 평소 벤처캐피탈 업계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김 대표는 우연한 기회로 만난 김훈식 전 UTC인베스트먼트 대표의 권유로 입사를 결심했다.

2009년 UTC인베스트먼트에 입사한 김 대표는 초창기 ICT 기업 투자를 주로 진행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어 2016년부터 바이오 투자에 나서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김 대표가 투자한 바이오 기업들은 UTC인베스트먼트뿐 아니라 시장에서도 점차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우수 기업을 알아보는 김 대표의 선구안이 발휘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에도 꾸준하게 바이오 투자에 나선 김 대표는 UTC인베스트먼트에게 '바이오 명가'라는 타이틀을 선물했다. 현재도 김 대표는 바이오 투자를 담당하는 VC운용 2본부의 본부장을 겸임하며 스타트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열심히 해 온 바이오 분야의 혁신 투자를 고도화 해 UTC 브랜드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키우고 싶다"며 "특히 UTC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바이오 벤처가 FDA(미국 식품의약국) 품목 허가를 받는 꿈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입사 초기 경험을 살려 반도체·IT 투자를 담당하는 VC운용 3본부도 맡고있다. VC운용 1본부와 그로스캡운용본부를 제외하고, 투자 관련 사업부 절반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는 씨큐레터, ICTK홀딩스, 이뮨메드, 엔젠바이오, 피플바이오, 큐라플, 넥셀 등이 있다.

심사역으로서 김 대표는 사람, 기술, 시장을 보고 투자한다는 확고한 기준을 갖고 있다. 이중 가장 중시하는 요소는 사람이다. 실제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경영자의 인품이나 능력을 우선순위에 둔다. 또 일반적인 기업보다는 기술적 잠재력이 높은 회사를 선별해 집중 투자를 펼치는 성향이다.

결단이 필요한 순간에는 과감한 선택도 주저하지 않는다. 2015년 UTC인베스트먼트가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의 농림축산식품업 출자사업을 통해 결성한 '그린바이오투자조합' 펀드로 마켓컬리에 투자했을 당시 농금원이 투자에 우려를 표하자 직접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통상 이같은 상황에서 벤처캐피탈은 LP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다만 김 대표는 투자에 대한 확신으로 농금원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기존 투자 예정액이었던 20억원보다 2배 많은 40억원을 투자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컬리가 성장에 성공하면서 UTC인베스트먼트와 농금원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얻게 됐다.


◇'사람' 중심 경영으로 내부 결속력↑, LP 영업서도 두각

김 대표가 UTC인베스트먼트의 수장으로 오른 시기는 입사 후 12년 만인 2021년이다. 다른 VC 대표들과 비교해 상당히 빠르게 승진 코스를 밟은 셈이다. 당시 박근용 전 UTC인베스트먼트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를 구축했다. 김 대표가 맡게된 영역은 벤처투자 부문이었다.

이듬해 단독 대표로 홀로서기에 나선 김 대표는 경영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다만 오랜 시간 UTC인베스트먼트에서 함께한 전우인 이강학 상무와 전영진 상무가 있어 부담감을 덜 수 있었다.

대표 취임 후 김 대표가 당면한 과제는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 UTC인베스트먼트의 지속 성장을 이끄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꺼내든 카드는 '네트워킹'이다 심사역 시절과 마찬가지로 사람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자신만의 조직 문화를 만들겠다는 목표였다.

김 대표는 우선적으로 조직 구성원들과의 관계 형성에 주력했다. 동시에 직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가진 역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 투자 및 관리에 대한 권한 상당 부분을 분담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직원의 고용유지에 힘쓰면서 내부적으로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 덩달아 직원들은 자연스레 스스로가 UTC인베스트먼트의 주인이라는 마음가짐을 갖게 됐다. 사람의 마음을 먼저 얻겠다는 김 대표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외부 활동에서도 김 대표의 네트워킹 능력은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다양한 출자자와 관계 형성에 노력한 결과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LP를 보유한 하우스 중 한곳으로 거듭났다.

실제 UTC인베스트먼트가 지금까지 출자사업을 따낸 LP는 총 50여곳에 달한다. LP풀 역시 모태펀드와 성장금융 등 대형 출자자부터 교정공제회와 이지스자산운용 등으로 다양하다. 교정공제회는 교도소 등 교정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공제사업을 하는 단체다.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우 자체 계정을 통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VC를 대상으로 한 출자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UTC인베스트먼트는 매년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고 있다. 실제 컨소시엄을 통해 결성한 펀드를 포함한 UTC인베스트먼트의 AUM(운용자산)은 2020년 4163억원에서 지난해 7000억원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회사에 가장 크게 기여한 부분은 조직 구성원 간 관계를 개선한 것"이라며 "최근 5년간 모든 구성원들이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도록, 신뢰를 바탕으로 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전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네트워킹 강점을 바탕으로 출자자와 임직원, 투자 회사와 인간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라며 "조직 문화를 UTC인베스트먼트 전반으로 확산해 안정적인 발전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지속 가능성을 증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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