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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오킨스전자 BW 투자자, CB 베팅 '한번 더'①주가 하락에 따라 2년 전 발행 BW 풋옵션 대응 준비, 기존 투자자 우선권 부여

정유현 기자공개 2023-09-15 12:44:34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3일 15:2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검사용 소켓 제조업체 오킨스전자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올해 들어 두 번째 메자닌을 찍는다. 최근 주가가 하락하며 2년 전 찍은 120억원 규모 7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나머지 금액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7회차 BW 투자자들에게 이번 CB 투자 우선권을 부여했고 투자자들도 응한 점이다. 기업의 펀더멘탈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주가만 하락한 상황이라는 판단이 깔렸다. 비슷한 조건의 기업을 2년 전보다 4.5배 낮은 가격에 투자할 수 있는 점이 매력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상장사 오킨스전자는 지난 12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180억원 규모 9회차 CB 발행을 결정했다. 만기는 5년 후인 2028년 9월 14일이며 전환가는 주당 5276원으로 정했다. 전환청구는 내년 9월 14일부터 가능하다.

반도체 검사용 소켓 제조업체 오킨스전자는 1994년 설립돼 2014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요 고객사다. 125도 정도의 고온에서 반도체의 동작 여부를 테스트하는 소켓제조가 주력 사업으로 전체 매출의 90%가량을 차지한다. 반도체 제품의 양품과 불량을 판별하는 테스트 사업과 전기차용 배터리 커넥트 제조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 CB 발행 세부 조건을 살펴보면 120억원 규모로 2021년 6월에 발행한 7회차 BW와 동일하다. 당시 쿠폰과 만기 이자율 모두 제로(0)였으며 최저 리픽싱은 전환가의 70%까지 가능하다. 풋옵션은 발행 후 24개월 후, 콜옵션(매도청구권) 비율은 30% 설정했다. 전환가 리픽싱은 기존에는 발행 후 3개월이었다면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이하 증발공)'의 영향을 반영해 발행 후 7개월 마다 조정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기존과 가장 크게 다른 것은 1주당 가치다. 당시 BW 행사가는 2만3916만원이었는데 9회차 CB의 전환가는 5276원이다. 최근 주가가 하락하며 발행가가 낮아진 것이다.

오킨스전자의 주가는 올해 4월 1만9000원대에서 거래되다가 지난 7월 20일을 기점으로 주가가 1만원대 아래로 내려앉았다. 앞서 오킨스전자가 5%대 지분을 보유한 센서뷰가 코스닥에 상장하며 기대감이 선반영돼 주가가 우상향했다. 한국거래소는 6월 26일부터 규정을 변경하며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 신규 상장종목의 상장 당일 기준가가 '공모가격'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개정 후에 상장하는 센서뷰가 따따블(공모가 2배 시초가 후 상한가)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7월 19일 상장한 센서뷰는 공모가(4500원) 대비 182.2% 오른 1만27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공모가보다 51.8% 오른 68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따따블에 실패한 영향에 주가가 힘이 빠지며 8월 한 때 3000원대에 거래됐는데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오킨스전자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현재 센서뷰는 주가가 반등했지만 오킨스전자는 현재 5000원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오킨스전자의 주가 하락에 따라 6월 19일에 BW의 행사가가 최저가인 1만7026원으로 조정됐다. 동시에 풋옵션 행사 시기도 개시됐다. 과도한 주가 하락에 투자자들도 상황을 지켜봤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주식 시가와 행사가의 괴리가 더 커지며 투자자들도 회수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오킨스전자는 이번에 유동성을 확보해 120억원 규모 7회차 BW를 상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투자에 참여한 곳들은 7회차 BW도 인수했던 곳이다. 기존 투자자들에게 우선권을 부여했고 신규 투자자들도 다수 유치했다. 기존 투자자들은 이미 한번 투자 관계를 맺었던 곳인만큼 투자에 참여하며 오킨스전자에 대한 신뢰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2년 전과 비교해 오킨스전자의 사업 구조나 재무 상태가 큰 변동이 없지만 주가가 큰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판단해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자닌 투자 업계 관계자는 "7회차 BW와 동일한 조건으로 발행을 했고 기존 투자자에게 우선권을 줬다"며 "투자 매력이 없는 곳이면 우선권을 줘도 참여하지 않았을텐데 2년 전과 비교해 펀더멘탈은 큰 변화가 없는데 주가가 빠진 상황이라 이런 부분이 투자 매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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