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9월 14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앤컴퍼니와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간의 법적 분쟁이 장기 국면에 돌입했다. 대법원은 지난 7월 한앤컴퍼니와 남양유업 대주주간의 주식양도 상고 소송에 대한 '심리불속행 기간'을 도과하기로 결정했다. 상고를 받아들여 사건을 자세히 살펴보겠다는 뜻이다.여러모로 속이 탈 일이다. 법정분쟁이 최소 1년에서 최대 3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지분 인수 후 약 5년 혹은 그 이상에 걸친 인수후통합(PMI) 작업을 진행한다. 이후 엑시트를 단행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홍 회장 일가가 보유했던 남양유업 지분 53.08%를 한앤코에게 넘기겠다는 한 것이 지난 2021년 5월이다. 이를 고려하면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법정 공방에 손발이 묶여있는 셈이다.
주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한때 70만원을 웃돌았던 주가는 약 46만원대로 곤두박칠쳤다. 당장의 자금난과 우선주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지난 6월에는 약 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일반 주주 자금만으로 우선주 상장 폐지를 겨우 막았다.
모두가 아우성인 상황에서 사실 가장 힘든 것은 남양유업과 소속 임직원들이다. 3년간 적자가 지속되면서 손실 규모가 점점 늘어났다. 매출 1조원 선은 2020년부터 무너졌다. 저출산 심화로 우유·분유 제품을 주력으로 파는 사업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불가리스 사태 등 각종 논란으로 기업 이미지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실추됐다는 점이다. 소비자 인식이 중요한 유통 기업에게는 치명타다. PMI 계획을 짜야하는 한앤코에게도 상당히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이다.
향후 기적적으로 인수가 완료된다 하더라도 남양유업의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시장에서는 법정 분쟁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한앤코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보고 있다.
한앤코가 국내 최대 PEF 반열에 오른 것은 단순히 수익성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투자한 회사의 성장을 위한 조력자 역할을 충실히 한다는 점에 있다. 이러한 한앤코의 능력을 알기에 하루빨리 인수를 원하는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도 시장에서 여럿 들린다.
해는 저물고 있지만 갈 길은 멀고 아득한 '일모도원'의 상황이다. 모두의 시선이 법정 분쟁을 향하고 있지만 진짜 문제는 그 이후다. 한앤코의 손을 잡은 남양유업이 하루빨리 정상화하기를 기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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