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9월 15일 08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직의 리더로서 갖춰야 할 조건을 검색하다보면 많이 나타나는 단어가 '책임감'과 '진실성'이다. 최근 증권업계에선 이 두가지가 리더에게 굳이 필요없는 조건인 것만 같은 일이 발생했다.서울 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는 8월8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윤경립 유화증권 회장의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실형이 선고되면서 윤 회장은 법정구속됐다.
윤 회장은 2015년 12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임직원을 동원해 120억원 규모의 아버지 소유 주식 80만주를 통정매매방식으로 취득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당시 90세 넘는 윤 명예회장의 건강이 악화되자 상속세 부담은 줄이고 지배력을 다지기 위해 통정매매를 한 것으로 봤다.
윤 회장은 구속 전 발언 기회를 통해 "잘못을 인정한다"고 발언했다. 언뜻 저 말은 진심어린 반성처럼 보이지만 다음 발언을 통해 다른 목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당뇨와 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건강상 위협을 느끼고 있어 구속만을 면하게 해달라."
윤 회장의 발언은 뒤에 나올 내용으로 또 한번 빛을 바랜다. 1심 선고 사흘 뒤인 8월10일 사건을 심리한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통상 국내에서 기업인의 경제범죄에 징역 5년 안팎의 구형 뒤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정도의 선고를 하는 관습, 일명 '3·5법칙'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겠지만 잘못을 안정한 이후라는 점에서 왠지 입맛이 쓰다.
유화증권은 6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공개한 1분기 국내 주식 및 채권 거래 증권사 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윤 회장 재판의 영향을 받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수익 187억2900만원, 영업손실 42억7900만원, 순이익 4억100만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수익은 39.2% 늘었지만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하고 순이익은 91.5% 줄었다.
검찰은 지난해 6월 금융위의 고발에 따라 수사를 시작했는데 그 직후인 작년 3분기 유화증권은 영업수익 181억9200만원, 영업이익 7억4900만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영업수익은 3.2%, 영업이익은 90.4% 줄었다.
'상속'이라는 개인의 목적을 위해 회사를 위험에 빠뜨린 장본인으로서 조금은 진정성있는 모습을 보이고 회사를 위해 책임감있는 행동에 나서는 것이 직원들을 위한 도리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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