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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고 있는데 '성적표'가 왜 이럴까 [thebell note]

서하나 기자공개 2023-09-14 08:11:48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3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절대적 빈곤보다 상대적 빈곤이 되레 아픈 법이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매일 받아 드는 주가 성적표에 힘 빠지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실 '코스닥 디스카운트'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코스닥 시장 안에서조차 빈부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니.

"상반기 2차전지 광풍이 불면서 자금이 다 그쪽으로 빠져나갔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도 테마주만 띄우고 다른 섹터 주식을 팔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한 우량한 기업들이 많은데 자금이 한정돼 있다 보니 벌어지는 안타까운 일이다."

자동차 부품사 한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 시장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 상장사는 올 초 최상단 공모가를 확정하면서 코스닥에 입성했다. 이후 꾸준히 수주잔고를 올리며 성장하고 있지만 유독 주가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코스닥 지수 자체는 나쁘지 않다. 1월 2일 671.51에서 출발해 직전 거래일(12일) 898.04로 마감했다. 문제는 일부 종목에 과도하게 치중된 투심이다. 최근 코스닥 상승세 대부분은 2차전지 관련주와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이 견인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 속한 여러 상장사들은 이런 현상에 소외감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투심 정체가 현대차, HL만도, 현대위아 등 코스피 대장주까지 덮친 마당에 코스닥 상장주들은 오죽하겠냐는 하소연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2030년까지 2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아주 유망한 패권 후보다. 자동차 제조 기술력과 자율주행, 엔포테인먼트 등 소프트웨어적인 강점을 두루 갖췄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해 패권을 쥐겠단 포부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상은 대단하다. 북미에 짓기로 한 대규모 전기차 전용 공장뿐 아니라 유럽에도 공장을 확장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확보해 가고 있어 부품사의 동반성장이 예상된다.

알루미늄 부품 제조사 알멕은 올해 2조원 넘는 수주를 올렸다. 쿨란트히터 제조사 우리산업은 2027년 미국에서만 현재의 6배에 가까운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용 고무 제조사 동아화성은 올해 최소 600억원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알루미늄 부품 제조사 한주라이트메탈 수주잔고도 거의 2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모두 코스닥에 숨은 거인들이다.

전기차 시대 수혜주 대부분은 여전히 코스피에 쏠려있다. 증시에서 자동차 부품 제조사로 분류한 149곳 중 코스닥 상장사는 단 33곳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우량기업이 계속해서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는 현상엔 분명 문제에 있다고 지적한다. 투자자들의 눈길이 다양한 곳으로 쏠리려면 제도적으로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필요하다. 현대차의 튼튼한 펀더멘탈을 뒷받침하는 건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을 기반으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부품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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