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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동남아 공략]탄소중립 아세안, 현대차 전동화 밸류체인 거점③전기차로 탄소 줄이는 동남아…현대차그룹 진출 환영

임한솔 기자공개 2023-09-21 09:11:40

[편집자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건 어느 기업에게나 큰 도전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일본 브랜드의 아성이었던 동남아시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동남아는 개발도상국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세계 경제의 요충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업계 선두를 노리는 현대차그룹에게 필수적인 신시장이다. 더벨이 현대차그룹의 동남아 공략 현황과 전략을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5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 동남아시아 공략의 핵심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차원의 탄소중립 추진에 따라 급성장하는 전기차 수요다. 아세안은 세계적 친환경 추세에 따라 탄소 저감을 위한 전기차 도입 정책들을 수립하면서 글로벌 전동화 밸류체인의 새로운 중심지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아세안 탄소중립 공감대…전기차 정책 강화

현재 아세안 회원국 10개국 중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8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은 상태다. 경제 규모가 가장 큰 인도네시아는 2060년까지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필리핀은 아직 탄소중립 목표를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75% 줄이기로 하는 등 친환경 기조를 명확히 하고 있다.

자동차를 비롯한 수송 부문은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고 이 중 대부분은 도로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 저감을 외치는 국가 대부분이 전기차 등 친환경차 도입에 나선 까닭이다. 동남아도 마찬가지다. 올해 5월 열린 제42차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각국 지도자들은 역내 전기차 생태계를 조성하고 아세안을 글로벌 전기차 생산 허브로 발전시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내놨다.

제43차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의전 차량으로 활용된 현대차 아이오닉5.

단순히 비전만 내세운 게 아니다. 나라마다 구체적인 목표와 전략을 수립했다. 인도네시아는 2025년까지 전체 자동차 생산량 중 20%를 전기차로 채우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현재 수백여곳에 불과한 전기차 충전소를 2400곳으로 늘리고 전기차 배터리 교환소도 설치한다.

태국은 2030년 전기차 생산량 30% 달성을 내세우고 전기차 가격을 2200~4800달러가량 낮출 수 있는 강력한 보조금 정책을 진행하는 중이다. 말레이시아는 2025년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기존 1000여곳에서 1만곳으로 확충하는 한편 전기차 충전장비 제조업체에게 소득세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동남아 각국 정부가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정책적으로 육성한 전기차시장과 현지 생산을 연결하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현지화율 40% 이상을 달성한 업체들에만 전기차 보조금을 주고 있다.

당초 2024년부터 현지화율 제한을 60%로 높인다는 방침이었으나 기한을 2026년까지로 연장하며 여유를 줬다. 태국의 경우 전기차를 수입하는 자동차업체가 2024년부터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수입 물량과 현지 제조물량을 1대 1로 맞추도록 하는 정책을 내놨다.

◇현대차, 동남아에서 기술 개발부터 생산까지

새로운 전기차시장을 노리는 기업과 전기차 생산 허브를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현재 동남아 곳곳에서는 현지 생산을 위한 투자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준공한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장이 대표적이다.

이 공장이 생산하는 아이오닉5는 인도네시아 최초로 현지에서 만들어지는 전기차다. 준공 당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아이오닉5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덕담을 남겼을 정도로 현지 사회의 기대를 받고 있다.

2022년 3월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왼쪽).

현대차는 완성차 공장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과의 인도네시아 배터리 합작공장(HLI그린파워),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동남아 전동화 밸류체인을 키워가고 있다.

2020년 착공한 HMGICS는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보틱스 등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 생산기술, 배터리 생애주기 연계 서비스(BaaS) 등을 실증하며 동남아시장 신기술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게 된다. 배터리 합작공장의 경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배터리 생산에 들어간다.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 신기술 개발까지 모두 현지에서 이뤄지는 체계가 정착되면 현대차는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서도 전기차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세안 국가들은 현지화율 40% 이상인 완성차를 상호 수출할 경우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물론 급성장하는 동남아 전기차시장을 노리는 건 현대차그룹만이 아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활기가 눈에 띈다. 중국 우링은 작년부터 전기차 우링 에어 EV를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중국 호존오토는 올해 3월 태국에서 전기차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중국 1위 전기차기업으로 꼽히는 BYD 역시 태국에서 공장을 짓고 있고 최근에는 필리핀 공장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계 전기차의 선두에 있는 테슬라도 동남아에 대한 관심이 적잖은 것으로 파악된다. 인도네시아 공장을 건설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최근 말레이시아 당국과 투자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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