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카드사 비용 리스크]하나카드, CFO 앞에 놓인 단기조달 '숙제'⑥만기 1년내 부채 29.9→38.3% 상승, 판관비 19.4→14.5% 개선
원충희 기자공개 2023-09-27 07:27:39
[편집자주]
신용카드사에게 자금조달은 '앞문', 충당금 영역은 '뒷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앞문에서 조달 코스트를 줄이고 중간에선 판관비를 통제하며 뒷문으로 충당금 정책을 통해 대손비용 절감을 꾀한다. 이는 전반적인 수익성 제고로 이어진다. 하지만 경기 불안과 코로나 이후 대출 연장·유예 조치, 글로벌 금리상승세가 이런 기조가 깨졌다. 앞문과 뒷문의 코스트 방어가 어려운 실정이다. 사업 분야가 다른 BC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비용관리 실태를 통해 CFO가 처한 상황을 가늠해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07:5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카드의 자금흐름을 보면 부채 만기가 점점 더 단기화 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올해 들어 기업어음(CP) 조달 비중이 대폭 늘었는데 이 중 절반이상은 만기 1년 미만이다. 차입금 만기가 짧아지면 차환과 상환시기가 빨라지기 때문에 그만큼 유동성 부담이 커진다.이는 금리인상과 투심 위축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였다. 조달비용을 좀 더 낮추고 좀 더 수월하게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만기가 단기화 되는 리스크를 감수했다. 카드사 사업 특성상 자금회전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유동성 리스크는 제한적이긴 하나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선 단기조달 비중 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단기물 비중 늘려 이자비용 급증 방어
하나카드의 CFO를 맡고 있는 홍윤기 상무(사진)는 경영기획본부장 겸 경영지원본부장이다. 재무기획, 자금, 회계 등 전통 재무업무는 물론 전략기획과 인사·노무, 영업점 지원 등 후선업무를 총괄한다. 돈을 굴려 돈을 버는 금융업 특성상 자금을 조달하고 전략을 기획하고 사업에 제대로 쓰이는지 관리하는 업무를 CFO가 총괄하는 구조다.
올 1월 CFO로 선임된 홍 상무 앞에는 복합적인 경영불안 요소가 포진해 있다. 고금리, 고물가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훼손 등 올해 예상되는 복합위기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과제가 주어졌다. 이 같은 불안요소는 곧바로 자본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채권시장은 러우 전쟁에 레고랜드 사태의 여파로 경색됐던 작년 하반기보다 나아졌지만 평년에 비해 수급이 저하된 상태다. 회사채(여전채)로 영업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카드사로선 악재다. 특히 하나카드의 신용등급(AA급)은 AA+인 상위사들보다 낮은 편이라 다소 불리한 상황에 있다.
홍 상무 취임 후 하나카드의 조달전략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CP 등 단기채 비중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6월 말 별도기준 총 차입금은 9조3000억원 가운데 CP가 2조1000억원, 회사채 6조4000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 6000억원 순이다. 이 가운데 CP 비중은 작년 말 15.8%에서 올 상반기 말 22.8%로 대폭 확대됐다.
CP 중에 52%가 발행만기 1년 미만이다. 6월 말 기준 1년 이내 만기도래 차입부채 비중도 38.3%로 업계 평균(33%) 대비 높은 편이다. 전년 동기(29.9%)대비 9%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조달한 자금 중에 40% 가까이는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만큼 유동성 관리의 여유 폭이 줄었다는 의미다.
◇대손비용은 2배 증가, 판관비 아껴 어느 정도 방어
하나카드가 지난 20일 발행한 500억원짜리 1년 만기 단기채의 금리는 4.01%, 앞서 6일에 발행한 2년물 여전채는 4.334%다. 장기물이 단기물보다 상환기간이 더 긴 만큼 금리가 높다. 달리 말해 단기물로 발행하는 게 좀 더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럼에도 금리 상승 폭이 워낙 높아 이자비용이 치솟는 것은 불가피했다. 하나카드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차입부채는 2조3143억원, 이자비용은 37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291억원, 128억원)대비 차입금은 1조원 가량 늘었지만 이자비용은 거의 3배 증가했다. 회사채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 금액은 5조3978억원에서 6조9855억원으로 늘어난데 비해 532억원에서 1197억원으로 2배 증가했다.
대손비용은 더 심하다. 6월 말 기준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1927억원으로 작년 동기(919억원)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실질적인 이익창출력을 뜻하는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충전이익)이 2486억원에서 2876억원으로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이 1567억원에서 949억원으로 감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판매관리비는 절감에 성공하면서 비용통제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6월 말 기준 판관비율(판매관리비/이자수익+수수료수익)은 14.5%로 지난해 같은 기간(19.4%)보다 크게 낮아졌다. 판관비 컨트롤을 통해 비용 절감을 이뤄내 이익감소를 어느 방어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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