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선 삼성 리더]노태문 사장, '폴더블폰·갤럭시 생태계'에 달린 MX사업'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 확대 '과제'
김혜란 기자공개 2023-10-04 14:10:10
[편집자주]
재계 서열 1위 삼성은 거버넌스나 사업 측면에서 다른 대기업보다 의사결정의 무게감이 남다르다. 삼성이라는 거함을 움직이는 리더들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대물림 경영을 끝내겠다고 선언한 이재용 회장은 앞으로 이행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인 만큼 각 사업 부문 전문경영인들은 차세대 생존 전략을 제시해야 할 때다. 이 회장을 필두로 삼성의 주요 경영진의 과제를 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7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이폰 인기는 10대들의 비이성적 선망이다. 성인이 되면 갤럭시를 쓴다."최근 스마트폰과 가전을 담당하는 DX(Device eXperience)부문 소통행사에서 한 임원이 이 같은 말을 했다는 것이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알려졌다.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의 발언은 아니었으나 경쟁사 제품 선호 현상에 대한 임원진의 현실 인식을 엿볼 수 있었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브랜드 갤럭시가 놓인 현실을 제대로 판단해 전략을 짜고 진두지휘해야 할 MX사업부의 수장이다. 그가 이끄는 조직에서 이같이 안일한 인식이 퍼져 있다는 데 대해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폴더블폰 대세화를 이끌어라, 노태문 사장의 임무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연속으로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에 올랐다. 하지만 1등이라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총 2억5790만대 스마트폰을 출하하며 시장점유율 22%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애플이 출하량 2억3220만대(점유율 19%)로 뒤를 바짝 쫓았다.
여기에 올해 3월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된 데 이어 국내 일부 통신사에서 아이폰의 통화 녹음 기능을 제한적이나마 제공하기로 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 점유율 상승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노 사장은 아이폰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나타내기 위해 폴더·플립 등 폼팩터(형태) 혁신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폴더블 폰(접히는 스마트폰)의 대세화를 이끌어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게 노 사장의 전략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선 애플의 폴더플 폰 참전도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노 사장의 과제는 경쟁사가 폴더플 폰을 출시하더라도 갤럭시만의 확실한 차별화된 포인트로 경쟁 우위를 지켜가는 데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젊은 층의 애플 선호현상에 대한 삼성전자 내부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분위기를 쇄신하고 위기를 돌파할 대안을 만들어 가는 것 또한 MX사업부 리더의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갤럭시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새로 개발하는 것도 MX사업부의 과제다. 지난해 AP 엑시노스의 발열을 제어하기 위해 강제로 성능을 저하시킨 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GOS) 사태를 계기로 MX사업부의 경쟁력 약화 문제가 불거졌고, 이에 노 사장은 갤럭시에 최적화된 AP를 새로 개발하겠다는 대책을 제시했다. 그 후속대책으로 지난해 말에는 MX사업부 내에 AP솔루션개발팀을 신설했다.
AP솔루션개발팀이 자체 칩을 설계하는 건 아니지만 시스템LSI 사업부와 갤럭시의 성능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최적화된 칩을 공동 개발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AP솔루션개발팀은 원가절감을 위해서라도 성과를 빨리 내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GOS 사태 이후인 올해 MX사업부가 내놓은 갤럭시S23 시리즈는 퀄컴의 갤럭시용 스냅드래곤8 2세대를 전량 사용했는데, 그 결과 2021년 6조2116억원이었던 MX사업부의 AP 매입 비용이 지난해 9조3138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퀄컴의 AP를 전량 채용하면서 가격협상력을 잃어 비싼 가격에 칩을 사 올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갤럭시 생태계' 진화 과제
MX사업부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PC(데스크톱·노트북·태블릿) 사업도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발표한 올해 1분기 국내 노트북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점유율 52.0%(수량기준)로 1위를 기록했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국내에선 노트북 시장점유율이 높지만 글로벌 노트북 시장점유율은 애플의 맥북과 중저가 제품을 휩쓴 중국·대만 업체에 밀려 1%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앞으로 해외 시장에서 얼마나 성장을 이뤄가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노 사장은 각각의 단일제품 판매에만 매달리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과 PC, 갤럭시 워치 등 전 제품의 연결성, '고객 경험'을 키워드로 한 '갤럭시 생태계'를 구축하는 큰 그림을 그리는 MX사업부의 수장이다. '애플 생태계' 보다 매력적인 '갤럭시 생태계'를 구축해 소비자를 끌어당기고 확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게 MX사업부의 명운이 달린 일이기도 하다.
또 확대되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만의 차별성을 보여줘야 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르면 내년 초 건강관리와 간편결제가 가능한 반지 형태의 '스마트링'을 선보일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애플에서도 수년 전부터 '애플링'을 출시할 거란 전망이 제기돼 왔다. 개화하는 스마트링 시장에서도 애플과 삼성전자는 맞대결을 펼쳐야 하는데 신시장에서 얼마나 실력을 보여줄지도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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