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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League Table]유증 딜로 메워진 시장, IPO 분발 예고[ECM/Overview] 고금리 기조에 증시 부진, IPO 직격탄…연말에는 조단위 딜 대기

양정우 기자공개 2023-10-04 08:00:37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7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3년 1~3분기 주식자본시장(ECM)은 활황이었던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위축됐다. 그나마 40조원 대에 가까운 시장 볼륨을 지킨 것도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단행된 유상증자 덕분이다.

기업공개(IPO)의 거래 비중은 10% 아래로 추락했다. 오히려 공모 전환사채(CB) 물량에도 못 미쳤다. 다만 빅딜로 여겨졌던 IPO가 연말까지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어 분전이 예고돼 있다. 한 해 내내 이어졌던 불황형 유증도 당분간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ECM 거래액 중 유증 비중 80%…IPO 7% 불과, 자취 감춘 코스피 딜

더벨이 집계한 2023년 1~3분기 누적 ECM 거래액(블록딜 제외)은 총 37조3339억원이다. 49조원 대였던 전년 동기와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2021년엔 같은 시기 거래 볼륨이 60조원에 달했다.

ECM 전체 거래액에서 유증이 차지한 비중이 절대적이다. 총 77%의 비중을 차지했다. 본래 유증은 연간 ECM 거래 규모에서 5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2023년엔 유독 거래 비중이 두드러졌다. 유형별로 집계한 수치는 유상증자 28조7513억원, IPO 2조6304억원, 주식연계증권(ELB) 5조9522억원으로 나타났다.

유증 거래액의 볼륨 자체가 커진 건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양적완화가 단행됐던 2021~2022년보다 절대적 규모는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그 이전 평균 규모인 15조~20조원 대보다는 많은 액수다. 한 해만에 유증의 성격 자체가 바뀌었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자본시장에 뭉칫돈이 몰렸을 당시엔 너도나도 투자 재원 확충에 나섰다. 하지만 2023년의 경우 유동성 코너에 내몰린 기업이 유증 조달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22년 중반 2.5%에 머물렀던 미국 중앙은행 기준금리는 연말을 전후해 4%로 뛰더니 5% 대마저 넘어섰다. 차입 조달의 한계에 다다른 기업이 줄을 이으면서 유증 발행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 유증이 공모 없는 3자배정 방식으로 이뤄졌다. SK온이 3차례에 걸쳐 3조9850억원의 유증 조달을 단행했고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도 2조1413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모(주주배정 후 실권주 대상) 유증 중에서는 1조2155억원을 모은 롯데케미칼 딜과 1조1433억원을 확보한 SK이노베이션 딜이 가장 컸다.

거래가 원활했던 건 유증뿐이었다. 금리가 이례적으로 치솟자 국내외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유통시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발행시장도 침체 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IPO 거래액(2조6304억원)은 단연 근래 들어 가장 적은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보다도 1조원 가량 작은 볼륨이다.

상반기엔 코스피 IPO 거래가 사실상 전멸되기도 했다. 그나마 두산로보틱스 IPO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덕에 체면이 섰다. 코스닥에 입성한 기업(스팩 제외)도 대부분 공모 규모가 1000억원을 밑돌았다. 공모 금액이 500억원을 넘은 것도 기가비스, 제이오, 티이엠씨, 알멕 등으로 손꼽힌다.

ELB 거래액은 5조9522억원을 기록해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CB 발행의 경우 에코프로비엠(4400억원)과 엔켐(1915억원) 등 2차전지 섹터 기업이 수천억원 대의 조달 루트로 활용했다. 국내 메자닌 시장은 코스닥 기업의 조달 창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추가 금리 인상 무게 '고금리 장기화'…'유증 일색·IPO 침체' 전망

2023년 상반기를 전후로 국내외 증시가 회복 조짐을 보였던 건 금리 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인하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추가 인상은 쉽지 않다는 진단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9월 들어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긴축 장기화를 시사하면서 오히려 기준금리가 7%까지 오르는 최악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연 4.5%를 넘어서면서 16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결과적으로 연말까지 불황형 유증 릴레이와 IPO 침체라는 대세 흐름이 유지된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다만 IPO 시장에서는 빅딜이 재개될 예정이다. 두산로보틱스가 어려운 시장 여건에서도 뭉칫돈을 끌어모으면서 '핫' 딜은 언제나 소화된다는 공식을 입증했다. 서울보증보험은 10월 중순부터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시작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2757억~3616억원이다. 완주에 성공한다면 두산로보틱스의 뒤를 잇는 딜로 자리잡는다.

에코프로그룹 계열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기나긴 심사 기간을 거친 끝에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곧장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연내 증시 입성에 도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모금액이 5000억원 대로 전망되면서 2023년 랜드마크 딜에 등극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ELB 거래액은 연말까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리픽싱 상향 의무화 탓에 메자닌 시장은 한동안 외면을 받아왔다. 그러나 금리가 치솟은 시장 환경을 맞이하면서 발행사 입장에서 적정 금리를 부여할 수 있는 비히클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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