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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농협금융, 투트랙 전략 앞세워 후발주자 약점 극복(1)선진·신흥국 진출 전략 세분화…농업 금융 강점 활용

김형석 기자공개 2023-10-16 07:09:07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렌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4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2년 신경분리로 탄생한 농협금융그룹은 경쟁 금융지주보다 늦게 글로벌 사업을 진행했다. 10여년간 국내에서 4대 금융지주로 성장한 농협금융은 강점인 농업 전문 금융을 내세워 글로벌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글로벌사업의 핵심은 선진국 시장과 신남방권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뉴욕과 런던, 홍콩 등 기존에 진출한 선진 금융시장에서는 자산 확대를 통한 수익창출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남방권에서는 베트남과 캄보디아, 인도를 중심으로 농업과 공공금융을 통한 시너지사업 전개하고 있다.

◇ 글로벌 거점 빠르게 확대 중

농협금융은 현재 총 10개국(미얀마·캄보디아·미국·중국·베트남·오스트레일리아·영국·인도·인도네시아·싱가포르)에 22개 네트워크(법인·지점·사무소)를 두고 있다.

농협금융의 글로벌 거점 확보는 최근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글로벌 금융 허브인 영국 런던에 사무소를 개소했다. 지난해에는 홍콩지점과 북경지점, 시드니지점을 열고 영업을 개시했다. 같은해 NH투자증권도 런던법인을 열었다. 올해 6월에는 농협은행이 인도 노이다지점을 열었다. 2019년 영업을 개시한 캄보디아 MFI법인(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과 호치민 사무소 등을 열기도 했다. 4년 전 글로벌 거점이 10여개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해외네트워크의 절반 이상은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이 보유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인도 노이다지점을 포함해 뉴욕과 홍콩, 베트남 등 10개 국가에 13곳의 해외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어 NH투자증권과 NH농협캐피탈이 각각 9곳과 2곳의 해외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과 베트남이 가장 많다. 중국은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NH농협캐피탈 등 3개 자회사에서 총 6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베이징지점과 홍콩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북경NH투자자문과 NH Securities(H.K.) 등 2개 법인과 상해사무소를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농협은행이 하노이지점과 호찌민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하노이에 NH Securities Vietnam 법인을 두고 있다.

대부분의 해외 네트워크는 신남방권역을 중심으로 배치돼 있다. 뉴욕과 런던에 각각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의 네트워크가 하나씩 진출해 있고 호주에 하나의 지점을 설치했다. 나머지 현지법인과 지점들은 인도(3개), 미얀마(2개),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이상 1개) 등에 있다.

농협금융은 중장기적으로 2030년까지 13개국에 28개까지 확장할 방침이다. 글로벌 총자산을 22조원까지 확대하고 글로벌 당기순이익을 324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협금융은 △해외점포 경영 내실화 △글로벌·디지털 비즈니스 본격화 △글로벌 전략투자 추진 △사업추진 인프라 확충 등 4대 중장기 핵심과제를 선정하고 실행할 계획이다.

◇ 후발주자 극복 전략은 '투트랙'

농협금융이 빠르게 글로벌 거점을 늘리고 있지만 아직 규모와 점포수는 여전히 경쟁 금융지주를 따라잡지 못했다. 10개국가, 28개 거점은 신한금융(20개 국가 46개 거점)의 절반 수준이다. KB금융(14개국)과 하나금융(25개국), 우리금융(24개국) 등과도 격차가 크다.

글로벌 사업부문의 이익비중 역시 격차가 크다. 농협금융의 올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사업 순이익은 450억원 수준으로 전체 순이익(1조7058억원)의 3%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의 해외사업 이익 비중은 19.5%를 기록했다. 이 밖에 우리금융(14.3%), 신한금융(12.2%), KB금융(11%)도 모두 10%를 넘었다.

경쟁사와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농협금융의 전략은 Two-Track(투트랙)이다. 이는 시장 특성과 핵심사업을 고려해 선진금융허브와 아시아 신흥국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이다.

선진금융허브 네트워크 전략은 뉴욕과 런던, 홍콩, 싱가포르, 시드니 등 대륙별 글로벌 금융중심지에 거점을 확보하는 것이다. 농협금융은 해당 지역에서 다양한 우량 투자기회를 발굴함해 농협중앙회와 경제지주 등 범농협 운용자산 수익력 극대화할 계획이다.

아시아 신흥국 네트워크 전략은 현지화 전략이다. 금융산업 성장 초·중기단계에서 요구되는 금융서비스와 농협금융 강점을 연계하는 차별화 사업구현으로 현지 금융성장 성과를 현지 고객과 공유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농업금융전문 금융사로서의 지위를 활용할 계획이다. 농업과 연계한 금융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과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등 아시아 신흥국에서 다각적 방식으로 농협금융의 강점을 현지화하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 공소그룹과 인도 비료협동조합, 베트남 농업은행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 디지털 역량 강화 위해 현지 기업과 협업 추진

농협금융은 현지 디지털 채널 확대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현지 소매금융 확대를 위해선 모바일플랫폼 개선 등 고객 편의성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우선 농협금융은 현지 디지털화를 위해 해외점포와 현지 플랫폼·핀테크사와 연계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지 관련 기업과 연계해 플랫폼 내 상품 판매와 계좌개설 채널 연결하고 플랫폼 내 배너 등을 활용한 홍보·마케팅에도 집중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NH투자증권 베트남법인과 현지 플랫폼사인 Timo와의 협업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말 베트남 최대 온라인 은행 플랫폼인 Timo와 '모바일 기반 비대면계좌개설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런칭했다.

Timo는 현재 약 40만명 이상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베트남 최초의 인터넷 은행 플랫폼이다. 현지 은행과 보험, 자산운용사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H투자증권 베트남법인은 Timo 고객과 관계사를 대상으로 뮤추얼 펀드 판매, 자산관리 서비스 등 종합증권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지 핀테크사에 대한 지분투자도 추진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NH농협캐피탈이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조성한 'NH 동남아 성장기업펀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NH투자증권과 NH농협캐피탈이 공동 투자한 이 펀드는 동남아 핀테크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 기반 강화를 위해 조성됐다. 초기 투자금액은 1500만 달러(약 215억원) 규모다. 운용은 NH투자증권의 자회사인 싱가포르 현지법인(NH ARP)이 맡는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농업과 협동조합을 기반으로 규모화된 금융회사는 한국의 농협금융과 일본 농림중금이 유일하다"며 "다양한 농업 금융 노하우를 활용해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사업 후발주자로서의 약점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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