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사 AI 활용 전략]생성형 AI가 던진 특이점, 대답 준비하는 국내 테크기업①인터넷 혁명 잇는 글로벌 산업 변화 예상, 자체 개발에 이은 B2B·B2C 솔루션 전진
이민우 기자공개 2023-10-11 10:55:41
[편집자주]
챗GPT의 등장으로 글로벌 시장은 AI의 파고에 휩싸이고 있다. 빅테크와 통신 등 산업을 가리지 않고 경쟁의 장이 열린 만큼, 국내 기업도 AI 역량을 진단하고 자생력을 키워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도래한 AI 대전 속 주도권을 얻기 위한 국내 테크 기업의 움직임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6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산업과 시장은 2000년대 전후 인터넷 혁명을 통해 변혁기를 맞았다. 단조롭고 좁은 소통 방식에서 벗어나 포털, 웹(Web) 중심의 실시간 정보 교류가 가능해졌다. 다양한 기업은 인터넷 혁명을 통해 한 단계 진일보할 기회를 잡았다. 동시에 제조 등에서 가졌던 산업의 헤게모니가 IT, 플랫폼 기업으로 이양되는 모습도 목격했다.인터넷 혁명을 이끈 월드 와이드 웹(WWW) 발표 후 약 30년 만에 세계는 인공지능(AI)과 생성형 AI란 새로운 파도를 만났다. 생성형 AI는 학습 데이터, 매개변수 등을 바탕으로 요구에 따라 새로운 것에 가까운 결과물을 내놓는 AI다. 실생활에서 높은 활용도를 보이며 대중, 사회를 사로잡았다. 국내 기업 역시 챗GPT 붐 등에서 확인된 가능성을 믿고 생성형 AI를 ‘특이점’으로 규정하며 주도권 확보에 몰두 중이다.
전자와 빅테크, 통신 등 분야를 막론하고 생성형 AI 대전에 뛰어든 국내 다양한 기업들은 자체 거대언어모델(LLM)과 생성형 AI 개발에 나선다. 이에 기반해 클라우드와 결합한 B2B AI 솔루션을 구상하는 등 청사진을 그려냈다. 개인 커스텀과 부정적 평가 등 우려로 신중히 접근했던 B2C 분야도 차츰 전진 중이다. 네이버의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CUE:)’ 등이 올해 모습을 보였다.
◇챗GPT가 퍼 올린 특이점 ‘생성형 AI’, 인터넷 혁명 잇는 새로운 파도
지난해 11월 AI 개발사인 오픈AI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 서비스인 챗GPT를 내놨다. 학습된 대량의 데이터와 발전된 AI 성능을 바탕으로 챗GPT는 단조로운 과거 대화형 AI와 비교불가한 상호작용성을 보여줬다. 특히 업무 등 실생활에서도 높은 활용도를 증명하며 생성형 AI를 높은 효용가치를 지닌 기술로 대중과 사회에 각인시켰다.
챗GPT의 성공은 일간 사용자(DAU), 월간 사용자(MAU) 등의 달성 속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11월 30일 출시됐던 챗GPT는 5일 만에 100만 DAU를 기록했다. 챗GPT 이전 인터넷 서비스인 인스타그램, 스포티파이 등은 달성까지 2개월, 5개월이 걸렸다. 챗GPT의 속도는 올해 나온 스레드(Threads)를 제외하면 역사상 가장 빠르다. 스레드가 인스타그램 기반이란 점을 상기하면 사실상 현존 인터넷 서비스 중 독보적인 셈이다.
글로벌 산업은 챗GPT의 성공적 데뷔와 파급효과를 목도한 이후 생성형 AI, 거대언어모델 개발과 프로젝트 수립에 힘쓰고 있다. 생성형AI 이전 AI 개발의 리더를 자처한 구글은 챗GPT 등장 이후 ‘코드레드(최고비상사태)’까지 선포하며 올해 초 바드(Bard)를 내놓기도 했다. 국내 역시 삼성 같은 거대기업집단부터 네이버와 카카오를 포함한 빅테크, 넥슨과 KT 등 게임·통신사도 생성형AI 개발과 활용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의 경쟁적인 생성형 AI 개발 배경은 포털, 웹 등 인터넷 분야의 태동과 영향력 확대를 목도한 경험에서 출발했다. 2000년대 전후 WWW 등을 필두로 본격화된 ‘인터넷 혁명’은 글로벌 산업 지형 변화와 더불어 기성 기업 권력과 부를 빅테크, IT에 나눴다. 글로벌 산업은 기업의 흥망성쇠와 헤게모니를 좌우한 인터넷 혁명 수준의 파급효과를 이번 생성형 AI에서 읽고 있다.
실제로 정석근 SKT 글로벌AI테크사업담당의 경우 지난 실적발표 당시 “최근 웹, 모바일에서 AI가 큰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며 “특히 생성형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에 따라 회사의 가치 등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과거 통신사 등은 지난 20년 동안 모바일과 인터넷 등의 흐름 때마다 보유한 장점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인터넷, 모바일 사업자 등에 주도권 등을 많이 뺏겨왔다”며 “이번 생성형 AI에서는 통신사가 과거의 실수와 다르게 실패하지 않고 AI를 더 잘 활용하도록 하는 사업 변화 요구가 존재한다”고 말한 바 있다.
◇ 자체 생성형 AI 개발에 이은 B2B 공략, ‘신중론’ B2C도 서서히 고개
국내외 기업의 열띤 생성형 AI 경쟁으로 글로벌 AI 시장 성장은 과거 대비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넥스트무브스트래티지컨설팅에 따르면 글로벌 AI시장 규모는 지난해 1423억달러, 192조원 규모였다. 생성형 AI가 전면화되기 시작한 올해부터는 연평균 36.6%씩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를 토대로 계산된 2030년 글로벌 AI 시장 규모는 1조9000억달러, 2500조원 수준에 달한다.
글로벌 AI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국내 주요 기업들은 먼저 ‘자강(自疆)’에 힘쓰고 있다. 내부적으로 TF팀 등을 구성해 자체 LLM과 생성형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중이다. LG AI 연구원을 중심으로 설계된 초거대 AI인 ‘엑사원 2.0’과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SKT의 ‘에이닷엑스’나 NC의 ‘바르코’ 개발 중인 KT의 ‘믿음’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이 목표한 첫 번째 시장은 B2B다. 생성형AI 등은 업무 상 효율을 크게 증가시키며 맞춤형 모델 등을 활용하면 이를 더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 실정에 맞춘 LLM, 생성형 AI의 자체 개발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 기술력을 지닌 곳을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힘들다. 네이버 등 자사 솔루션 보유 기업은 오피스툴로써 LLM, 생성형 AI를 필요로 하는 고객사를 공략할 방침이다.
특히 현재 자체 LLM과 생성형 AI를 발표했거나 개발 중인 기업들 대다수는 자사 또는 산하 회사에 클라우드 관련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클라우드는 대량의 데이터,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생성형 AI 등 서비스에 필수적인 존재다. 자체 LLM, 생성형 AI 솔루션은 클라우드와 함께 공급 시 고객사 유치에도 효과를 발휘하는 만큼 사업상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받는다.
B2C 공략은 B2B 대비 상대적으로 신중한 모습이다. B2C 영역 특성상 개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개별 특화된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어렵고 챗GPT 등과의 비교를 포함해 부정적인 성능 평가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개 직후 증권사와 일반 사용자 평이 엇갈린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가 사례도 이와 비슷하다.
하지만 앞선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B2C에서의 도전은 계속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출시 이후 지난달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를 내놓는 등 기술과 서비스 강화에 매진 중이다. 이외에도 SKT는 에이닷X 등을 활용한 실시간 AI 통역 서비스를 시연하며 연내 출시를 예고하는 등 기존 강점 사업 분야에 접목한 시장 공략에 몰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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