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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인증권은 지금]'칠전팔기' 스팩…저축은행·캐피탈 출신들 일냈다⑥상상인스팩4호 상장으로 IPO실적 추가…'합병대상' 찾기 정중동

손현지 기자공개 2023-10-11 08:01:12

[편집자주]

상상인증권은 70년이 넘는 업력을 다지는 동안 주인이 숱하게 바뀌었다. 2019년 바뀐 최대주주 상상인 역시 유준원 대표의 불법대출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대주주 리스크는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IB 역량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상인그룹 편입 후 4년이 지난 시점에서 대내외적 입지 변화와 경영전략 변화 등을 더벨이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상인증권은 그간 스팩(SPAC) 시장에서 큰 신임을 얻지 못했던 하우스다. 스팩 비즈니스를 판가름하는 건 '주관사의 합병대상 발굴 역량'인데 골든브릿지증권 시절부터 스팩 상장·합병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셔온 탓이다.

하지만 상상인증권 스팩 담당자들은 '칠전팔기'의 자세로 임했다. 스팩 비즈니스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주식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루트인 만큼 포기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상상인저축은행이나 골든브릿지캐피탈 출신 기업금융 담당자들이 다수 배치됐다는 것도 장점으로 여겨졌다. 타 증권사와는 차별화된 폭넓은 네트워크 활용을 기대해 볼 수 있었다.

수차례 시도 끝에 작년부터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상상인제3호스팩과 상상인제4호스팩을 연이어 증시 입성시키며 여유있게 엑시트 통로를 확보해냈다. 특히 올해 상장시킨 상상인제4호스팩은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투자은행(IB) 경쟁력 제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엑시트 창구 여분 확보…3호스팩 이어 4호까지 증시 입성

지난달 14일 상상인제4호기업인수목적회사(상상인스팩4호)는 일반청약에서 1조원이 넘는 증거금을 확보하며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데 성공했다. 일반청약 경쟁률은 1011대 1, 기관 경쟁률은 무려 656대 1에 달했다.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90억원이다.


상상인증권에게는 여러모로 의미있는 결실로 여겨진다. 엑시트 통로를 확보하려면 각기 규모가 다른 여분의 스팩을 확보하는게 필요한데, 추가로 트랙레코드를 쌓게 된 것이니 말이다. 기존 상상인증권은 골든브릿지증권 시절 2018년 상장한 상상인이안1호와 작년 상장한 상상인제3호스팩만 보유하고 있었다.

향후 코넥스 상장 주선과 비상장 투자 등으로 업무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현재 스팩 상장 업무를 담당하는 인물들이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출신이란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번 상상인스팩4호 상장을 이끈 주역은 IPO업무를 총괄하는 종합금융1팀 팀장이다. 그는 골든브릿지캐피탈 출신 인물이다. 기업금융 업무를 17년 넘게 경험해온 노하우를 살려 상상인 스팩2~4호 상장에 기여했다.

장 팀장은 상상인4호스팩의 기타비상무이사 임원으로도 활약한다. 앞서 상상인스팩2·3호 기타비상무이사직은 모두 상상인증권 IB본부장이 맡아왔던 것과 달리 실무진이 맡은 거라 눈길을 끈다. 스팩2호 상장때는 메리츠증권 출신 기업금융 전문가인 박재진 IB본부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으며, 스팩3호 상장에선 저축은행 이력을 지닌 이정수 IB본부장이 스팩 임원으로 발탁된 바 있다.

이정수 본부장은 2019년 상상인증권에 합류한 인물이다. 솔로몬저축은행 마포지점장과 상상인저축은행 종합금융팀 부장 등을 거쳤다. 지난 5월 스팩에 투자한 전환사채(CB)를 대부분 전환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기도 했다. 취임후 IB본부 조직을 크게 부동산, 기업금융, 인수금융 등으로 세분화하기도 했다.

◇IPO붐 타고…골든브릿지 흑역사 지운다

상상인 스팩은 그동안 시장 내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다. 일반적으로 스팩 투자자들은 합병대상을 잘 찾을 수 있는 하우스 역량을 가장 중시하는 편인데, 상상인증권의 트랙레코드는 빈약했다. 전신인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시절부터 스팩 상장 공모 무산 사례가 잦았다.

2011년 첫 스팩이었던 골든브릿지제1호스팩은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6개월 내에 공모를 나서지 않아 승인 효력이 상실됐다. 이후 골든브릿지제2호와 골든브릿지제3호 스팩은 줌인터넷, 엔터미디어와 합병 추진 과정에서 거래소 심사 문턱을 끝내 넘지 못했다.

2019년 대주주가 '상상인'으로 바뀐 뒤에도 난항을 겪었다. 상상인이안제2호스팩은 합병대상을 찾지 못해 작년 청산되는데 이르렀다. 2019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뒤 3년만에 상장 폐지된 것인데, 주식과 CB 등을 합쳐 약 4억원을 투자했던 만큼 기회비용이 컸다.

상상인이안제3호스팩 상장 여정도 만만치 않았다. 2020년 10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총 세번의 시도 모두 무산됐다. 시장의 냉랭한 반응 속에 청약을 완료한 뒤로도 환불절차를 밟고 공모일정을 모두 취소한 유일무이한 스팩으로 체면을 구겼다. 코스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스팩은 상장 신청일까지 소액 주주수가 200인을 넘어야 하는데, 일반 청약 경쟁률이 0.06대 1에 그쳐 소액주주수가 200명에 못미쳤다.

하지만 스팩 상장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작년부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스팩 붐'이 일었기 때문이다. 스팩이 IPO 대체재로 각광받으며 작년 한해 증시에 입성한 스팩 개수는 45개에 달했다. 증시 입성에 성공한 스팩도 총 16개로 2017년(21개)과 2020년(17개) 다음으로 많았다.

◇제3호스팩, 합병 대상은 피씨엔?

스팩 합병 대상 찾기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상상인증권으로 대주주가 변경된 뒤 유일한 합병 트랙레코드는 상상인이안제1호스팩을 통해 우회 상장한 '비투엔' 하나 뿐이다. 비투엔은 빅데이터?AI 전문 기업으로 지난 2021년 11월부터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가 시작됐다.

상상인스팩3호도 합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일각에선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인 피씨엔과 합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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