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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한화그룹 유동성 원천은 '방산'⑤영업현금 대부분 한화에어로에서 창출…수주잔고 7년간 5배 증가

고진영 기자공개 2023-10-16 07:30:56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15:4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은 간판이 케미칼사업이지만 최근 방산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방산사업을 한 데 모으면서 사업구조를 재정비하기도 했다. 수익성 좋은 방산부문 수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당분간 그룹에서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0% 자회사였던 한화디펜스를 지난해 흡수합병, 올해 4월 한화방산 합병까지 마무리하면서 방산3사 통합법인으로 출범했다. 최근 한화그룹 케미칼사업이 주춤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보니 방산부문이 집안의 기둥 노릇을 하고 있다.

실제 현금흐름을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6월 말 연결 영업현금흐름이 9000억원을 넘겼다. 한화그룹에서 금융 계열사를 제외한 한화(한화건설 포함)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연결), 한화솔루션(연결), 한화에너지(연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여천NCC, 한화토탈에너지스(연결) 등 7개 계열사의 합산 영업현금이 1조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룹 대부분의 현금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들어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잉여현금흐름(FCF)도 2019년 이후 쭉 플러스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 말 잉여현금은 연결기준으로 1조1600억원, 올해의 경우 6월 말 6000억원 수준의 잉여현금을 기록했다. 그룹의 7개 주요 비금융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다.


특히 방산무문 몫이 압도적이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방산과 항공, 시큐리티(CCTV), 산업용장비, IT서비스, 항공우주로 나뉘어 있는데 방산부문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6월 말 기준 방산 부문 매출비중은 54.78%를 나타냈다. 방산부문은 채산성이 좋기 때문에 영업이익을 따졌을 땐 기여도가 더 높아진다. 전체 영업이익의 70% 수준인 2153억원이 방산부문에서 나왔다.


앞으로도 방산부문은 그룹의 자금원 역할을 도맡을 것으로 보인다. 연결 자회사인 한화시스템 방산사업을 포함한 방산부문 수주잔고는 2016년만 해도 약 5조원에 불과했으나 2021년 12조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말에는 25조5027억원으로 급증했다. 올 6월 말 기준으론 25조2957억원이다. 2022년 이집트에서 K-9(2조원), 폴란드로부터 K-9(3.2조원)와 천무(5조원) 등을 줄줄이 수주한 영향이 컸다. 추후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배경이다.

게다가 방산산업은 특성상 자본, 기술집약적이기 때문에 경쟁자가 등장하기 어렵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선두적 지위가 시장에서 흔들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궤도장갑차 ‘레드백’이 글로벌 장갑차 수출 물꼬를 틀기도 했다.

한화 레드백은 올 7월 호주 정부 보병전투차량(IFV) 도입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호주군이 1960년대에 도입한 미국제 M113 장갑차를 교체하는 프로젝트다. 최종계약이 체결되면 2027년 하반기부터 레드백 129대를 순차 배치한다. 레드백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수출용으로 기획, 개발한 무기체계인데 장갑차 시장에서 독일 라인메탈의 아성을 뚫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해외 프로젝트는 채산성이 좋은 만큼 불확실성도 크다는 부분이 리스크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폴란드 재정은 EU(유럽연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내 산업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계약이행이나 대금회수 시기 등이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향후 프로젝트 관리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도물량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운전자본과 차입 부담도 같이 불어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꾸준한 현금창출에도 불구하고 순차입금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말 순차입금이 3000억원대였는데 올 6월 말 1조5000억원까지 늘었다. 5월 중 한화오션 인수대금으로 약 1조5000억원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미국 합작법인 한화 퓨처프루프(Hanwha Futureproof)에 5억달러 출자를 결정하는 등 자금소요가 이어지고 있다 보니 차입 확대기조를 멈추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차입구조를 보면 총차입금 3조8427억원 가운데 단기성차입이 2조4045억원으로 63%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규모의 현금성자산(2조3267억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상환 여력은 충분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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