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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LCC업계, 아시아나화물 살 의지는 있다...여력은대한항공,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 추진

허인혜 기자공개 2023-10-12 09:20:16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위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 의사를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 질의를 받은 LCC 중 일부에서 '인수 의사가 있다'는 답변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도 '여객이든 화물이든 기왕이면 국내로' 인계하겠다는 의지가 있다.

문제는 넘어야할 산들이 높고 많다는 점이다. 국내 LCC로의 매각을 추진한다고 해도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사들일 만한 여력이 있는 곳이 눈에 띄지 않는다. 매각 추진 이전에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와 유럽연합(EU)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화물사업부 매각' 노크에 LCC들 "의사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승인을 위해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을 추진한다고 알려진 가운데 대한항공이 국내 LCC 5곳 이상에 인수 의향을 확인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4~5곳의 LCC에 인수 의향이 있는 지를 물었다"고 말했다.

LCC 업계의 반응은 일단 호의적이었다고 관계자는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10월 초께부터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전한 복수의 LCC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LCC 업계에 인수 의사를 묻는 형태의 접촉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주요 후보로는 앞서서도 대체 항공사로 언급됐던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꼽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계열 LCC를 빼면 규모 면에서 앞서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도 언급된다. LCC로는 드물게 화물항공사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에어인천도 후보군이다. 화물 영역과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기업들도 인수 후보로 언급되지만 일단은 2순위다.

LCC 업계가 일단 화물사업부 인수를 들여다보는 건 펜데믹 교훈 때문이다. 여객사업 비중이 압도적이었던 LCC 업계는 펜데믹 기간동안 고사됐거나 고사 위기를 겪었다. 화물사업을 유치 중이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외려 돈을 벌었으니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도 고려해볼 만한 제안이다.

하지만 아무리 시너지와 사업 확장이 전망되더라도 중요한 건 돈이다. 아시아나 화물사업부의 매각 가격은 아직 책정되지 않았지만 수천억원에서 1조원까지도 전망된다. LCC 업계 중 이 매각가를 홀로 감당할 곳이 있을까.

◇의지는 있다, 여력은 있을까…'일단 참전' 해석도

LCC 업계에서도 '아니'라는 답을 내놓는다. 국내 LCC의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관계자도 "한 항공사에서 한꺼번에 인수하는 것은 어렵다"며 "다른 곳들과 연합을 하거나 재무적투자자(FI)와 함께 추진하는 등의 방안이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LCC 중 가장 재정적으로 건전한 곳이 제주항공인데, 제주항공도 하반기부터 적극적으로 보잉 737 신형을 들여온다는 계획을 내놓은 만큼 조단위 투자 여력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제주항공이 이렇다면 다른 LCC는 들여다볼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출혈을 감안하고도 인수에 나선다면 그만큼 과실이 크고 달아야 한다.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는 알토란으로 평가 받는다. 2021년과 2022년 모두 3조원 가량의 수익을 화물에서 벌었다. 글로벌 시장으로 넓혀도 미주지역 화물 노선 점유율만 23.2%에 달한다. 대한항공이 50.2%다.


다만 펜데믹 종료 후 다시 여객 사업과 화물 사업의 수익성이 전복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상반기 화물 매출액은 7790억원으로 줄었다. 2분기 기준 전년대비 54%가 축소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실제 인수 의사가 없는 데도 일단 의향을 밝힌 곳도 있을 것으로 봤다. 인수 성사 전까지는 큰 비용이 들지 않는 만큼 인수전 참여가 잘 나가던 화물사업부의 영업비밀을 엿볼 수 있는 기회라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을 위한 프리젠테이션과 자료 제공 등을 무료로 받아볼 수 있는 찬스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FSC와 달리 LCC들은 화물사업으로 돈벌이를 해본 경험이 부족하니 아시아나 화물사업부의 영업 교본에 관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아시아나 이사회·LCC 대안 반려했던 EU도 재설득해야

대한항공은 이미 EU 설득을 위해 LCC를 대안으로 내세운 바 있다. 대한항공이 LCC에 먼저 손을 내밀 만큼 적극적이었다. 여객 부문에서는 중장거리 비행기를 보유한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이 대안이었다. 화물 부문에서는 티웨이항공에 화물기 B747·B777 대여 등의 조건으로 화물사업 진출도 타진했다.

그래도 EU는 대한항공의 합병 계획을 재차 반려했다. 대한항공이 제시한 방안들로는 독점 우려를 해소할 수 없으니 더 구체화하라는 요구였다. EU에게 국내 LCC라는 대안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의미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도 이 부분이 의문스럽다는 반응이다.

LCC 업계 고위급 관계자는 "EU에서 '이런 조건을 충족하면 승인을 내주겠다'고 한 게 아니라 대한항공이 '이렇게 할테니 승인을 내달라'는 역제안을 하는 셈인데 제안 자체가 받아들여질 지도 확실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U를 등반하기 전에 넘어야할 산은 또 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다. 이르면 이달 말 임시 이사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는 6인의 이사가 소속돼 있다. 이중 4인이 찬성해야 추진이 가능하다.

이사회 내부에서는 찬반 의견이 갈린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사내이사인 원유석 대표와 진광호 안전보안실장은 찬성에, 사외이사 중 일부가 반대쪽에 손을 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사회 내부에서 의견이 갈린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이사회에 오른 안건은 모두 100% 출석, 만장일치 찬성으로 통과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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