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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농협은행 하노이지점, '신남방' 진출 최우선 기지(3)우량 한국기업 여신 확보로 2018년 이후 흑자 경영 지속

하노이(베트남)=김형석 기자공개 2023-10-17 07: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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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13: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은행 하노이지점은 신남방 네트워크의 핵심 전초기지다. 해외진출 후발주자인 농협은행은 하노이지점을 중심으로 아시아 네트워크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농협은행 하노이지점은 현지 기업을 위한 대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현지화와 장기적인 자산규모 확대를 위해선 기존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베트남 내 인프라 프로젝트 등을 위한 신디케이트론 참여도 검토하고 있다.

◇개점 2년 만에 흑자 전환…계열사 협업 강화

농협은행은 지난 2013년 3월 하노이 대표사무소를 개소했다. 이후 3년여간의 준비과정을 거친 뒤 2016년 12월 하노이지점을 열였다. 하노이지점은 농협은행의 두번째 해외 점포다.
농협은행 하노이지점.

하노이지점은 개점 2년 만인 지난 2018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상대적 후발주자임에도 농협의 특수성을 살린 현지화 전략과 적극적인 한국기업 여신 확보 영업의 결과다.

수익성은 꾸준히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9억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2.2% 증가했다.

이미 현지에 진출한 계열사와의 협업도 하노이지점의 수익성 확보에 큰 기여를 했다. 대표적인 협업사례는 NH투자증권의 마진론 지원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09년 농협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베트남에 진출했다. 이후 후발 한국계 증권사와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 중개 사업을 확대해왔다. 이 중 개인 투자자의 주식 매입을 돕기 위한 '마진론'를 취급했다. 하노이지점은 이 마진론에 경쟁력 있는 금리로 지원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했다.

그 결과 올해 2월 기준 여신 약정 기업은 총 43개사, 대출 약정은 1억8500만 달러(2344억원)을 시현했다. 철저한 리스크관리 정책을 기반으로 개점 이후 현재까지 연체율 0%를 유지하고 있다.

◇ 현지 기업여신 확대…호찌민 사무소 지점 전환 추진

베트남 하노이지점은 당분간 기업대출 중심의 성장 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하이퐁시 장쥐에공단에 위치한 LG전자 공장과 협력사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계 기업여신 외에도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지난해부터 예금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하노이지점의 기업대출 구성을 보면 한국계 기업과 베트남 현지기업이 9:1이다. 하노이지점은 장기적으로 현지 기업대출 비중을 30%로 높일 계획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현지 인프라 프로젝트 등을 위한 신디케이트론 참여다. 이를 통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현지 금융당국이 지속해 요구와도 맞닿아 있다. 지난 1분기 베트남 현지 FDI 전년 대비 38.3% 감소했다. 현지 당국은 기업 지원을 위해 농협은행을 비롯한 외국계 은행의 기업대출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호찌민 사무소의 지점 전환도 하노이지점의 핵심 사업이다. 베트남은 남북 1700km로 뻗은 지형으로 농협은행은 북부에는 하노이지점을, 남부에는 호찌민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하노이지점은 호찌민사무소가 추진한 효성의 베트남 현지법인(효성비나케이컬)의 생산시설 구축 관련 신디케이트론을 제공하는 등 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무소로 운영되는 호찌민의 경우 사실상 영업에 제약이 크다. 사무소는 자체적인 여신과 예금 취급이 어렵다. 그만큼 현지에서 지점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는 타 국내 금융사보다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창오 농협은행 하노이지점장은 "코로나 위기에서도 연체율 제로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기반은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한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한 여신 확보 때문"이라며 "호찌민사무소의 지점 전환과 현지 기업대출 확대에 주력해 향후 베트남을 농협은행의 핵심 해외 전초기지로 구축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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