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3]KB국민은행, 미국에서 한국계 IB 강자 등극한 비결은(8)부점장급 '총괄·IB·심사' 인력 투입, 대출 40억 달러 육박…지점 대형화 전략 주효
뉴욕(미국)=최필우 기자공개 2023-10-19 07:16:25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뉴욕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한국계 은행 지점은 KB국민은행 뉴욕 지점입니다. 최근 수년간 타행과 비교해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IB 분야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뉴욕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은행 관계자 다수가 현지 동향을 설명하면서 KB국민은행 뉴욕 지점에 대해 내린 평가다. KB국민은행 뉴욕 지점은 눈부신 성장세를 구가하면서 일약 화제의 중심에 섰다. KB금융은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 중 유일하게 북미 지역에 은행 법인을 두지 않았는데 뉴욕의 단일 지점이 1개 법인 만큼의 존재감을 자랑한다.
비결은 한국 본점과의 유기적인 협업이다. IB와 심사를 책임질 수 있는 지점장급 인력을 뉴욕 지점에 배치해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또 뉴욕 지점에서의 성과를 한국 본점과 지점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든 게 주효했다.
◇5년 반 새 대출자산 '10배' 성장…순이익 '500억원' 육박
KB국민은행 뉴욕 지점은 1994년 설립돼 30주년을 앞두고 있다. 현재 주재원 19명, 현지 직원 31명 등 총 50명이 근무하고 있다.
뉴욕 지점의 대출자산은 올해 상반기 기준 39억5000만달러(5조4300억원)이다. 이는 5년 반 전인 2017년 말 3억6000만 달러와 비교해 10배 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2018년 4억2500만달러, 2019년 10억9700만달러, 2020년 14억7000만달러, 2021년 26억4000만달러, 2022년 34억2000만달러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특히 2021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한 해에 10억달러 이상 대출 규모를 키우는 저력을 보여줬다.
대출 자산이 늘면서 순이익도 급증했다. 지난해 3560만달러(4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도 1520만달러와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김익헌 KB국민은행 뉴욕 지점장은 "우리 지점은 한국계 지상사 대출보다 현지에서 발굴하는 신디케이션 론 규모가 더 클 정도로 IB에 장점이 있다"며 "지점이지만 하나의 계열사라는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지점은 3명의 지점장급 인력을 배치했다. 지점을 총괄하는 김 지점장 뿐만 아니라 IB를 책임지는 IB유닛(Unit) 부장, 심사를 맡는 북미심사센터장 모두 부점장급 인사다. IB 직원이나 심사역이 파견 형태로 근무하는 타행 지점과 차이가 있다.
부점장급 인력 배치는 KB국민은행이 뉴욕 지점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의미다. KB국민은행 뉴욕 지점을 북미 시장의 주류로 분류하긴 어렵지만 성장 잠재력을 충분하다는 계산이 깔렸다. 대출자산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만큼 IB와 심사 파트에도 책임과 권한을 갖는 부점장급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뉴욕 지점 IB 인력은 13명, 북미심사센터 인력은 4명으로 구성돼 있다. IB 담당자를 늘리고 심사 기능을 강화하면서 IB 대출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올 상반기 기준 IB 대출자산은 27억달러, 기업대출 자산은 12억5000만달러로 각각 68.5%, 31.5% 비중을 차지한다.
김 지점장은 "뉴욕에서 한국 본점이나 지점과 연계해 영업 실적을 내면 이곳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며 "시스템 뿐만 아니라 인력에 대한 지원도 이뤄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뉴욕 지점 대형화가 핵심, 북미 공략 선봉
KB금융이 북미 지역 전략을 KB국민은행 뉴욕 지점 중심으로 전개한 것도 빠른 성장 배경이다. 한국에서 북미로 진출한 다른 금융회사는 은행 법인과 지점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KB금융은 법인 없이 뉴욕 지점에 인력을 집중했다.
미국 은행 법인은 리테일 영업을 할 수 있는 대신 현지 금융 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감수해야 한다. 한국계 은행 특성상 한인 커뮤니티 대상 영업에 의존해야 하는 한계가 있어 성장성이 제한적이다. 지점은 리테일 영업은 할 수 없으나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약한 기업대출과 IB 딜에 집중할 수 있다. KB금융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점을 육성한 것이다.
김 지점장은 "KB국민은행의 북미 전략은 뉴욕 지점 대형화로 요약된다"며 "리테일 영업의 경우 한국과 비교해 큰 책임과 엄격한 규제를 감수해야 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인과 비교해 규제가 약한 편이라 해도 뉴욕 지점의 규모가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면서 현지 금융 당국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금융 당국이 더 엄격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요구하는 기준선인 자산 3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뉴욕 지점 현황을 더 꼼꼼히 살피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지점장은 "지점 규모가 커지면서 금융 당국의 요구가 늘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고 지점이 성장했다는 방증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일"이라며 "성장과 더불어 고도화된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