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3]베트남우리은행, 소매금융 확대로 현지 정착 확대(7)모바일플랫폼 고도화 위해 현지 핀테크사 연계 강화
하노이(베트남)=김형석 기자공개 2023-10-19 07: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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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베트남 북부 하노이에 본점을 둔 우리 나라 최초의 현지 법인이다. 하노이 인근은 삼성과 LG, 효성 등 국내 대기업이 다수 진출한 지역으로 향후 성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베트남은 인도네시아·캄보디아와 함께 우리은행의 동남아 3대 전략적 핵심 거점이다. 특히 베트남우리은행은 기업여신을 중심으로 3대 전략 국가 가운데 수익성이 높다. 베트남우리은행은 법인설립 5년 만에 영업수익 1억 달러, 당기순이익 5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기업여신을 중심으로 성장한 베트남우리은행의 다음 과제는 소매금융 확대다. 모바일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현지 개인고객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 설립 5년 만에 당기순이익 5000만 달러 달성
베트남우리은행 법인은 2017년 1월 문을 열었다. 현지은행을 인수하고 합병하는 방식으로 진출한 인도네시아나 캄보디아와 달리 베트남은 현지지점을 법인으로 전환했다.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 전략은 대부분 현지 은행 인수 또는 합작사 설립이 대부분이다. 이와 달리 지점의 법인 전환 전략을 선택한 데에는 베트남 하노이 지역에 대한 철저한 시장조사와 자신감이 발판이 됐다.
우리은행은 이미 1997년 하노이지점을 개점했다. 법인 설립 이전에 이미 20년간 현지 시장조사를 마친 셈이다. 베트남 당국과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 결과 베트남우리은행의 실적은 빠르게 성장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베트남에서 2098억원의 영업수익을 거뒀다. 전년(971억원) 대비 무려 두 배 이상 증가한 액수다. 법인 설립 이듬해인 2018년 영업수익(487억원)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632억원을 기록하며 2018년(107억원)보다 무려 6배 성장했다.
베트남우리은행의 수익성 확보는 적극적인 점포 확대에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현지에 지점과 출장소를 개소하며 영업망을 확대해왔다. 법인 설립 첫해 박닌지점과 하이퐁지점, 타이응우엔지점 등 3곳을 확대했다. 이어 매년 3~5곳의 신규 점포를 개설하며 고객 접점 확보에 주력했다. 지난해는 빈홈 센트럴파크, 참빛타워, 하동, 타오디엔 등에 출장소를 개설했다. 현재 하노이, 호찌민 등 베트남 전역에 지점 14개와 출장소 6개를 두고 있다.
베트남우리은행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현지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베트남에 진출하는 것을 전략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점포를 적극적으로 늘려왔다"며 "그 결과 우리은행 해외법인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 디지털 혁신 통한 소매금융 확대 추진
베트남우리은행의 향후 계획은 현지 소매금융 확대다. 법인 설립 초기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자산확대에 성공했지만 본격적인 현지화를 위해서는 현지 고객 공략이 필요해서다.
여기에 현지 당국이 지난 9월부터 개인대출 타행 대환을 허용하기로 한점도 소매금융 확대가 필요한 이유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신용기관과 외국은행 지점의 대고객 대출에 관한 개정법률 ‘통사6호(06/2023/TT-NHNN)’에 따라 신규대출을 받아 기존대출을 상환하는 대환대출에 관한 규정을 추가됐다. 대환대출 규정에 따라 주택담보대출과 자동차대출, 가계대출 등 기존 은행에서의 대출을 타은행의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베트남우리은행의 개인대출 규모는 4억 달러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은행 중 신한은행에 이어 2위다. 하지만 기업여신(8억 달러)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이다.
소매금융 확대 전략은 디지털 고도화다. 베트남우리은행은 모바일뱅킹 서비스인 WON뱅킹의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예·적금 등 다양한 상품 가입이 가능한 것은 물론, 신용대출, 카론 및 모기지론 등 여신 상품 또한 신청 및 상담 가능하다.
비대면 계좌개설을 위한 e-kyc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베트남 중앙은행이 주도하는 차세대 금융결제 공동망에도 외국계 은행중 유일하게 참여하여 공과금납부와 QR페이, 쇼핑몰 전자결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으로 다방면에서 생활금융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지 핀테크사와의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동남아 카톡으로 불리는 잘로와 협업으로 더치페이 요청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동남아 우버로 불리는 고젝(Gojek)과도 자동차대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박종일 베트남우리은행 법인장은 "베트남에서 사실상 불가하던 개인대출의 대환 문턱이 낮아지면서 외국계 은행 간에도 고객 유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현지 고객에 특화한 모바일플랫폼을 구축해 빠르게 소매금융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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