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ind LP]'매일 회의' 공무원연금, 파리 부동산 대체투자 리스크 '예의주시''인마크운용 투자' 노바티스 사옥 주변 공실률 상승…선순위 채권자, 가치 하락 가능성 구두 '언급'
남준우 기자공개 2023-10-16 08:10:43
[편집자주]
국내 LP(Limited Partner)는 자본시장의 핵심 유동성 공급자다.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 금융기관들이 주요 플레이어다. 투자 자금의 원천이자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자본시장 선순환의 중심에 서 있다. 굴리는 돈이 크고 책임이 막중한 만큼 LP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시장의 관심은 늘 높은 편이다. 더벨은 LP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2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무원연금이 프랑스 파리 근교에 소재한 한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인마크자산운용이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투자한 노바티스(Novartis)의 프랑스 본사 사옥 가치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현지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근교 지역 공실률이 치솟은 탓이다. 아직 공식 서안이 온 것은 아니지만 현지 선순위 채권자 측에서 부동산 가치 하락에 대한 가능성을 구두로 언급하기도 했다. 펀드를 운용하는 인마크자산운용도 최근 담당 인력들이 이탈하면서 현지와 소통이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노바티스 본사 사옥, 2019년 기준 장부가액 447억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은 최근 한 해외 대체투자 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마크자산운용의 프로젝트 펀드인 'INMARK프랑스전문사모제4호'를 통해 투자한 노바티스 프랑스 본사 건물이 요주의 대상이다.
공무원연금이 해당 건물에 투자한 사실은 '대체투자자산 공정가치 평가 검증 용역' 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공무원연금이 2019년 1월에 공개한 보고서에 나와 있는 9개의 해외 부동산 자산 중 하나다. 현재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바티스는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회사이다. 1996년 스위스에서 가장 큰 두 개의 제약, 의료업체인 시바-가이기(Ciba-Geigy)와 산도즈(Sandoz)의 합병을 통해 설립됐다. 시가 총액과 총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 제약회사로 꼽힌다.
노바티스 프랑스 본사 사옥은 프랑스 파리에서 약 12km 떨어진 뤼에유말메종(Rueil-Malmaison)에 위치하고 있다. 엑슨모빌을 비롯해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본사를 두고 있다. 프랑스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다. 유럽 최대 비즈니스 지구로 불리는 라 데팡스(La Defense)와도 근접하다.
공실이 없는 만큼 임대료 수입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라 데팡스 지구을 비롯한 파리 근교 지역 건물들의 공실률이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자산 운용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정보 분석 서비스 기업인 코스타 그룹(CoStar Group)에 따르면 지난 1분기말 기준 라데팡스 지구의 공실률은 무려 20%에 달했다. 파리 시내 중심부의 공실률이 3%에 불과하다는 것과도 대비된다. 팬데믹 이후 재택 근무자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임대료 부담이 커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불확실성 증대, 리스크 확정은 더 지켜봐야
주변 건물의 시세가 낮아지면서 노바티스 본사 사옥의 부동산 가치도 떨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선순위 채권자인 한 프랑스 현지 은행 측에서 담보 보증금을 이전보다 더 높게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구두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아직 공식적인 서안이 오고 간 단계가 아닌 만큼 리스크를 확정하기는 힘들다. 다만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이라 공무원연금 입장에서는 긴장을 늦추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주요 연기금·공제회 해외대체투자 현황 및 리스크' 보고서(국제국 외환분석체계개선반)에 따르면 주요 연기금·공제회의 지난 6월말 기준 해외대체투자 잔액은 1153억달러(약 154조원)다.
대부분 중·후순위 투자라 투자자산 상환순위 측면에서 위험도가 높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중·후순위 투자의 경우 자산가격 급락 등 투자상황이 나빠졌을 때 회수 가능성이 낮다.
해외 소재 부동산이다보니 소위 말하는 '네고'를 진행하기도 쉽지 않다.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인마크자산운용 측에서도 해외 자산운용을 담당하는 몇몇 인력들이 최근 이탈한 탓에 적절한 대응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장 관계자는 "관련 건물은 최근 현지에서 인근 지역의 공실률 상승 영향으로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다만 아직 선순위 채권자로부터 공식적인 서안이 온 상황은 아니기에 리스크를 확정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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