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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사재출연 임팩트]사태 지켜보는 GP·LP, 마냥 반기지 못하는 이유는③포트폴리오 기업 위기 때 사재출연 선례, 복잡한 이해관계 고려해야

남준우 기자공개 2025-03-20 07:57:15

[편집자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해 '사재출연' 카드를 꺼냈다. PEF 운용사 회장이 내린 전례없는 결단에 자본시장도 그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덕성과 신뢰 회복 측면에서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다만 사재로 손실을 메운다는 점에서 자본주의 논리에 어긋난다는 반응도 있다. 더벨에서 이번 홈플러스 사재출연을 두고 시장에서 진행되는 논의들을 다뤄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9일 13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홈플러스 사재출연 결정을 지켜보는 GP들과 LP들의 심경이 복잡하다. MBK파트너스가 국내에서 펀딩과 딜을 계속 해야하는 만큼, 평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점에서는 대체적으로 이해가 된다는 분위기다.

다만 다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에 안좋은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다. 포트폴리오 기업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마다 사측, 노조,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무작정 사재출연을 요구할 수 있는 선례를 남겼다는 분석이다.

◇"평판 리스크에 따른 선택이라는 점은 이해"

MBK파트너스는 최근 전격적으로 김 회장이 사재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현재 국내 주요 법무법인, 회계법인과 사재출연 방식을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확한 금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홈플러스·MBK파트너스 긴급 현안질의’에서는 김 회장이 최소 1조5000억원에서 최대 2조원 규모로 사재출연을 해야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다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다. 시장에서는 대략 2000억원 내외의 금액을 예상하고 있다.

김 회장이 홈플러스에 자금을 대여하거나 증여하면 이를 재원으로 소상공인 결제대금 채권을 우선 변제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소상공인 결제대금 특성상 신속하게 채권 변제가 이뤄질수록 사재출연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다. 해당 채권은 김 회장의 사재출연 규모에 맞춰서 안분비례 형태로 변제될 것으로 보인다.

사재출연 결정 소식을 들은 국내 GP와 LP들은 대체적으로 '이해는 된다'라는 반응을 내비쳤다. MBK파트너스가 GP로서 도덕적 책임을 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려야하는 선택이었다는 점에 있어서는 이해하는 분위기다.

한 GP 관계자는 "MBK파트너스 입장에서 사재출연이 의무는 아니지만 국내에서 펀딩과 딜을 계속해야 한다"며 "평판이라는 게 중요하다보니 도덕적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어쩔 수 없이 내린 선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포트폴리오 기업 상장사인 경우 이해관계 더 복잡

PEF 운용사 대표나 소유주가 포트폴리오 기업에 사재출연을 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펀드 정관상 GP 임원이 펀드에 출자하거나 포트폴리오 기업에 금전 대여 혹은 출자하는 걸 막는 내용은 대체적으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GP 임원이 이해관계가 이미 있는 기업, 예를 들어 GP 대표 친인척이 주주인 회사 등에 펀드가 투자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하는 경우는 있다. 이해상충 방지 차원인데 이번 홈플러스 사례의 경우 이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다만 국내 대형 GP의 임원이 포트폴리오 기업을 살리기 위해 사재출연하는 사례를 남기는 것을 고운 시선으로 보지는 않는 분위기다. 추후 포트폴리오 기업을 운영하다가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투자자 혹은 상대 측에서 사재출연을 요구할 수 있는 빌미를 줬다는 평가다.

만약 포트폴리오 기업이 상장사라면 GP 입장은 더욱 곤란해질 것을 보인다. 회사와 노조 뿐만 아니라 사재출연에 대한 주주들의 요구사항도 빗발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주주들이 오너에게 사재출연을 요구한 사례는 종종 있었다.

실례로 2019년 한진그룹이 지배하는 대한항공이 유동성 위기를 겪자 주주들이 조원태 회장과 오너 일가에게 사재출연을 요구했었다. 결과적으로 조 회장은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유동성을 공급받으며 직접적으로 개인 자금을 활용하지는 않았다. 다만 한진칼이 대한항공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자사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한 LP 관계자는 "투자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뒷 단에 있는 LP들은 손실 처리 등에 대한 걱정만 하면 된다"며 "다만 GP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 기업이 상장사일 경우 주주들이 홈플러스 사례를 들며 이를 요구한다면 상당히 곤란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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