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성장 로드맵]미투온, 소셜카지노 탈피 'K-콘텐츠'로 재도약 나선다미투젠→고스트스튜디오 변경, 글로벌 엔터사로 재탄생…활발한 M&A로 기반 닦아
황선중 기자공개 2023-10-19 13:05:08
[편집자주]
게임산업은 역동적인 생태계다. 오랜 개발 끝에 내놓은 게임이 흥행하면 단기간에 고공성장을 이뤄낼 수 있지만, 반대로 지지부진한 성과를 거둔다면 장기 침체에 시달릴 가능성도 있다. 그만큼 국내 게임사는 때로는 과감하게, 때로는 신중하게 저마다의 성장 전략을 구상한다. 성과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고 노선을 선회하는 게임사도 존재한다. 더벨은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는 국내 게임사의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7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투온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성장 정체가 찾아온 상황에서 게임이 아닌 'K-콘텐츠'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이미 핵심 자회사 '미투젠'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모시킨 상황이다. 거침없는 인수합병(M&A) 전략으로 신사업 역량도 빠르게 내재화했다.
시장에서는 미투온이 과거 미투젠 인수를 계기로 크게 성장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골리앗' 미투젠 인수 기점으로 급성장
미투온은 프리챌 대표를 지냈던 손창욱 대표가 2010년 설립한 소셜카지노게임사다. 슬롯머신으로 대표되는 소셜카지노게임은 사이버머니를 현금화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온라인카지노게임과 다르다. 실물 보상이 없는 만큼 해외에서는 퍼즐게임의 일종으로 분류돼 각종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국내에서는 규제가 엄격한 편이다.
1976년생인 손창욱 대표는 만 29세에 포털업체 프리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꿰찬 입지전적 인물로 유명하다.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한 이후 넥슨에서 시스템 개발팀장 등을 역임하며 경력을 쌓았다. 2005년 프리챌 대표로 선임돼 화제가 됐고, 2009년까지 5년간 프리챌을 이끌었다. 2010년 5월부터는 미투온을 창업해 경영하고 있다.
손 대표는 M&A를 주요 성장 전략으로 구사하고 있다. 2017년 11월 홍콩 소셜카지노게임사 럭키젠(현 미투젠)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손 대표는 당시 미투젠 인수를 위해 미투온의 총자산(473억원)을 상회하는 거액(759억원)을 과감하게 투자했다. 모자란 인수대금을 충당하기 위해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까지 찍어내야 했을 정도다.
결과적으로는 선견지명이 됐다. 미투젠 실적이 온전히 반영된 2018년 미투온 연결 매출은 987억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263% 증가했다. 불과 1년 만에 매출이 3배 넘게 커진 것이다. 당시 미투젠 별도 매출(892억원)이 미투온 별도 매출(149억원)보다 컸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투온이라는 새우가 미투젠이라는 고래를 품은 형태였다.
◇손창욱 대표, 거침없는 M&A로 사업구조 고도화
미투젠은 그때부터 미투온의 중추 역할을 했다. 자회사 미투젠 실적이 모회사 미투온 실적을 좌우했다. 미투온이 2020년 창사 이래 최대 연결 매출(1307억원)을 달성했을 때도 미투온 별도 매출은 170억원에 불과했다. 미투온 연결 매출 대부분은 미투젠(1129억원·내부거래 포함)에서 나왔다.
손 대표도 미투젠에 힘을 실어줬다. 2017년 11월 미투젠 인수 직후부터 대표직을 맡으며 경영을 진두지휘했다. M&A 전략의 중심축도 미투온에서 현금창출력이 더 우수한 미투젠으로 옮겼다. 2020년 8월에는 미투젠의 기업공개(IPO)까지 단행하며 M&A 실탄을 충원했다. 손 대표의 M&A 전략이 한층 탄력을 받는 계기였다.
미투젠은 상장 이후 다양한 분야의 외부 기업을 속속 인수했다. 2021년에는 미툰앤노벨(웹툰·웹소설 플랫폼)과 조프소프트(TPS·RPG 게임 개발)를 인수했다. 2022년엔 미버스랩스(블록체인 플랫폼)를 사들였다. 2023년엔 블루픽(웹툰·웹소설 플랫폼)과 고스트스튜디오(종합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를 자회사로 품었다.
◇'성장 정체' 미투젠→고스트스튜디오로 재탄생
결과적으로 미투젠은 게임과 웹툰, 드라마, 연예, 블록체인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사업구조를 구축하게 됐다. 단순한 사업다각화를 넘어 미래 먹거리를 대거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더군다나 변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에는 사명까지 고스트스튜디오로 바꾸며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앞으로 주목할 대목은 미투젠의 변화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이어지느냐다. 미투젠은 활발한 M&A에도 불구하고 최근 매출이 전반적으로 후퇴하고 있다. 2020년 매출은 1129억원이었지만, 2021년(944억원)과 2022년(981억원) 모두 1000억원을 밑돌았다. 실적 대부분을 미투젠에 의존하는 미투온도 마찬가지로 역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투젠 관계자는 "게임과 웹툰 사업에서 나아가 드라마 제작, 연예 매니지먼트 등을 총망라한 K-콘텐츠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나아갈 방침"이라며 "4분기에는 캐주얼 게임을 리론칭 예정이며, 이외 캐주얼 게임과 TPS 게임을 내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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