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업계 오너십 2막]보여준 것 없는 블랙야크 강준석, 돌파구는⑤인수 주도한 나우 적자 지속, 친환경 시스템 선제적 투자 '고기능성 상품 강화' 주력
변세영 기자공개 2023-10-19 07:48:59
[편집자주]
침체기를 딛고 살아남은 국내 아웃도어 패션기업들이 ‘오너2세 시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엔데믹을 맞이하며 아웃도어 시장에 다시금 활기가 돈 가운데 2세를 필두로 올드한 이미지에서 탈피하는가 하면 신규 라인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등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더벨은 국내 주요 아웃도어사의 사업현황 및 지배구조, 향후 성장전략 등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6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준석 부사장은 명실상부 블랙야크그룹 후계자로 꼽힌다. 누나인 강주연 부사장이 동진레저를 맡아 경영에 참여하고는 있지만 강준석 부사장이 메인 브랜드 ‘블랙야크’를 담당하고있다는 점에서 총수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대외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실제 올해 초 강준석 부사장은 블랙야크그룹 창립 50주년 행사에 참여해 창업주 강태성 회장과 전문경영인 정승필 사장과 어깨를 나란히 서서 삼각편대를 확고히 했다.
◇인수 주도 '나우인터' 자본잠식, 신사업 골프도 존재감 부족
강준석 부사장은 1981년생으로 미국에서 유학생활 후 고려대 MBA를 마치고 2009년 블랙야크에 들어왔다. 블랙야크 상품기획부, 소싱팀, 글로벌사업본부, 미래전략본부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지난해 말 기준 블랙야크는 종속기업으로 나우인터내셔날(58.33%)을 보유한다. 베이징 법인은 지분 23.2%를 보유해 지분법 적용 투자주식으로 분류되어 있다. 나우인터내셔날은 미국 친환경 아웃도어 나우(NAU)를 전개하는 법인으로 당시 글로벌사업본부 이사였던 강준석 부사장이 직접 낙점한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약 1500만달러(약 180억원)를 투자해 인수했다. 이후 강준석 부사장은 직접 나우인터내셔날 대표로 활동하기도 했다.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었지만 성과는 부족했다. 인수 당시(2014년) 매출액은 49억원에서 2019년 34억원, 2020년 18억원, 지난해에는 8억원까지 떨어졌다. 블랙야크그룹에 인수된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적자 누적으로 자본총계도 마이너스(-) 406억원으로 자본잠식에 빠져있다. 이미 장부가액도 '제로'다.
블랙야크 입장에서는 대여금 회수도 어려운 상황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블랙야크가 나우인터내셔날에 빌려준 대여금 규모는 346억원이다. 받아야 할 미수금은 10억원가량이다. 블랙야크는 대여금에 대해 296억원 대손충당금을 설정해 놓은 상태다.
지난 2018년 론칭한 골프웨어 '힐크릭‘도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으로 해석된다. 아웃도어에 국한한 이미지를 골프로 넓히고자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당시 강준석 부사장이 미래전략본부장(상무)으로 직접 브랜드 전략 설명회에 연사로 나섰을 정도다. 다만 치열한 골프시장 속에서 아직 힐크릭은 이렇다 할 존재감이 부족한 상황이다.
◇기능성 DNS라인 강화 및 친환경 아웃도어 라인 확대, 차별화 방점
설상가상 올해를 기점으로는 마모트 영업도 끝났다. 지난 2013년 블랙야크그룹은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마모트의 국내 판권(10년)을 확보하며 4년 안에 매출액을 2000억원 이상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2010년대 중반부터 아웃도어 열기가 꺾이면서 분위기가 어두워졌다. 결과적으로 블랙야크그룹도 판권 연장을 진행하지 않고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강준석 부사장 체제의 블랙야크는 기능성과 친환경을 강화해 브랜드파워를 차별화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블랙야크는 아웃도어 시장 격전지인 유럽 독일에 R&D센터인 DNS를 두고 고기능성 제품 개발에 몰두해 왔다.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프리미엄 라인을 선보이고 국내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친환경 라인 확대에도 앞장선다. 의류부터 가방, 신발 등 전 상품에 걸쳐 글로벌 넘버원 ESG 아웃도어 그룹이 되겠다는 포부다. 최근에는 무색 폐페트병을 활용한 친환경 섬유를 고도화하기 위해 효성티앤씨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리브랜딩 효과는 가시적이다. 블랙야크(법인명 비와이엔블랙야크)의 지난해 매출액은 3769억원, 영업이익은 76억원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첫해 매출액이 2000억원대에서 바닥을 찍은 후 3년 연속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2년 만에 1000억원 가까이 매출액이 뛰어올랐다.
비와이엔블랙야크 관계자는 “아웃도어 기능성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프리미엄 고기능성 상품을 기획해 선보이고 자연과 관련한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이 주효하게 작용해 최근 매출이 반등했다”라며 “지난 몇 년간 투자를 이어갔던 국내 페트병 재활용 친환경 시스템이 시장에 안착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변세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골프장 힘주는 웅진, 장·차남 승계구도 영향은
- [2024 이사회 평가]F&F, 우수한 경영성과에도 아쉬운 '평가개선프로세스'
- 'FI 임무 완수' 신세계 제이슨황, 넥스트 과제는 'IPO'
- CFO 공백 채운 아워홈, IPO 힘 실렸다
- [신세계 계열분리 점검]얽히고설킨 온라인사업, 교통정리 시나리오는
- [2024 이사회 평가]GS리테일, 경영성과에 발목…육각형 '실패'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아모레퍼시픽, '배당 예측가능성 제공' 주주권익 제고
- [신세계 계열분리 점검]넥스트 오너십, 4세경영에 쏠리는 '눈'
- [신세계 계열분리 점검]㈜신세계 전략본부 급부상, 그룹 전략실 역할은
- [신세계 계열분리 점검]두 지붕 공식화, 문성욱 부사장 역할론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