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업계 오너십 2막]블랙야크그룹, 강준석·강주연 남매경영 판도는③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 여전히 강태선 회장, 경영능력 입증 후계구도 영향 미칠 듯
변세영 기자공개 2023-10-16 15:13:39
[편집자주]
침체기를 딛고 살아남은 국내 아웃도어 패션기업들이 ‘오너2세 시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엔데믹을 맞이하며 아웃도어 시장에 다시금 활기가 돈 가운데 2세를 필두로 올드한 이미지에서 탈피하는가 하면 신규 라인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등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더벨은 국내 주요 아웃도어사의 사업현황 및 지배구조, 향후 성장전략 등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2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랙야크그룹을 지탱하는 두 축은 BYN블랙야크와 동진레저다. 그룹 히스토리를 살펴보면 1973년 창업주 강태선 회장이 20대 시절 서울 종로구에 등산용품 판매점 '동진'을 오픈한 게 모태다. 이후 동진사는 동진산악, 동진레저로 상호를 변경하고 1995년 한국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를 출시하며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블랙야크가 흥행하면서 덩치가 커지자 2010년 인적분할을 단행하면서 법인이 블랙야크(현 BYN블랙야크)·동진레저 두 개로 쪼개졌다.창업주 강 회장은 슬하에 1남 2녀를 뒀다. 강준석 부사장이 BYN블랙야크, 강주연 부사장이 동진레저를 담당한다. 매출 규모만 따지면 BYN블랙야크가 월등히 앞선다. 그룹 후계자로 강준석 부사장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다만 두 남매의 경영능력 성과에 따라 후계구도가 뒤바뀔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두 사람이 그룹에서 동일하게 ‘부사장’ 직급이기도 하고 지분 승계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사람 모두 ㈜BYN블랙야크 사내이사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강주연 부사장 경영참여 한발 빨라, 블랙야크 최대주주 여전히 '강 회장'
1976년생인 강주연 동진레저 부사장은 2002년 일찌감치 그룹에 입사해 실무 업무를 익히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그룹 관계사인 아우트로의 대표이사, 아웃도어 브랜드 마운티아 총괄본부장, 2020년에는 동진레저 대표에 올랐다. 다만 이듬해인 2021년 말 대표이사 자리를 아버지 강태선 회장에게 넘겨주고 수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강준석 부사장은 1981년생으로 미국에서 유학생활 후 고려대 MBA를 마치고 2009년 그룹에 들어왔다. 누나보다 경영참여가 늦었다. 강준석 부사장은 블랙야크 상품기획부, 소싱팀 등을 거쳐 미래전략본부장을 역임했다.
두 남매가 최일선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아직 보유 지분은 미미하다. ㈜BYN블랙야크 최대 주주는 강 회장(84.96%), 부인 김희월 씨가 5.83%로 2대 주주다. 동진레저의 경우는 강 회장의 지분율이 100%다. 김희월 씨는 장기간 BYN블랙야크와 동진레저의 감사로 활동하고 있다.
강 회장이 70대 중반 고령에 접어들었음에도 아직까지 강 회장 내외는 공식 석상에 자주 함께 등장할 만큼 경영에 적극적이다. 실제로 남매로의 지분 이양 작업도 더딘 상황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아직 후계구도 작업이 완성되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방증이기도 하다. 결국 강주연·준석 부사장은 ‘실적’이라는 명확한 수치를 통해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관문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블랙야크·동진레저 2020년 바닥 찍고 반등, 수익성 회복 '기지개'
단순히 매출 사이즈만 놓고 보면 강준석 부사장이 이끄는 BYN블랙야크가 압도적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3769억원, 영업이익은 76억원을 올렸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바닥을 찍고 3년 연속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코로나 이전인 2018년 실적에 필적하는 수준까지 다다랐다.
다만 전성기시절인 2013년(5805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액이 2000억원 이상 줄어든 사이즈다. 대표 브랜드인 블랙야크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아웃도어 붐이 끝나면서 타격을 입었다.
동진레저도 상황은 비슷하다. 동진레저는 아웃도어 브랜드인 ‘마운티아’를 전개하는 법인이다. 최근 5년간 매출액은 2017년 580억원, 2018년 418억원, 2020년 300억원까지 감소했다가 이듬해부터 반등했다. 특히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인적분할 이후 2019년까지 영업적자를 지속했지만 최근에는 완연한 흑자기조에 접어들었다.
여기에는 강주연 대표 주도로 사업을 효율화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과거 자체브랜드 마운티아와 라이선스 브랜드 카리모어를 전개했다면 2018년부터는 카리모어 사업을 접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을 꾀한 게 먹힌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강준석 부사장이 블랙야크를 총괄해 후계자라는 데 이견이 없지만, 강주연 부사장의 입지도 무시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후계구도를 정하는 데 경영능력 입증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변세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골프장 힘주는 웅진, 장·차남 승계구도 영향은
- [2024 이사회 평가]F&F, 우수한 경영성과에도 아쉬운 '평가개선프로세스'
- 'FI 임무 완수' 신세계 제이슨황, 넥스트 과제는 'IPO'
- CFO 공백 채운 아워홈, IPO 힘 실렸다
- [신세계 계열분리 점검]얽히고설킨 온라인사업, 교통정리 시나리오는
- [2024 이사회 평가]GS리테일, 경영성과에 발목…육각형 '실패'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아모레퍼시픽, '배당 예측가능성 제공' 주주권익 제고
- [신세계 계열분리 점검]넥스트 오너십, 4세경영에 쏠리는 '눈'
- [신세계 계열분리 점검]㈜신세계 전략본부 급부상, 그룹 전략실 역할은
- [신세계 계열분리 점검]두 지붕 공식화, 문성욱 부사장 역할론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