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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레버리지 분석]오너가 지분율 낮은 한솔케미칼, 지분 확대 묘수는①다져놓은 명분, 지분 확보가 관건…배당·급여에 비상장사 투자 눈길

김위수 기자공개 2023-10-20 07:18:18

[편집자주]

3·4세 젊은 경영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재계 세대교체가 한창이다. 기업을 성장시키는 동시에 '잘 물려받는 법'에 대한 고민도 클 것으로 보인다. 투명경영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더 그렇다. 지배회사 지분율 확대 혹은 상속·증여세를 위해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까. 더벨은 주요 기업이 승계 과정에서 어떤 자산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9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범(汎) 삼성가로 분류되는 한솔그룹은 1991년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누나인 고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전주제지를 들고 독립하며 역사가 시작됐다. 그룹 출범 당시 이 고문의 나이가 60세가 넘었던 만큼 10년도 되지 않아 경영의 중심이 아들들에게 넘어갔고, 이후로 20년이 지난 현재 한솔그룹 2세들도 이미 70세가 넘었거나 이에 가까운 나이다.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윤곽은 어느정도 드러난 상태다. 그룹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한솔제지와 지주사 한솔홀딩스는 이 고문의 셋째 아들인 조동길 회장 일가가, 화학 계열사인 한솔케미칼은 조동혁 회장과 가족들이 경영하는 형태다. 조동혁 회장의 딸인 조연주 부회장과 조동길 회장의 아들인 조성민 한솔제지 상무가 각각 계열사를 맡을 후계자로 정리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한솔케미칼, 오너가 지분 다 해도 '15%'

승계 과정이 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곳은 한솔케미칼이다. 아직 현역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조동길 회장과 달리 조동혁 회장은 이미 2015년 한솔케미칼 등기임원 직책을 내려놓은 상태다. 대신 장녀인 조연주 부회장이 한솔케미칼을 비롯한 계열사의 경영을 이끌어가는 위치에 있다.

한솔케미칼의 실적은 조 부회장이 경영을 시작한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인수합병(M&A)을 통한 인오가닉 방식으로 특수 정밀화학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꾸준히 경영성과를 내보이고 있는 만큼 승계에 대한 명분은 충분하다. 당면과제는 사실 지분이다.

한솔케미칼은 한솔그룹 소속이기는 하지만 지주사인 한솔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이 '0'인 독립적인 위치에 있는 계열사다. 즉 한솔케미칼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한솔케미칼 지분율을 높여야 한다.

현재 조 부회장의 지분율은 1.42%에 불과하다. 직접 매입도 하기는 했지만 대부분이 2022년 조동혁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주식이다. 조동혁 회장은 2022년 3월 15만7000주를 조 부회장에게 넘겼다.

향후 조동혁 회장의 지분을 이양받으며 조 부회장의 지분율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조동혁 회장의 지분율도 11.65% 수준으로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점이다. 게다가 지분 11.65%를 모두 조 부회장 몫으로 내줄 가능성도 적다.

불균형한 재산 분배가 미래 분란의 씨앗이 되는 사례가 많았다. 앞서 조동혁 회장이 3%가량의 지분을 자녀들에게 증여한 당시에도 조연주 부회장에게 절반을, 다른 두 자녀에게 나머지 절반을 물려줬다.


사실 조동혁 회장이 보유한 한솔케미칼 주식을 모두 넘겨받아도 조 부회장의 지분율은 13.07%다. 크게 낮지 않은 수치일 수 있지만 우호지분이라고 볼 수 있는 특수관계인 전체를 놓고 봐도 15.02%에 불과하다. 현재 국민연금공단의 한솔케미칼 지분이 10.84%에 달하고 기관 투자자인 블랙록과 브이아이피자산운용의 지분율이 각각 6.09%, 5.02%다. 외부요인에 의해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뜻이다.

증여 혹은 상속 과정에서 지분율이 희석되지 않도록 세금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며, 여기에 더해 추가적으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분율 확대 묘수 있나

다른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후계자들은 주로 배당금과 근로소득으로 현금을 쌓아 대비한다. 한솔케미칼의 경우 매년 200억원 수준의 배당을 실시한다. 조 부회장의 지분율이 적어 배당소득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배당성향을 높이는 방식으로 정책을 수립한 점에 눈이 간다.

단기적으로는 배당 집행시 최소한 전년도 이상의 배당성향을 지향하겠다는 계획이다. 즉 매년 배당성향을 높여 집행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는 별도 당기순이익의 20%를 배당재원으로 쓰겠다는 계획이다.

급여 수준도 높은 편이다. 조 부회장이 수령한 보수는 2020년 26억원, 2021년 27억원, 2022년 29억원으로 나타났다. 한솔케미칼보다 규모가 큰 화학사를 살펴봐도 조 부회장의 연봉을 넘어서는 사례는 많지 않다. 이처럼 실탄 확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2014년부터 꾸준히 이뤄져온 조 부회장의 한솔케미칼 지분 직접 매입은 2022년 2월을 마지막으로 실시되지 않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조 부회장이 비상장사에 사재를 투입했다는 점이다. 사재를 털어 투자했다는 점이다. 한솔케미칼은 2020년 하나머티리얼즈로부터 특수가스 사업부를 양도받아 솔머티리얼즈를 세웠다.

현재 조 부회장이 솔머티리얼즈의 지분 7%를 보유 중이다. 같은해 설립된 한솔케미칼의 자회사 HS머티리얼즈에도 조 부회장의 자금이 투입됐다. 지분율은 10%다. 이와 더불어 조 부회장은 2020년 친환경 종이코팅 전문기업 코스코페이퍼에 투자해 지분 45.1%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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