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move]이차전지로 변신한 한솔케미칼, 힘실리는 생산 거점이차전지 소재 진입 10년, 음극재 양산 준비…R&D·생산 연결할 인재 확보
김동현 기자공개 2023-07-07 07:25:30
[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기업의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5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몇년 사이 화학소재 회사들의 이차전지 소재 시장 진출이 줄을 이었다. 전기차 시장의 개화와 함께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 등 4대 소재 산업의 고성장이 예상됐기 때문이다.그러나 정밀화학 기반의 기술력은 확보하고 있을지라도 이미 시장에 자리 잡은 업체들의 틈바구니에 들어가기 쉽지 않아 이차전지 시장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미래 소재로 눈을 돌린 사례도 있다. 한솔케미칼이 여기에 속하는 경우로 회사가 도전한 분야는 실리콘음극재다.
실리콘음극재는 고용량·급속 충전 등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어 기존 흑연음극재을 대체할 차세대 음극재 소재로 평가받는다. 아직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지 않은 시점으로 뒤늦게 뛰어든 사업자들에게도 기회가 열려있다.
한솔케미칼은 실리콘음극재 본격 양산에 앞서 음극재 사업을 담당할 연구개발(R&D)·영업 담당 인력을 지속해서 모집하며 사업 역량을 보강하고 있다.
◇화학 소재 업체의 이차전지 변신
한솔케미칼은 그동안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공정에 활용되는 소재 생산에 주력해 온 정밀화학 소재기업으로 분류됐다. 1980년 한국퍼록사이드(한솔케미칼 전신)가 국내 첫 과산화수소 공장을 세우며 미국·독일·일본 등 해외 기업이 독점하다시피 한 국내 과산화수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980년대 후반 국내 반도체 산업이 개화하며 사업 범위를 초고순도 과산화수소로 확장했고 환경약품을 생산하던 한솔화학이 1994년 영우화학으로 사명을 바꾼 한국퍼록사이드를 인수하며 지금의 한솔케미칼로 이어졌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기업 규모를 키운 한솔케미칼은 2000년대 중반 성장률이 주춤하자 디스플레이 소재로 다시 한번 사업을 넓히며 지금의 정밀화학, 전자소재, 박막소재 등의 사업구조를 완성했다.
최근 관심을 받기 시작한 이차전지 소재 사업 개발을 본격화한 시점은 2010년경으로 이제 10년이 조금 넘었다. 2012년 R&D에 돌입해 4년여의 연구 끝에 2015년 이차전지 음극바인더 상업화에 성공했다. 음극바인더는 음극재 내 활물질과 도전재를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 필수 소재 중 하나다.
음극바인더 상용화 및 테이팩스(이차전지용 테이프) 인수로 이차전지 소재 시장에 뛰어드는 데 성공한 한솔케미칼은 2016년부터는 미래 소재인 실리콘음극재 개발에 돌입해 올해 750톤 규모의 생산설비를 익산에 구축했다. 아직 실리콘음극재 시장 자체가 크지 않아 생산시설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하지만 이차전지 업체의 실리콘음극재 채택이 본격화할 경우 시설 증설도 따라올 전망이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펼친 지도 10년(R&D 기간 포함)이 지났지만 그 성과가 아직 구체적으로 나타나진 않고 있다. 한솔케미칼은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실적을 별도로 구분해 공개하고 있지 않다.
다만 2021년부터 사업보고서상에 전자소재 제품 매출을 '전자 및 이차전지 소재제품'으로 재분류한 것을 고려했을 때 최근 2년 전부터 그 성과가 조금씩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조직도상 신소재사업본부 대신 이차전지사업본부가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시점도 이때다.
◇본격 양산 앞두고 사업 인력 확충
한솔케미칼은 올해 샘플 제품을 생산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리콘음극재를 양산할 방침이다. 뚜렷한 선도 사업자가 없는 상황에서 빠르게 치고 나간다면 업계 선두로 올라갈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사업을 담당할 인력도 지속해서 충원하고 있다. 한솔케미칼은 올해만 8번의 신입·경력 채용(상시채용 제외)을 진행했는데 이차전지 소재 연구·영업 담당자 모집 공고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이차전지 담당 인력 채용 공고가 제외된 경우는 울산공장 생산기술직, 전주사업장 환경안전직 모집 등 단 2번이다.
특히 근무지에 전북 완주와 익산이 같이 기재된 점을 봤을 때 연구소와 생산을 연결하는 역할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공장이 위치한 완주에는 이차전지 소재 연구를 담당하는 신소재연구동이 있으며 익산은 한솔케미칼의 실리콘음극재 생산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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