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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피치 틀렸다'…국감서 의원에 맞대응 눈길 피치 전망 경제성장률 1.0% 가능성 제로…경제성장 수준 최악이란 의견도 동의 못해

서은내 기자공개 2023-10-23 15:46:31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3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정감사 현장에서 똑부러지는 언행으로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신용평가 기관이 제시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선 '가능성 제로'라고 반박했다. 국회의원의 지적사항이나 질문에 답하면서도 질문 내용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은 과감하게 짚어 가며 팽팽하게 맞섰다.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화두로 떠오른 국내 경제성장률 예측치에 대해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한국의 경제 수준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한국 경제 상황이 OECD 국가 중 최악을 나타내고 있다는 국회의원의 발언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팽팽하게 맞섰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최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0%로 예측한 것을 놓고 한국은행이 너무 낙관적으로 국내 경제상황을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다른 국가들과의 상황을 비교하는 자료를 들어 한국은행의 전망치가 이를 반영하지 못하다고 있다고 짚었다.

이 총재는 "미국 금리가 지속해서 올라간다고 해서 우리 나라 금리가 함께 따라 올라간다고만 보기는 어렵다"며 "피치의 경제성장률을 얘기하셨는데 현재 2023년이 두 달 남은 시점에서 예상하기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1.0%이 될 가능성은 제로다"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기재부가 국내 올해 경제상황을 '상저하고'로 표현했으나 한국은행 총재로서는 현실적으로 지금 한국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제대로 얘기해야하는 게 아니냐"며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한번 얘기해보라"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한은은 11월 말에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며 올해는 전망은 1.4% 정도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내년 성장은 2.2%를 예상했는데 중국경제상황과 중동사태에 따라 예측이 굉장히 어렵고 한 달 간 지켜보고 내년 전망은 원점에서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 경제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에 대해 끝까지 반대 전망을 고수했다. 이 총재는 "한국의 주요 교역국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성장률 수준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 업황의 경우에는 연말이 되면 좋아질 것이라는 견해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최악이라고 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선진국들의 경우를 볼 때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이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 보다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에 대한 한국은행 차원의 대책도 국감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물가상승률이 2년 반 넘게 한국은행의 국내 물가상승률 목표수준인 2%를 크게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목표 물가상승률 수준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총재는 "우리는 물가상승 목표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기간 이상 목표 물가 수준이 높아지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며 "어떤 시점까지 2%를 맞추겠다고 하기보다는 매번 어떤 이유에서 목표를 못 맞추는지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크게 변화하기 시작하면 긴축정책을 전개하는 등으로 목표물가 수준에 수렴하도록 하는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물가상승률이 변화하는 동안 다행히 기대 인플레이션은 조금밖에 오르지 않은 상태라는 게 이 총재의 판단이다.

이 총재는 "만약 중동 하마스 사태 등으로 물가상승률 수준이 더 높아진다면 금리를 올려야만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다만 물가가 조정이 안되는 상태에서 목표수준을 올려버리면 그것 자체가 기대 인플레이션을 확 올릴 수 있어서 현재는 바람직 하지 않고 목표수준 2%가 타당한가는 인플레가 잡힌 다음에 많은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한국은행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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