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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반도체 2위' 온세미, 테슬라·현대차 동맹 확대 부천 SiC 제조시설 준공, 풀가동 시 연간 8인치 웨이퍼 기준 100만장 생산

김도현 기자공개 2023-10-26 10:31:37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4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반도체 회사 온세미가 실리콘 카바이드(SiC) 사업에 사활을 건다. 전기차, 에너지 인프라 등에서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대응이다. 기존 SiC 생산라인을 가동 중인 경기 부천에 증설 작업을 완료하고 유수의 완성차업체들을 대응할 준비를 마쳤다.

온세미는 SiC 양산에 필요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대부분을 국내 협력사로부터 조달할 계획이어서 한국 SiC 생태계 구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온세미 부천 S5 라인 준공식 현장

◇1조4000억원 들여 세계 최대 규모 'S5 라인' 설립

온세미는 지난 1999년 삼성전자의 부천공장을 인수하면서 한국지사(온세미코리아)를 세웠다. 이후 사업장을 꾸준히 키워오면서 부천을 비롯해 경기 분당, 서울 양재 등에 팹과 연구개발(R&D)센터, 세일즈 오피스 등을 두고 있다. 현재 부천공장은 S1부터 S4까지 4개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2200여명이 근무 중인 온세미코리아는 연간 1조3000억원의 매출을 낼 정도로 사세가 확장됐다.

전력반도체 부문 세계 2위 온세미는 SiC 시장을 주목했다. SiC는 실리콘(Si)과 탄소(C)를 높은 온도로 가열해 제조한 인공 화합물인 탄화규소 기반이다. 가장 널리 쓰이는 Si 제품 대비 고온과 고전압 등 극한의 환경에서도 전력 변환 손실이 적어 전력반도체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차, 전자부품 등 전류 방향을 조절하고 전력 변환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SiC는 진입 장벽이 높아 반도체 시장에서 활발하게 사용되지 않았으나 지난 2018년 테슬라가 전기차에 SiC 반도체를 투입한 것을 기점으로 핵심 응용처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후 현대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연이어 채택하면서 성장궤도에 올랐다.

온세미는 SiC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였다. 부천공장을 SiC 핵심기지로 낙점하고 투자에 나섰다. 2016년 S1에서 SiC 생산을 개시했다. 2021년에는 미국 본사로부터 추가 투자에 대한 승인을 받았고 지난해 1조4000억원을 들여 SiC 전용라인 S5를 착공, 올해 9월 말 완공했다.

이날 온세미는 S5 준공식을 열었다. 행사에 참석한 하산 엘 코우리 온세미 최고경영자(CEO)는 "S5가 풀가동하면 SiC 생산능력(캐파)은 지금보다 10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온세미의 전력반도체에서) 35~40%를 부천공장이 처리하게 될 것"이라며 "SiC 관련 모든 공정이 이곳에서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S5는 풀가동 시 8인치(200mm) SiC 웨이퍼 기준 연간 100만장 이상의 캐파를 갖춘다. 온세미는 우선 6인치(150mm)를 시작으로 2025년부터는 8인치 SiC 반도체까지 양산할 방침이다.

온세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하산 엘 코우리 CEO(왼쪽)와 사이먼 키튼 부사장

◇삼성·SK·DB 등도 호시탐탐…한국, SiC 반도체 허브되나

온세미는 한국에서 생산한 SiC 반도체를 전 세계로 납품한다. 코우리 CEO는 "(거래 사실을) 공식적으로 공표한 테슬라는 물론이고 현대기아차, BMW, 니오 등도 온세미의 SiC를 사용한다"며 "SiC는 전기차를 구동하는데 필수 부품인 만큼 앞으로도 중요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에 부천 시설은 SiC 반도체 허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온세미는 해당 라인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한국 협력사와 긴밀하게 협업하기로 했다. 국내 소부장 기업은 온세미를 통해 35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이러한 분위기에 국내 반도체 업계도 SiC 사업에 하나둘씩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온세미 출신인 홍석준 부사장을 영입해 SiC 기반 전력반도체 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또 다른 화합물 반도체인 질화갈륨(GaN)과 함께 차세대 로드맵에 SiC를 내세우겠다는 심산이다.

SK는 그룹 차원에서 준비 중이다.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은 지난 2020년 미국 듀폰 SiC 웨이퍼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한국과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충해나가고 있다. SK주식회사는 SiC 생산 노하우를 확보한 예스파워테크닉스(현 SK파워텍)를 인수한 바 있다.

온세미와 마찬가지로 부천공장을 둔 DB하이텍도 SiC 반도체 사업화에 돌입한 상태다. 미래 먹거리로 SiC를 낙점한 가운데 향후 충북 음성에 전용라인을 마련할 것으로 전해진다. LG그룹에서 분리된 LX세미콘은 LG이노텍의 SiC 관련 유무형 자산을 획득하면서 준비에 한창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iC는 차세대 반도체로 유망한 분야"라며 "국내에 이같은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점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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