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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MO 2023 review]'AI의 힘' 루닛, 임상 패러다임 바꾼 바이오마커로 두각'임상 사전 예측 가능 환자군 선별'→동반진단 모델 개발에 탄력

최은수 기자공개 2023-11-02 09:06:29

[편집자주]

블록버스터 항암제라면 거쳐야 할 세계 최대 암학회, ESMO 2023(유럽종양학회)이 10월 20일부터 닷새간의 여정으로 열렸다. 키트루다·엔허투를 이을 블록버스터급 후보작이 누가 될 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한때 '주변인'에 머물렀던 국내사들의 존재감도 커졌다. 올해 ESMO에는 약 15곳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각사의 기술력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더벨은 주목해야 할 국산 신약의 데이터를 리뷰해보고 향후 개발전략을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0일 09: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달 20일부터 24일(스페인 마드리드 현지시간) 열린 유럽종양학회 2023(ESMO 2023)에선 총 105개의 최신 임상연구 초록(Late breaking abstract, LBA)이 소개됐다. ESMO에서 LBA로 선정된 논문은 세계의 주요한 최신 임상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학계와 업계에 가장 먼저 발표된다는 점에서 이목이 함께 집중된다.

작년까지 ESMO LBA 소개는 '남의 나라 이야기'였지만 올해는 달랐다. 얀센과 손잡은 유한양행과 루닛이 공동 연구기관으로 참여한 임상 논문이 선정되며 새 이정표를 만든 결과다. 특히 루닛이 AI를 접목해 발굴한 바이오마커로 특정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새로운 실마리를 제시한 점은 ESMO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혔다.

◇난공불락 EGFR·ALK 변이 비소세포폐암 해법 실마리… 3제로 PFS·ORR 모두 잡아

ATTLAS 임상은 국내 안명주 삼성서울병원(SMC) 교수팀이 주도한 연구다. ATTLAS 임상 3상은 타그리소 등의 표적치료제 투여경험이 있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및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LK) 변이를 가진 비소세포폐암 환자 22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ATTLAS 임상 3상의 1차 평가지표인 무진행생존율의 비교표.

세부적으로 표적치료제 투여경험이 있는 환자에 티쎈트릭+아바스틴+화학항암제(카보플라틴 또는 파클리탁셀, 이하 ABCP)을 병용투여하는 것과 아바스틴+화학항암제(페메트렉시드+카보플라틴 또는 시스플라틴, 이하 PC)를 비교했다. 1차 종결점은 무진행생존율(PFS)로 정했으며, 2차 종결점은 전체생존율(OS), 객관적반응률(ORR), 약물반응기간(DoR) 등으로 설정했다.

ATTLAS의 요지는 EGFR를 타깃하는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즉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를 확인한 후 그를 표적하는 항암제를 투여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관문억제제의 이점을 확인하는 것이다.

사실 EGFR TKI는 비소세포폐암 영역의 거대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먼저 EGFR TKI를 처방받은 환자가 결국엔 약물 내성을 피할 수 없었던 점이 가장 컸다. 또 EGFR TKI 처방 후 면역항암제를 치료 대안으로 삼는다 해도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지 않은 다른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비해 임상 효과가 매우 제한적인 것과도 관련이 있다.

연구팀은 폐암에서 가장 거대한 미충족 수요를 보유한 해당 영역에서 면역항암제와 항혈관억제제, 항암화학 3제 병용요법을 통해 실마리를 찾았다. 표적항암치료 이후 흔히 쓰는 백금 기반 항암치료에 면역항암제, 그리고 항혈관억제제와 함께 더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접근법이었다.

그 결과, 연구의 1차 종결점인 PFS 중앙값은 ABCP 치료군이 8.48개월로, PC 치료군 5.62개월에 비해 유의미하게 길었다. ORR은 또한 ABCP 치료군이 69.5%로, PC 치료군 41.9% 보다 높았다.

◇국내서만 허가된 치료요법으로 대규모 임상+바이오마커로 신약 트렌드 새 길

이번 임상이 세계에서 주목받은 또 다른 이유는 앞서 EGFR TKI를 투여받았던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관문억제제의 이점을 본 첫 무작위 임상3상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오직 국내에서만 규제당국이 EGFR 또는 ALK 변이가 있는 환자에게 3제(티쎈트릭+아바스틴+화학항암제) 약물을 처방할 수 있도록 시판허가를 내준 까닭이다.

더불어 면역항암제 예후 예측을 위해 루닛의 독자 기술인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해 면역세포인 종양침윤림프구(TIL) 분포에 따른 면역표현형(IP)을 평가한 것도 눈길을 끈다. 특히 TIL 발현율에 따라 치료군의 치료 효과가 극명하게 차이가 나면서 앞서 EGFR TKI를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확인한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세부적으로 TIL 발현율이 20% 이하 그룹의 PFS은 ABCP 치료군 8.28개월, PC 치료군 6.93개월로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TIL 발현율이 20% 이상 그룹의 PFS는 ABCP 치료군 12.91개월, PC 치료군 4.86개월이었다. 이는 루닛 스코프를 적용해 TIL 분포에 따른 면역활성 여부를 판독해내면 기존 항암치료제에 비해 면역항암제를 병용했을 때 임상적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는 환자군을 '사전에 선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이번 연구는 바이오마커를 통해 과거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수 차례 실패했던 치료법에 대한 새 길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며 "향후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신약 승인을 얻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동반진단 모델 개발 등 협업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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