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6월 26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등 배, 물 수, 펼칠 진. 물을 등진 채 진을 친다. 배수진의 뜻풀이다. 적을 피해 뒷걸음질치다 뒤에 막다른 강물이 흐른다면 더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강물에 빠지거나 적과 맞선 채 싸워야 한다. 맞부딪쳐 출구를 찾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 배수진에 녹아 있다.코스닥 상장사 알체라를 이끌고 있는 황영규 대표의 심정이 이렇다. "여러분이 저의 배수진입니다." 황 대표는 6월 초 전 임직원과 함께 진행한 타운홀 미팅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임직원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과 같았다. 배수진의 심정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며 직원들을 다독였다.
알체라는 매출 정체와 손실 누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좋지 않은 뉴스가 옥죄었다. 57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이 무산됐고 감사인 삼화회계법인이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한정의견을 냈다. 전환사채(CB) 상환이 다가와 황 대표는 개인 지분 7%를 처분해 갚았다. 그의 지분율은 1.6%까지 하락했다. 4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2000원 밑으로 내려갔다.
시작은 달랐다.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일하다 SKT 미래기술원으로 옮긴 황 대표는 스노우에 AI 자문을 하다 김창욱 스노우 대표에게서 창업을 권유받았다. 2016년 알체라를 설립했다. 네이버의 자회사로 있는 이미지 AI 기업 스노우는 알체라에 투자한 최대주주다. 알체라의 인공지능(AI)은 산불 감시와 금융권 안면 인식에 주로 쓰일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알체라는 본업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안면인식 AI 솔루션 사업부문의 2분기 계약 확정액은 42억원으로 지난해 매출 19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올해 이 사업에서만 154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전체 연결 매출 116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허리띠도 졸라 맸다. 올해 두 차례 구조조정을 하며 인건비 절감에도 나섰다.
황 대표는 타운홀 미팅에서 다시 신발 끈을 동여 맸다. 위기의 긴 터널을 통과하기 직전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위기는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말이다. 위험과 기회가 그것이다. 현재의 위험을 넘기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황 대표의 배수진 전략을 통해 알체라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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