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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니컬 리포트]신라젠, 저분자화합물 항암제 도전기 'TNBC·위암 추가'다국가 임상 국내서 첫발…확장성 염두 '하이브리드 임상' 눈길

최은수 기자공개 2024-07-01 09:10:20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8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라젠이 차세대 파이프라인이자 자사 첫 저분자화합물 항암신약의 다국가임상(MRCT) 도전을 삼중음성유방암과 위암 등 '난치암 타깃 하이브리드 임상'으로 잡았다.

기존 항암 바이러스 중심이던 신약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이번엔 적응증과 임상 전략까지 '확장성'에 방점을 찍으며 경쟁력을 입증하려는 모습이다.

◇BAL0891, 백혈병 환자 절반 넘는 AML 임상 확대

신라젠은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한 항암제 후보물질 'BAL0891' 임상 대상을 삼중음성유방암(TNBC)과 위암으로 확정하기 위한 임상 변경 신청을 승인받았다. 이는 BAL0981이 기존 타깃하던 진행성 고형암에서 세부적응증을 TNBC와 위암을 겨냥하기 위한 작업이다.


TNBC는 암세포에 에스트로겐이나 프로게스테론 등 호르몬 수용체가 없으며 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2형 단백질(HER2)이 상대적으로 과발현되지 않은 암을 말한다. 항호르몬요법이나 HER2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다. 전체 유방암의 15~20%를 차지하지만 지배적인 약물이 없고 예후도 좋지 않다.

위암 역시 유병률 대비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암종에 속한다. 위치에 따라 수술이 어려울 경우 표준요법 옵션마저 풍부하지 않다. 현재 파클리탁셀과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가 개발한 ADC 치료제 엔허투가 표준요법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 역시 HER2가 과발현된 경우에만 주로 효능을 보인다.

BAL0891은 신라젠이 2022년 9월 스위스 로슈에서 분사한 바실리아로부터 총 계약금 3억3500만달러(약 4370억원), 선급금(업프론트) 200억원을 주고 도입한 물질이다. 현재 삼중음성유방암과 위암을 적응증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신라젠 입장에서는 항암 바이러스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항암 바이러스 계열의 신약이 미국 FDA 인허가 기관 문턱을 넘어선 사례가 단 한 건에 불과한 점도 '저분자화합물'인 BAL0891 도입에 힘을 보탰다. 아스피린에서 시작해 개발 역사만 120년이 넘는 저분자화합물의 신약허가 사례는 손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TTK·PLK1 동시억제 '계열 내 최초', 병용요법 염두 둔 임상 설계

신라젠은 도입 후 전임상 결과에서 BAL0891의 확장성을 입증한 만큼 전략적인 임상 변경에 나선 모습이다. 올해 미국암연구학회(AACR)서 BAL0891이 방광암에서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BAL0891과 단일억제제인 TTK 억제제 또는 PLK1 억제제를 비교한 결과 BAL0891이 방광암 세포주의 75%에서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게 골자다.

신라젠이 BAL0891에 기대를 거는 또 다른 이유는 난치암종을 타깃할 수 있는 점 외에도 작용 기전도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BAL0891은 TTK와 PLK1을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이다. TTK와 PLK1을 각각 억제하거나 분해하는 기전의 경우 경쟁기업을 찾을 수 있지만 이를 동시에 타깃하는 물질은 아직 없다. 개발만 성공하면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신약 지위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임상 전략을 세분화하고 정교화하면서 BAL0891 가치를 극대화려는 모습이다. 이번 임상 역시 '병용요법'을 염두에 두고 변경에 나섰다. 1차 평가지표를 BAL0891 단일요법과 함께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을 포함한 최대내약용량(MTD)으로 설정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신라젠 관계자는 "BAL0891은 AACR 등 주요 학회에서 미충족수요가 높은 암종을 타깃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며 "BAL0891의 우수한 전임상 데이터는 이미 바실리아 시절부터 보유하고 있던 만큼 BAL0891이 난치암종 치료제 옵션으로 성공적으로 개발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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