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 재무 전문가 활용법]LG화학, 4호 유형 중용...그룹 유일 금융기관 출신국세청 등 30년 근무한 김문수 이사 배치, 감사위원장 맡아 ‘감시·감독’ 집중
박규석 기자공개 2023-11-03 07:30:12
[편집자주]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가 감사위원회를 구성할 경우 1명 이상은 재무·회계 전문가를 선임해야 한다. 이들은 경영 감시와 더불어 회계 감사까지 담당하는 만큼 독립적인 지위와 높은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최근 들어 감사위 내 재무·회계 전문가 수는 늘고 있으며 역할도 이사회 의장 등까지 확대되고 있다. THE CFO가 감사위 소속 재무·회계 전문가의 유형별 출신과 역할, 활동 범위 등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6일 16:0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 감사위원회의 재무·회계 전문가 유형은 그룹 인사 기조와는 차이가 있다. LG그룹은 주로 학계 출신 이사를 중용하지만 LG화학은 금융기관 출신 경력자에게 맡기고 있다. 그룹 내에서 금융기관 등 출신의 재무·회계 전문가를 활용하는 계열사는 LG화학이 유일하다.◇감사위 책임지는 김문수 이사
LG그룹 내 상장사 중 감사위를 설치한 계열사는 10곳이다. 감사위 내 재무·회계 전문가 또한 10명으로 이들은 전원이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감사위 외 소위원회에서 위원장을 겸직하는 인사는 3명으로 한종수 LG 이사와 문두철 LG디스플레이 이사, 윤성수 LG유플러스 이사 등이다. 한 이사와 윤 이사의 경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문 이사는 ESG위원장을 책임지고 있다.
이러한 LG그룹 내 회계·재무 전문 감사위원의 특징은 대부분이 공시 작성 기준으로 2호 유형에 속하는 대학교 교수 출신이라는 점이다. 10명의 인사 중 8명이 현직 교수며 1호(공인회계사) 유형이 중복되는 인사까지 포함하면 9명이다. 사실상 그룹 내 회계·재무 감사위원은 학계 인사로 꾸리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다만 LG화학은 상황이 다르다. 그룹 내 감사위를 설치·운영하는 계열사 중 유일하게 4호 유형의 재무·회계 전문가를 배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4호에 속하는 인사들은 금융기관과 정부, 증권유관기관 등에서 합산 경력이 5년 이상인 경력자다. 4호 유형의 경우 재계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은 2호 유형 다음으로 많이 찾는 전문가 집단이기도 하다. 2022년 말 기준 코스피 200 기업 내 2호와 4호 유형의 비중은 각각 36.7%와 34.4%였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LG화학 감사위의 회계·재무 전문가는 김문수 이사다. 김 이사가 4호 유형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국세청 등에서 약 30년 동안 회계와 재무, 세무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1983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전 재정경제부 재산세제과 과장, 전 국세청 근로소득지원국 국장, 전 국세청 차장 등을 역임했다. 세무회계 전반에 대한 폭넓은 실무 경험을 토대로 세무학 박사와 세무사 자격도 함께 보유한 게 특징이다. 현재 그는 LG화학 이사 외에 기획재정부 산하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도 겸직 중이다.
LG화학 감사위 내에서는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감사위 외 소위원회 활동의 경우 위원장은 아니지만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등 2곳에 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21년 3월에 재선임 됐으며 현재까지 기록한 연임 횟수는 한 번이다. 이번 임기는 2024년 정기주주총회가 열리는 시점까지다.
◇감사 업무에 집중된 역할
LG그룹 감사위 내 재무·회계 전문가들의 역할은 대다수 감시와 감독 업무에 집중되어 있다. 일부 이사들은 감사위 외 소위원회에서 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하지만 그 수가 많지는 않다. 재계에서 4대 그룹에 속하는 삼성과 현대, SK 등과 비교하면 감사위 외 위원장 겸직 수는 더 적다.
이러한 기조는 LG화학도 마찬가지다. 김 이사가 그룹 내 재무·회계 전문 감사위원과 다르게 금융기관 등 출신이기는 하지만 사내 역할과 권한 등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LG화학 이사회에서 감사위원장만 맡고 있는 부분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LG화학은 이사회 산하에 경영위원회를 두고 있어 김 이사가 회계부정 등 감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경영위원회는 지난 2017년 7월에 이사회 내 조직으로 설치됐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신학철 대표이사 부회장(위원장)과 차동석 CFO 겸 CRO 사장(위원)이 이끌고 있다.
이들의 주요 업무는 일상적인 경영사항과 일정 규모 이하의 재무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한 위임 처리를 통해 이사회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일이다. 세부적으로는 이사회가 승인한 연간 한도 내에서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개별 차입할 수 있다. 또한 건당 500억원~1000억원 규모의 담보 제공과 보증도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LG화학은 경영위원회에 대한 통제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경영위원회는 결의 내용을 반기에 1회 이상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이사회는 경영위원회가 의결한 사항이 위임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했을 경우 관련 내용을 다시 의결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