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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 시프트]벼랑 끝 디엔에이링크, 평화그룹 사업 시너지 '관건'②자본잠식까지 160억 남짓 여유…사업 정상화 계획 '아직'

성상우 기자공개 2023-10-30 08:17:10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7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 경영진을 꾸린 디엔에이링크에게 남은 과제는 최대주주인 평화홀딩스와의 시너지다. 경영권 분쟁은 끝났지만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 반등이 절실하다. 시장에선 자동차 부품 및 각종 화학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평화그룹과 사업상 접점이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엔에이홀딩스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최근 임시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이종은 대표와 공동 경영체제를 꾸릴 새 공동 대표를 추가로 선임한다.

새 공동 대표 후보는 내부적으로 이미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홀딩스 측이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임시 주총에서 사내이사진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경영진을 어떻게 꾸릴지 계획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이종은 대표는 “공동 대표이사는 정해져 있는 게 맞다”면서도 “아직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 2년간 끌어 온 주주연대와의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다만 사업 정상화 및 실적 반등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디엔에이링크는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연간 적자를 냈다. 올해 역시 2분기까지 누적 31억원의 영업손실과 22억원 규모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6년 연속 적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거래소 규정이 개정되면서 5년 연속 적자로 인한 상장 폐지 위기는 모면할 수 있게 됐다. 5년 연속 별도기준 영업적자를 낼 경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는 과거 규정은 개정안에서 없어졌다. 대신 해당 기업은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된다. 디엔에이링크 역시 올해부터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상장 폐지에 관해 신설된 자본잠식 요건은 지켜봐야할 요소다. 거래소는 코스닥 종목의 경우 2회 연속 자본잠식률 50% 이상을 기록할 경우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로 규정했다. 디엔에이링크의 경우 아직 자본잠식에 빠지진 않았지만 적자가 이어질 경우 자본잠식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디엔에이링크의 올해 상반기 말 별도기준 자본금은 85억원, 자본총계는 242억원이다. 매년 적자로 쌓인 누적 결손금이 716억원 규모가 됐지만 873억원 규모 자본잉여금 계정 덕분에 결손금이 납입자본금을 상계되기 시작하는 자본잠식은 막고 있다.


자본잠식은 피했지만 매년 쌓인 결손금 탓에 2020년 증자로 한때 300억원 후반대까지 불었던 자본총계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24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자본잉여금 계정에는 160억원 정도의 여유만 남아있다. 연간 백억원대의 순손실을 냈던 2019년~2020년 수준의 실적 부진이 재현된다면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는 수치다.

사업 반등이 절실한데 아직까진 마땅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다. 디엔에이링크는 수주 대부분을 질병청 등 정부 기관에서 따내고 있다. 주력사업인 유전체 분석 부문의 경우 정부 지원 사업 덕에 유지되는 구조다. 정부 발주량이 최근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라는 게 디엔에이링크 사업상 부담으로 꼽힌다.

오너십이 바뀌고 새 경영진이 꾸려지면서 기대해 볼 수 있는 최대주주와의 사업상 시너지 가능성도 현재까진 불투명하다.

새 최대주주로 올라선 평화개발의 최대주주는 평화홀딩스다. 코스닥 상장사이자 평화그룹 지주회사로 자동차 관련 부품을 비롯해 각종 화학소재 및 금속 부품을 제조하는 계열사 18곳을 거느리고 있다. 계열사 중 평화홀딩스와 평화산업이 상장사이며 나머지는 비상장사다.

그룹 산하 사업부문을 자세히 뜯어보면 △방진시스템 △호스시스템 △씰링시스템 △금속소재 △기계금형 등이 포함된 사업 포트폴리오가 구축돼 있다. 디엔에이링크의 주력 분야인 유전자 분석 및 바이오 분야 사업은 없다. 평화홀딩스로선 디엔에이링크 지분 인수가 신사업의 일환인 셈이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사업 플랜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 대표는 평화그룹 측과의 시너지 구상을 묻는 질문에 “여러 가지를 놓고 논의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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