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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 시프트]서남, 주가 상승에 상반기 수익성은 '발목'②회계상 손실 25억 반영, 연간 흑자 전환 목표로 영업 강화

정유현 기자공개 2023-08-21 07:57:56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7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온초전도 선재 제조업체 서남이 전환사채(CB) 전환권 가치가 커지면서 상반기 평가 손실 규모가 확대됐다. 현금 유출을 동반하지 않지만 누적 적자로 600억원대 결손금이 쌓인 상황이라 부담이 커 보인다.

다행인 점은 최근 주가가 급등하며 CB의 보통주 전환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태라는 것이다. 올해를 흑자 전환의 원년으로 내세우고 창업주 중심의 지배 구조를 구축한 만큼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환가와 주가 괴리로 25억대 손실 반영, 미전환 CB 보통주 전환 시 리스크 해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남은 25억5301만원 규모 파생상품 손실이 발생했다. 자기 자본의 29.6%에 해당하는 수치로 올해 2분기까지 발생한 금액이다. 손실은 2021년 12월 50억원 규모로 발행한 1회차 CB에서 발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28억7422만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상반기 순손실 규모는 2억원대였다.

CB 발행 후 주가가 상승할 경우 회계기준에 따라 재무제표 작성 시 파생상품 손실을 인식해야 한다. 현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높으면 발행사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손해로 인식하는 것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상 공정가치는 현재가치를 온전히 반영하기 때문이다.

적자 지속과 사업 추진이 더디며 올해 초까지만 해도 주가는 전환가(2392원)를 하회하는 수준이었다. 1회차 CB의 전환청구는 작년 12월부터 개시됐지만 투자자들은 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못한 상태였다.

2분기 들어 우주항공 테마주 등으로 분류됨 주가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올해 6월 들어 처음으로 1회차 CB의 전환청구권 행사가 들어왔다. 일부 투자자들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며 서남은 자본이 늘고 부채가 감축되는 효과를 봤다. 문승현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진들도 이 시기에 콜옵션을 행사해 CB를 주식으로 전환했다. 6월 30일 기준 서남의 종가는 3290원이다. 전환가와 차이가 1000원 안팎으로 크지 않아 파생 상품 손실 규모가 25억원대에 머문 것으로 보인다.

이후 초전도체 테마 대장주로 묶이며 주가는 고공행진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주가는 장중 1만50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을 발판 삼아 엑시트에 나서며 1회차 CB의 미전환 물량은 2억원 규모다.

3분기 말까지 만약 이 CB가 보통주로 전환되지 않으면 주가와 전환가 차이만큼 또 파생상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전환가보다 3배 이상 높게 형성된 만큼 투자자들이 CB를 보통주로 전환해 3분기부터는 장부상 손실 리스크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서남 측은 "주가 상승 등으로 인해 전환사채의 전환가격과 주가 간 차이가 발생함에 따라 회계적으로 인식한 파생 금융상품 평가 손실이다"며 "실제로 손실이 현실화되거나 현금유출을 초래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올해 매출 가이던스 84억 제시, 초전도 선재 장비 영업 확대

서남은 2020년 코스닥 상장 후 매년 공정 공시를 통해 매출 가이던스를 제시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연간 매출 가이던스로 84억원을 전망했다. 약 64억원대 매출을 올린 전년 대비 30%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하지만 2021년과 2022년 모두 매출 목표를 달성한 적은 없는 상태다.

지난해는 당초 매출 94억원, 2억3000만원 규모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고 전망 공시를 진행했는데 11월 기재정정을 통해 전망치를 대폭 수정했다. 매출 63억원, 영업손실은 21억원 규모의 수치를 다시 제시하며 비슷한 수준의 성과를 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42억629만원, 영업손실 2억6580만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소폭 증가하고 적자폭은 줄어들었다.

올해 실적 가이던스로 영업이익 전망치는 내놓지 않았지만 흑자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남은 해외 진출에 나서고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매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는 사업은 초전도 선재 장비다. 서남은 초전도 선재 특성 향상을 위해 RCE-DR 장비를 제작했다.

현재 제조 공정에 투입했으며 초전도 케이블이나 한류기 뿐만 아니라 자석 및 핵융합 분야 등 다양한 응용기기 분야에 선재 공급이 가능하다. 초전도 선재 제조장비 매출 실현 등이 된다면 이 사업 부문에서 44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초전도 선재 장비에서 24억8900만원(1904달러)의 매출을 냈다. 지난해 연간 32억7300만원(2685달러)를 냈는데 반기만에 작년 성과의 76%를 달성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회사가 목표로 한 연간 44억원의 매출을 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서남 관계자는 "올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공시 사항 외에는 하반기 사업 계획이나 주력 사업 등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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