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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 스토리]장남 테크윙 대표 "동탄시대 열어 DNA 싹 바꾼다"③로직·HBM·EDS 선택과 집중, 기업가치 제고…내년 5월 동탄R&D센터 개소

안성(경기)=조영갑 기자공개 2023-10-30 07: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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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7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 설립 후 20년 간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 부문에서 업력을 다져오면서 시장 선도적인 위치에 올라섰지만, 정작 우리의 개발 니즈보다 고객사의 오더에 맞추느라 급급했던 측면이 있다. 앞으로는 실속을 다지면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에 선택과 집중을 꾀하겠다."

장남 테크윙 대표(사진)는 회사 자체의 우수한 펀더멘털에도 불구, 시장에서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는 까닭을 '스탠스(자세)'로 꼽았다. 메모리, 로직 핸들러 시장 내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지만, 신시장을 창출하는 자체의 역량보다 고객사의 니즈에 사업이 좌우되는 한계를 보여왔다는 이야기다. 테크윙은 글로벌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 시장의 약 60~7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톱티어 핸들러 제조사다.

지난해 3월부터 테크윙의 신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된 장 대표는 나윤성 테크윙 회장과 함께 사업을 이끄는 장본인이다. 나 회장이 테크윙의 신성장 동력 신사업을 책임지고, 장 대표가 본사업을 총괄하는 구도다. 18년 이상 테크윙에 몸 담으면서 나 대표를 보필, 테크윙의 고속성장을 견인한 공신이다.

테크윙의 수익성은 우수한 편이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 불황의 유탄으로 올 3분기 적자전환했지만, 2020년 이후 꾸준히 20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올리며 안정적인 판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원가관리와 공정 효율화, 환율 덕으로 매출액 2675억원, 영업이익 577억원을 기록, 장비사로서는 매우 높은 영업이익률(21.56%)을 보였다. 다만, 부채비율이 100%에 육박하고, 당좌비율이 53.39%로 비교적 낮은 것이 흠결이다. 2분기 말 현금성자산은 321억원 수준이다.

장 대표는 "올해를 기점으로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에 국한돼 있던 포트폴리오를 로직(SoC) 핸들러, HBM(고대역폭메모리) 특화 테스트 핸들러, EDS 공정용 프로브 스테이션 신규장비 등으로 펼치고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크윙은 신규 개발한 오토모티브용 트라이템프(Tri-temp) 핸들러를 차량용 반도체 관련 업체와 OSAT(후공정외주가공업체)에 공급하는 동시에 신규 아이템인 프로브 스테이션과 HBM 핸들러를 개발, 고객사와 공급 및 데모테스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비메모리 시장이 메모리 대비 약 3~4배 이상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해당 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면, 메모리 부문의 매출 못지 않은 업사이드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고객사가 HBM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관련 내년 초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HBM 테스트 핸들러 역시 기대감이 큰 아이템이다. 테크윙은 256para급 일체형 핸들러를 개발, 최근 고객사 시연까지 마쳤다. 내년 하반기 양산시장을 정면 겨냥하고 있다. HBM 후공정 시장을 선점하고, 저변을 넓히는 게 목표다.

장 대표는 "HBM 관련 어플리케이션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HBM 칩 자체가 너무 비싼 상황인데, 테스트 디바이스 역시 기능과 종류가 아직은 한정적이라 단가가 매우 높다"면서 "내년 우리의 스케쥴대로 HBM 테스트 핸들러가 양산 페이즈(phase)에 진입할 수 있다면 칩과 디바이스의 단가를 낮추고, HBM 시장 저변을 넓히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크윙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전사적 체질강화의 '화룡점정'을 내년 동탄 이주로 설정하고 있다. 테크윙은 동탄사업장의 증축, 개축을 위해 약 600억원의 유동성을 투입했다. 자기자본과 금융권 차입을 활용했다.

현재 테크윙은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에 본사를 두고, 실제 사업은 안성사업장(안성시 원곡면)과 아산사업장(아산시 음봉면)을 중심으로 영위하고 있다.

장 대표는 "공장을 3~4개 산개해서 운영하다보니 운영비 등에서 누수가 발생하는 등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안성사업장을 매각하고, 동탄 사업장을 증축해 업무 및 생산효율성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현재 안성사업장의 자산가치는 약 1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테크윙은 내년 5월까지 동탄사업장에 이주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화성 동탄 일대가 삼성전자를 축으로 반도체 클러스터로 육성되는 만큼 동탄본사를 테크윙의 R&D 전진기지로 만든다는 포부다. 세계 유일의 EUV(극자외선) 노광기 제조사인 네덜란드 ASML 역시 화성 동탄 일대에 2025년까지 2400억원 가량을 투입해 재제조 센터와 트레이닝 센터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테크윙은 글로벌 네트워킹을 다지는 동시에 구인난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장 대표는 "안성과 아산 사업장에서 주로 생산이 이뤄지다보니 인력을 채용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팬데믹 기간에는 1개월에 심지어 30~40명 가량 이직을 하는 등 인력이탈도 심각했는데, 동탄으로 이주를 완료하면 엔지니어 등 R&D 인력을 채용하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테크윙은 R&D 인력이 총 임직원의 50%를 차지하는 연구개발 기업이다.

장 대표는 "내년부터는 동탄본사 및 R&D 센터를 축으로 2만5000평 규모의 아산사업장이 제품 양산의 전진기지가 될 예정"이라면서 "우수한 R&D 인력 채용에도 투자를 확대해 내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톱티어 후공정 토탈 프로바이더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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