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경영분석]농협생명, 채권 선분류 여파에 3Q 순익 방어 실패투자손익 773억 감소…고금리·계리적 가정 회계 도입 영향
김형석 기자공개 2023-10-31 08:18:28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0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생명이 3분기 5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농협생명의 분기 순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4분기(-252억원) 이후 세 분기 만이다. 3분기부터 적용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에 따라 보수적인 회계 산정이 영향을 미쳤다.순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지표는 투자손익이다. 농협생명은 고금리 장기화로 보유채권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투자손실을 입었다.
다만 본업인 보험영업에서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보험료수익 확대 효과로 보험계약마진(CSM)이 증가했다. 지급여력비율(K-ICS) 등 건전성 지표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농협생명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268억원) 대비 121.3% 감소한 -57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생명의 분기 순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4분기(-252억원) 이후 세 분기 만이다.
농협생명의 적자 전환은 투자손실 영향이 반영됐다. 이 기간 농협생명의 투자손익은 -402억원으로 전분기(371억원) 대비 208.4%(773억원) 급감했다. 투자수익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은 관련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투자수익은 지난 분기(1조3554억원) 대비 44.5%(6035억원) 증가한 1조958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투자비용은 51.7%(6810억원) 늘어난 1조9992억원이었다. 투자수익 증가액보다 투자비용 증가액이 400억원가량 많았다.
보유한 투자자산의 평가손실액도 컸다. 투자영업비용에서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상품(FVPL)' 과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상품'(FVOCI) 관련 손실액은 각각 1449억원, 456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향후 여전히 당기순이익에 산정되지 않은 FVOCI 손실이다. 후속적으로 당기손익으로 재분류되는 항목 상 FVOCI 관련 손실액은 1026억원에 달한다. 향후 해당 손실액이 추가로 당기순이익 산정에 반영되면 농협생명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농협생명은 고금리 지속에 따른 채권 재분류도 어렵다. 앞서 보험사들은 고금리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 구 단기매매금융자산)을 대거 FVOCI로 교체했다. 금리에 따른 평가 손해나 평가 이익이 당기손익에 반영되는 FVPL에 비해 FVOCI는 순차적으로 당기손익에 반영돼 일시적으로 순익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
하지만 농협생명은 지난해 3분기 매도가능금융자산을 대거 만기보유금융자산 등 타 투자자산으로 재분류했다. 매도가능금융자산에서 5조원 이상의 평가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9월 말 기준 농협생명의 자산 중 FVPL 자산은 6조7943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12.9%에 불과하다. 평균적으로 생보사의 FVPL 자산 비중이 20~30%인 점을 감안하면, 자산 재분류로 순익 하락을 방어하기 어려운 구조다.
농협생명은 투자손익 감소와 대조적으로 본업인 보험영업에서는 긍적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농협생명은 CSM도 4조64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58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보험영업수익은 1.22%(139억원) 증가한 1조1550억원을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은 160%(경과조치 전 기준)를 기록해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넘겼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투자손실이 일부 반영된 것이 3분기 적자에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FVPL 자산 비중이 타 생보사 대비 낮은 만큼 자산 재분류는 당분간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향후 보유이원 중심의 투자손익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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