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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동운아나텍, 당뇨로 데운 주가 유효할까3개월간 시총 70% 빠져, "식약처 의료기기 인증 획득 집중"

김소라 기자공개 2023-11-02 07:56:32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1일 1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반도체 팹리스 업체 '동운아나텍'은 올해 급격한 밸류에이션 변동을 겪었습니다. 여름 경 주가가 코스닥 상장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인데요. 구체적으로 올해 7월 21일 장중 5만4300원을 찍습니다. 줄곧 1주당 1만원 안팎서 거래되던 동운아나텍이 별안간 큰 폭으로 뛰어오른 셈입니다.

당시 재료가 된 것은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마일스톤이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예산을 받아 헬스케어 기기를 새롭게 개발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입니다. 동운아나텍의 장인수 이사가 과제 책임자로 R&D(연구개발)를 총괄하고 씨어스테크놀로지, 한국전자기술연구소 등이 참여하는 구조로 해당 사업에 산자부는 총 60억원을 출연합니다.


이 이슈가 사그라들자 주가는 다시 힘이 빠집니다. 전날(30일) 기준 동운아나텍은 주당 1만628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지난 3달여간 주가가 약 70% 하락했죠. 현재 시가총액은 3000억원에 조금 못 미칩니다. 시총 기준 코스닥 전체 상장사 가운데 230위입니다. 이는 상위 약 13% 수준입니다.

공모가와 비교하면 현 주가는 높은 편입니다. 동운아나텍은 지난 2015년 6월 1주당 1만원에 상장했습니다. 2018년 5월 진행한 1대1 무상증자를 고려하면 현 시점 기준으론 주당 5000원인 셈이죠. 이에 비춰볼 때 공모가 대비 3배 가량 더 높은 수준입니다.

◇Industry & Event

동운아나텍은 올해 시장의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 비만치료 열풍에 시의적절히 올라탄 것으로 보입니다. 하반기 비만약 테마가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제약 기업들이 크게 주목받았는데요. 덴마크의 '노보노디스크'와 미국의 '일라이릴리'가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당뇨치료제 특화 기업이지만 근래 비만치료제 관련 성과를 바탕으로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이같은 호의적인 분위기 속에 동운아나텍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은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존처럼 혈액을 뽑아 당을 측정하는 것이 아닌 타액을 통해 간편히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죠. 창업주인 김동철 대표는 보유한 반도체 집적 및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신사업으로의 확장을 꾸준히 타진해왔다고 알려집니다. 타액당 측정시스템은 이같은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죠.

동운아나텍 타액당 측정기기

현재 해당 제품은 임상 단계는 아닙니다. 총 2차례 연구 임상을 거쳤고 본 임상이 남아있습니다. 이 식약처에서 주관하는 본 임상을 최종 통과해야 상용 제품으로 판매가 가능합니다. 동운아나텍은 오는 2024년 상반기 본 임상을 신청하고 당해 결과를 받아 2025년 판매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논의했던 자금 조달도 홀딩합니다. 연내 대규모 자금을 신규 수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하는데요. 당초 지난달까진 증권 등을 활용한 조달을 진지하게 고려했으나 최소 내년은 돼야한다고 전략을 재수정했습니다. 이 현금 조달이 타액당 측정기기 생산을 위한 CAPEX(자본적지출) 투자 목적인 만큼 우선 본 임상을 신청하는게 먼저라고 판단했습니다. 이 시기와 맞물려 설비투자 규모를 결정하고 이에 맞춰 투자 유치 활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입니다.

◇Market View

동운아나텍의 타액당 측정기기 사업과 관련한 외부 시선은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타액에 당이 어느 정도로 있는지, 이 당을 검출해 실제 객관적인 수치를 얻을 수 있는지 등 의문도 따릅니다.

한 VC(벤처캐피탈) 바이오 심사역은 "해당 테마가 급작스레 관심을 모으고 있는 만큼 동운아나텍도 관심 있게 검토했다"며 "하지만 타액 속에 있는 소량의 당으로 신뢰할 수 있는 결과값을 도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고 타 하우스에서도 이에 동의하는 의견이 더러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동운아나텍은 의료기기로서 자사 제품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식약처 임상을 통해 성능을 검증받고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대외적인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라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동운아나텍 측은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의 정확도라는 사실을 알고 있고 의료기기 인허가를 받아 시장의 의심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 입증 절차는 비단 VC 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라 설명했습니다.

별도로 올해 영업 실적은 가시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입장인데요. 우선 상반기 별도 매출액은 413억원으로 전년대비 70% 이상 늘었습니다. 아직 3분기 실적 공시 전이지만 당분기 매출 역시 전년대비 양호할 것이라 언급했습니다. 이는 중국 스마트폰 생산 업체의 약진 영향이 큽니다. 동운아나텍 반도체 팹리스 매출 대부분이 중국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데요. 현지 시장점유율(M/S) 역시 1위라고 설명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동운아나텍의 재무라인을 살펴보면 임병배 전무가 CFO(최고재무책임자)로 경영관리본부를 책임지고 있는데요. 임 전무는 올해로 재직 10년째에 접어들었습니다. 동운아나텍은 2015년 6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는데 2013년 말 입사한 임 전무가 사실상 IPO(기업공개) 작업을 도맡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임 전무는 공시 책임자이지만 대외적 IR(기업설명회) 활동엔 거의 나서지 않았는데요. 공시 담당자이자 실무진인 박현대 IR 팀장이 대외 소통을 주로 도맡고 있습니다. 임 전무와의 소통을 시도했으나 박 팀장이 당일 개인적 사정으로 자리를 비우며 임원진 대상 컨택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다만 주주, 언론과의 소통엔 열려 있다는 입장을 전달 받았습니다.

임원진은 올해 저마다 투자 차익을 거뒀습니다. 임 전무는 지난 7월 13일 보유 지분 8000주를 처분해 2억5600만원을 회수했습니다. 이를 고려한 현재 지분은 0.14%입니다. 김동철 대표도 36만주를 시간외매매해 73억원을 거둬들였습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7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 권리를 행사, 보유 주식을 14만1833주 더 늘렸습니다. 이후 약 3개월 뒤 현금화에 나섭니다.


동운아나텍은 내년 배당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이 쌓인 상태라 올해는 배당을 실시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대신 당해 이익분을 유보해두고 2024년 결산 배당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습니다. 단기적인 주가 관리 방법 중 하나로 꼽히는 무상증자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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