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계열 VC 톺아보기]토스·배민 담은 KTBN 7호, 우리벤처 '전설 펀드' 된다⑥현재 3.7배 멀티플 기록, 청산 IRR 30% 달성할듯…우리금융 편입 후 첫 '대박' 기대감
양용비 기자공개 2023-11-02 10:32:07
[편집자주]
2017년까지만 해도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VC)은 KB인베스트먼트 한 곳에 불과했다. 2018년부터 금융지주사가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VC를 신규로 설립하거나 M&A에 나섰다. 올해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사는 모두 VC를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다. 금융지주 산하 VC는 은행이라는 강력한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AUM을 키워나가며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더벨은 약진하고 있는 은행 계열 VC의 성장 전략과 차별화 포인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1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에 일찌감치 투자해 남다른 혜안을 입증한 하우스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이나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사), 휴젤, 칼스젠, 오리스헬스 등 국내외 수많은 유니콘 스타트업을 포트폴리오로 편입했다.우리벤처파트너스는 이같이 쟁쟁한 포트폴리오를 하나의 펀드에 담았다. 'KTBN 7호 벤처투자조합'이 다수의 유니콘을 육성해 낸 펀드다. 이미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역사에서 ‘전설’로 남을 펀드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바이오와 플랫폼, 핀테크 등 폭넓은 영역에 투자해 고른 성과를 기록했다.
KTBN 7호 벤처투자조합은 내년 청산을 앞둔 만큼 역대급 성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예정대로 내년 우수한 성적으로 청산을 완료하면 올해 출범한 우리벤처파트너스의 대표 펀드로 남을 전망이다.
◇KTBN 7호 조합, 국내외 유니콘만 6개 편입
우리벤처투자는 내년 KTBN 7호 벤처투자조합을 비롯해 다수의 펀드가 만기를 앞두고 있다. 2013년 1150억원 규모로 결성한 ‘KTB 해외진출 Platform 펀드’를 시작으로 KTBN 8호 투자조합, KTBN 9호 디지털콘텐츠코리아 투자조합 등이 청산을 대기하고 있다. KTB 해외진출 Platform 펀드는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첫 청산 조합이 될 전망이다.
2014년 약정총액 682억원으로 결성된 KTBN 7호 벤처투자조합은 약 6개의 국내외 유니콘 기업을 배출해 냈다. 1981년부터 이어져 온 우리벤처투자의 투자 노하우와 역량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벤처펀드다.
주요 출자사(LP)로는 국민연금공단과 행정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성장사다리펀드(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등이 참여했다. 우리벤처파트너스에서도 GP 커밋으로 약정총액의 20%를 담당했다.
투자 재원은 결성 이후 4년 만인 2018년 모두 소진했다. 포트폴리오는 면면을 살펴보면 화려하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를 해당 펀드로 투자했다. 보툴리눔 톡신 기업 휴젤에도 베팅했다. 모두 국내를 대표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해외 유니콘 기업들도 담겨 있다. 미국의 로보틱스 수술 플랫폼 기업 오리스헬스와 중국의 바이오 기업 칼스젠, 인도의 부동산 플랫폼 기업인 노브로커 등이 KTBN 7호 벤처투자조합의 수혜를 받았다. 노브로커의 경우 인도 최초의 프롭테크 유니콘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기업이다.
총 2차례에 걸쳐 60억원을 투자한 오리스헬스의 경우 2019년 다국적제약사인 존슨앤존슨 품에 안기며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 인수합병(M&A) 당시 대금만 34억달러에 달했다. M&A와 맞물려 회수를 진행한 우리벤처파트너스는 168억원을 거둬들여 투자원금 대비 2.8배에 달하는 차익을 남겼다.
유니콘 기업 외에 상장한 포트폴리오도 상당하다. △버즈빌(애드테크) △서남(초전도 선재 개발) △셀리드(면역치료제 개발) △아리바이오(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 △올리패스(바이오 신약 개발) △RBW(엔터테인먼트) △원티드랩(HR) △피플바이오(바이오) △앱클론(세포유전자 치료제 플랫폼 개발) 등 상장사들이 증시 입성 이전 성장 과정에서 KTBN 7호 벤처투자조합으로부터 자금을 수혈했다.
회수 성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우아한형제들이 2019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M&A 되면서 투자원금 대비 27배 이상의 수익을 기록했다. 투자원금 23억원이 625억원으로 되돌아왔다. 걸그룹 마마무를 키워낸 RBW로도 투자원금 대비 10배에 달하는 수익을 기록했다.
◇김창규 대표 혜안 입증, 청산 기대감도 고조
KTBN 7호 벤처투자조합 성과의 중심에는 김창규 대표(사진)가 있다. 김 대표가 KTB네트워크 전무로 활약하던 시절부터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아 운용해 왔다. 신태광 상무와 김재한 상무도 핵심 운용인력을 담당하며 펀드 운용에 힘을 보탰다.
비바리퍼블리카와 우아한형제들이 김 대표가 직접 발굴해 투자한 기업이다. 2개 기업에 투자하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핀테크와 배달 플랫폼의 성공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던 투자 심의 심의위원들을 치열하게 설득했기 때문이다. 비바리퍼블리카의 경우 2013년 설립 이후 2년 뒤인 2015년 진행하는 초기 투자였던 만큼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다.
김 대표는 “핀테크는 습관을 바꿔야 하는데 송금으로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와 팀의 아이디어에 높은 점수를 줬다”며 “우아한형제들의 경우 김봉진 대표에 대한 믿음이 커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운용 인력의 투자 역량이 빛을 발하면서 KTBN 7호 벤처투자조합의 내년 청산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682억원을 투자해 현재까지 회수된 금액만 2528억원이다. 이미 3.7배 이상의 멀티플을 기록했다.
투자원금 기준으로 160억원가량이 미회수된 상황이다. 잔여 포트폴리오를 모두 정리할 나설 경우 3500억원까지 회수금액이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청산 시 내부수익률(IRR) 30%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KTBN 7호 벤처투자조합에 쏟았던 운용 역량을 ‘우리 2022 스케일업 펀드’에 녹여내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12월 결성한 우리 2022 스케일업 펀드는 올해 6월 증액을 통해 규모를 3075억원까지 불렸다. 우리벤처파트너스가 결성한 펀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해당 펀드 역시 김 대표가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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