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매니저 프로파일/ KB인베스트먼트]투자영토 확장 '역군', 멀티 플레이어 국찬우 CIO글로벌·바이오 투자 확대 일조…"질적 성장 단계, PE 투자 강화"

이효범 기자공개 2023-11-03 07:56:27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1일 09: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종필 대표이사 체제 아래 KB인베스트먼트는 급격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의 후광효과를 등에 업고 '펀딩-투자-회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했다. 여기에 투자 영역을 다변화하면서 외형을 키울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국내 벤처기업 투자 뿐만 아니라 글로벌, 바이오 투자를 핵심 키워드로 삼고 중장기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KB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영토 확장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 국찬우 상무다. 그가 벤처캐피탈리스트의 길을 걷게 된 건 채 10년에 못 미친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살려 바이오,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를 넓히는 데 일조해왔다. 최근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선임되면서 글로벌, 바이오 분야에 이어 PE 투자 강화라는 중책을 부여 받으면서 향후 행보에도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성장스토리: '다양한 이력' 벤처캐피탈리스트 역량 밑거름, 바이오 투자 두각

1981년생인 국 상무(사진)는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블루밍턴캠퍼스에서 텔레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를 전공했다. 이후 카네기멜론대에서 의료경영정책학(Healthcare management&policy) 석사 과정을 밟았고, 2008년 미국 정부에서 일하며 의료정책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2009년부터는 카네기멜론대 교수 추천을 계기로 플로리다주립대 박사 과정에 입학해 질병별 경제성 분석 연구를 시작했다.

국 상무는 이같은 이력을 바탕으로 2011년 삼정KPMG 의료산업 컨설팅을 시니어 컨설턴트를 거쳐, 2012년부터 한국 IMS Health(현 아이큐비아)에서 M&A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했다. 이후 삼성서울병원 미래혁신센터에서 전략기획 업무를 맡기도 했다.

국내 바이오 심사역 중에서도 국 상무의 이력은 보기 드문 케이스로 평가된다. 또 상당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업무를 수행해 나가는 모습에 VC업계에서 러브콜도 잇따랐다. 실제로 국 상무가 VC 업계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당시 인터베스트에서 바이오 투자를 주로 해왔던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 김정년 파라투자인베스트먼트 부사장과의 인연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뚜렷한 투자 이력이 없었던 그는 VC업계에 쉽사리 뛰어들지 못했다. 그러다 2016년 KB인베스트먼트의 제안을 받고 이직을 결심했다. 당시 'KB-솔리더스 글로벌 헬스케어펀드'를 결성하면서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전문가를 물색했는데 적임자로 꼽힌 게 국 상무였다. 그는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전향한 이후 펀드 운용에 곧바로 참여했다.

미국 진출에 성공한 대전 선병원 사례가 그의 손을 거쳤다. 국 상무는 당시 "대전 선병원이 해외 진출하는 과정에서 미국 서부에 있는 수술 전문 병원을 인수하는 딜(deal)에 자금을 댔다"며 "당시 IRR 12% 수준의 회수 성과를 이뤄내면서 국내에서 병원에 투자해 첫 회수한 트랙레코드를 쌓았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그는 KB인베스트먼트의 국내외 바이오 투자에 주력해왔다. 최근 주요 엑시트 포트폴리오인 제이엘케이, 지노믹트리, 지니너스 등이 그가 투자한 기업이다.

국 상무는 특히 KB인베스트먼트의 글로벌 바이오 투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적잖은 역할을 해왔다. 특히 보스턴 지사를 설립하는 실무 작업을 주도해왔다. 현재 그는 미국지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지사장 자리를 내려 놓을 계획이지만 당분간 지사를 안정화하는 주력할 계획이다.

그동안 보스턴 지사 설립을 위한 첫 준비는 이스라엘 바이오 인큐베이터인 퓨처엑스(FutuRx)에 투자하는 일이었다. 퓨처엑스는 2018년 미국의 존슨앤존슨(J&J), 오비메드(OrbiMed), 타케다(Takeda)가 주도해 설립됐다. 퓨처엑스에 투자하는 펀드에 1300만달러를 출자하는 LP로 참여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해 본격적으로 해외 직접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그 결과물이 아디셋 바이오(Adicet Bio, 감마델타세포치료제), 아벨 테라퓨틱스(Arvelle Therapeutics, 항뇌전증치료제) 등이다. 현지 후기 단계 바이오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했고 수익을 실현하기도 했다. 이같은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미국 현지 역외펀드(RMG-KB BioAccess 펀드)와 글로벌 전용 펀드(글로벌플랫폼2호펀드)를 결성했고 보스턴 지사 설립을 올들어 본격화했다.

국 상무는 KB인베스트먼트가 이미 미국 현지 VC들과 이미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현지 VC들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우수한 기술 기반의 초기 기업인 하이쿠 바이오 사이언스(Hyku Bioscience)와 FDA 허가를 취득하고 상업화 단계의 의료기기 개발사인 바이오 프로텍트(Bio Protect)에 투자하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현지에서 차별화된 기술과 팀을 보유한 회사에 꾸준한 투자를 통해 보스턴 지사의 역량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철학: 초기부터 후기까지 팔로우온...심사역은 그림자 같은 존재

국 상무의 투자철학은 팔로우온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는 초기부터 후기까지 포트폴리오 기업의 성장을 꾸준히 지원한다는 철학을 갖고 투자에 임한다. 실제로 제이엘케이, 지노믹트리 등 그의 포트폴리오 중에서는 수차례 팔로우온 투자를 실시한 사례가 많다.

그는 초기부터 후기까지 '책임지는 투자'라고 강하게 표현할 정도로 팔로우온 투자를 강조했다. 이면에는 오랜기간 지원할 만한 초기기업을 발굴하는데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불어 초기 투자하는 기업을 선별하는데 신중을 기한다는 각오도 내포돼 있다.

국 상무는 "꾸준히 팔로우온을 할 수 잇는 투자자가 되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며 "투자기업이 힘들 때 그 손을 놓지 않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KB인베스트먼트가 그만큼 초기투자 기업을 잘 선별하기 때문에 꾸준하게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포트폴리오 기업이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되겠다고 했다. '심사역은 그림자 같은 존재'라고 표현할 정도로 그는 자신을 드러내길 선호하는 성향은 아니다. 국 상무는 "LP의 자금을 운용하는 것으로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그림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또 심사역은 포트폴리오 기업이 성장에 디딤돌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트랙레코드: 40여개 기업, 3000억 넘게 투자...바이오 포트폴리오 잇단 결실

국 상무는 KB인베스트먼트에 입사한 이후 40여개 기업에 투자해왔다. 국내기업에 총 27건의 투자를 실시했으며 그 규모는 1948억원에 달한다.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로 바이오텍이 많은 편이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는 제이엘케이다. 최근 KB인베스트먼트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포트폴리오다. 인공지능 의료 분석 솔루션 개발 기업으로 2014년 2월 설립됐다. 2019년 12월 코스닥 상장 이후 올들어 주가가 우상향하는 추세다. KB인베스트먼트는 2017년 초 제이엘케이의 시리즈A 라운드에 참여해 2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시리즈B, 시리즈C 라운드에 각각 참여해 총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했다.

암 조기진단 제품 개발 및 분자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노믹트리도 국 상무의 포트폴리오다. 지노믹트리는 지난 2016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됐고, 2019년 코스닥으로 이전했다. 2014년 첫 투자를 실시해 2017년 팔로우온 투자를 했고 2020년 세번째 투자를 단행했다. 이 외에도 이미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지니너스를 비롯해 비상장 바이오텍인 오름테라퓨틱도 국 상무의 주요 포트폴리오에 포함된다.

국 상무는 해외투자도 활발하게 실시했다. 총 16건의 투자를 통해 1억2510만달러를 집행했다. 글로벌 투자로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는 항뇌전증치료제를 개발하는 아벨 테라퓨틱스(Arvelle Therapeutics)다.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파마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2019년 4월 1000만 달러를 투자해 1년 반만에 2500만달러를 회수했다. 단기간 내에 멀티플 2배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국 상무는 이같은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올초 결성한 전략적투자(SI) 펀드인 글로벌플랫폼2호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았다. 이 펀드의 결성 규모는 2500억원에 달한다. 이외에 KB-솔리더스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 등 총 4개 펀드에 대표 펀드매니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향후 계획: KB인베스트먼트 더블 CIO 체제...바이오·글로벌·PE '진두지휘'

국 상무는 최근 KB인베스트먼트 CIO로 발탁됐다. 기존 바이오투자그룹장에서 역할을 키우는 한편 김형준 상무와 함께 2명의 CIO 체제에서 한 축을 담당하게 된 셈이다. 국 상무는 CIO로서 바이오투자그룹(김일한 그룹장)을 비롯해 글로벌투자그룹(유정호 그룹장), PE투자그룹(김재홍 그룹장)을 총괄한다.

올해 CIO로 발탁되면서 향후 PE투자그룹을 키우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KB인베스트먼트는 한때 PE AUM이 VC AUM에 비해서 컸던 시절이 있었지만 최근 수년간 VC AUM이 훌쩍 커지면서 PE 투자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국 상무는 앞으로 더 굵직한 딜을 하기 위해 PE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KB인베스트먼트는 질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단계인 만큼 한층 더 수준 높은 딜을 해 나가야 한다"며 "향후 시장 상황이 어려워질 경우 PE 투자가 한층 활발해 질 수 있다는 점 등도 고려해 바이아웃성 딜과 같은 대형 딜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에서는 직접 투자를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그동안 KB인베스트먼트는 현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공동운용(Co-GP) 방식으로 펀드를 결성해왔다. 앞으로는 여기서 벗어나 단독투자 혹은 직접투자를 강화하는 쪽으로 진화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바이오 섹터에 대해서는 투자와 회수 선순환이 형성된 시기로 보고 스노우볼 이펙트(눈덩이 효과)를 더 크게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국 상무는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의 글로벌 투자에서는 딥테크, 로보틱스, AI 솔루션 분야의 투자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인도에서는 우수한 공학인력들이 창업하는 기업의 성장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우 성장성아 뛰어난 섹터에 직접 투자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