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S등급의 길]SK㈜,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리더'…과제 아직 남았나②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서도 호평, 환경·지배구조에서 개선점 남아
김위수 기자공개 2023-11-07 07:30:40
[편집자주]
올해 한국ESG기준원(KCGS)의 ESG 평가에서는 SK그룹의 존재감이 빛났다. 사실상 최고 등급으로 여겨지는 A+ 등급에 SK그룹 5개 계열사가 포함됐다. 재계 다른 그룹 대비 높은 성적이다. 더벨이 'ESG 모범생' SK그룹의 ESG 경영 현황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모습에 대해 전망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2일 07:5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는 그룹내에서나 재계 전반에서나 ESG 경영을 이끄는 위치에 있다. 한국ESG연구원(KCGS)이 ESG 평가모형을 글로벌 기준으로 개편하며 난이도가 대폭 상승한 지난해 A+ 등급 기업은 14개에서 5개로 크게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SK㈜는 가뿐히 A+ 등급을 수성하며 'ESG 모범생' 타이틀을 이어갈 수 있었다.시각을 글로벌로 넓혀도 SK㈜의 ESG 경영 수준은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국내에서 ESG 평가로 자주 언급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는 SK㈜의 ESG 경영이 지주사업을 하는 동종업계 기업 중 상위 10% 안에 든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MSCI로부터 AAA 등급을 받은 기업은 SK㈜와 네이버 뿐이다. 또 스탠다드앤푸어스(S&P) 역시 SK㈜의 ESG 점수로 100점 만점에 82점을 부여했다.
◇SK㈜의 ESG 경영, 개선점 남아있는 '환경'
올해 KCGS가 평가한 SK㈜의 ESG 등급을 항목 별로 나누면 환경이 A, 사회가 A+, 지배구조가 A+로 나타났다. KCGS는 ESG 평가시 지배구조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평가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환경부문의 등급이 A+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통합등급에서 A+를 획득할 수 있었다.
환경부문에 대한 평가는 KCGS와 해외 ESG 평정기관들의 의견이 겹치는 부분이 있다. MSCI는 SK㈜ 탄소배출 항목에 대해 동종업계 대비 '평균' 수준이라고 평가했고, 영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LGIM도 SK㈜의 탄소배출 정책이 자체적으로 정한 '글로벌 최소 기준'에 미달한다고 평가했다.
SK㈜는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SK그룹 전체적으로는 2030년까지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1%인 2억톤(t)의 탄소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지주사이다보니 직접적인 탄소배출보다는 투자사와 계열사를 통한 친환경 기술 확보 및 탄소감축에 초점이 맞춰진 경향이 있다. 이같은 계획이 글로벌 수준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평가기관들이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강점' 지배구조, 엇갈리는 국내외 평가
KCGS 평가에서 SK㈜가 강점을 보인 항목은 단연 지배구조다. KCGS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SK㈜의 지배구조 등급으로 줄곧 A+를 부여해 왔다. 실제 SK㈜는 2016년 일찌감치 이사회에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 매진해왔다.
2019년에는 최태원 회장이 이사회 의장 직책을 내려놓고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맞는 등 독립성과 투명성 강화에 나섰다. 지금은 사외이사 의장이 꽤나 흔해졌지만 당시만해도 주요 그룹 가운데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의장을 맡긴 것은 SK㈜ 및 계열사들이 처음이었다.
특히 SK㈜는 지난해 이사회 역량 현황표(BSM·Board Skill Matrix)를 우리나라 주요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공개했다. 올들어 SK그룹 계열사들은 물론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BSM을 발표하게 돼 SK㈜가 선도적인 역할을 했는 평가다. 이같은 적극적인 정보공개는 SK㈜가 높은 ESG 등급을 받은 요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글로벌 평정기관들의 시각은 조금 더 냉정하기는 했다. MSCI는 SK㈜의 지배구조 수준이 동종업계 평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인 평가 근거를 제시하는 LGIM의 의견을 살펴보면 SK㈜의 지배구조 중 미흡한 사안은 △이사회 의장의 독립성 △감사위원회의 전문성 △기후변화와 관련된 로비활동 등이 지목됐다. 지배구조와 별개로 점수를 산정한 투명성 항목은 100점 만점에 88점으로 동종업계 평균치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K㈜ 등급 오를까
SK㈜는 KCGS 평가에서 A+라는 한계를 뚫고 S등급이 될 수 있을까. SK㈜는 ESG 경영에 적극적인 SK그룹 중에서도 ESG 경영에 있어 앞서가는 곳이다. 국내외 ESG 평가를 종합해보면 ESG 경영 수준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KCGS 입장에서는 S등급을 꺼내기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S등급은 탁월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한 기업들에게 부여하는 점수다. 아직까지는 국내 평가대상 기업 중 S등급에 해당하는 점수를 획득한 곳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ESG S등급 수준이면 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관련한 리스크가 '없는' 기업이어야 한다. 앞서 평정기관들이 지적했듯 지금 당장은 탄소배출이나 오너가 경영인들에 대한 이슈가 전혀 없을 것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주사 역할을 하는 기업인만큼 계열사들의 영향도 일부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SK㈜는 글로벌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임에도 꾸준히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SK㈜를 포함한 SK그룹은 이사회 산하 감사위원회의가 회사 내부 감사기구를 직접 감독하도록 하는 지배구조 개선을 단행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배구조와 관련된 문제점은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SK그룹에서 S등급 기업이 나온다면 SK㈜가 유력한 후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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