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SLL중앙, 주관사 제안서마다 상장밸류 '조단위'시총 1.6조 스튜디오드래곤 비교기업…국내외 OTT 선판매 전략, 수익성 회복
양정우 기자공개 2023-11-09 13:55:17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8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콘텐츠' 제작사인 SLL중앙(스튜디오룰루랄라중앙)이 상장주관사 선정에 나서면서 증권사마다 입찰제안서를 속속 제출했다. 밸류에이션 초안을 제시한 증권사 IB 파트는 대부분 상장 밸류로 1조원 이상의 몸값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된다.SLL중앙과 비즈니스 모델이 유사한 스튜디오드래곤은 시가총액이 1조6000억원 안팎이다. 두 기업은 연간 5000억~7000억원의 매출 볼륨을 유지하고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스튜디오드래곤이 뚜렷하게 앞서고 있다. 향후 조 단위 밸류로 증시에 입성하려면 스튜디오드래곤의 이익 수준을 따라잡는 게 급선무다.
◇대형 증권사, 제안서 제출 마무리…이르면 이달 내 주관사단 확정
8일 IB업계에 따르면 SLL중앙은 국내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상장주관사 입찰제안서를 수령했다. 제안서가 접수되면 프레젠테이션(PT) 경쟁을 거쳐 주관사를 확정하는 게 IPO 프로세스다. 본래 PT는 지난달 중순으로 예정됐으나 이번달로 한 차례 연기됐다.
상장 주관사단 자리에 도전하는 증권업계는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면서 1조원 이상의 상장 밸류를 적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무래도 과거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 단가를 고려한 액수로 관측된다. 프랙시스캐피탈과 텐센트로부터 1조2000억원 안팎의 밸류로 약 4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 주관사 선정 작업을 벌인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달리 제안서 제출시 FI의 투자 단가가 고려돼야 한다는 뉘앙스가 전달된 것으로 안다"며 "주관사 자리에 도전하는 하우스마다 일단 1조원 이상의 몸값을 목표로 삼은 후 밸류 근거인 가치산정 논리와 에쿼티 스토리를 마련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상장주관사에 도전하는 증권사 IB 파트에서는 조 단위 밸류를 실현 가능한 목표로 본다. 일단 IPO 속도전에 나설 기업이 아니어서 앞으로 실적이 한 단계 도약할 여지가 있다. 여기에 콘텐츠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국내 성장 섹터라는 게 한몫을 하고 있다. 대표 산업 대부분이 임계점에 다다른 여건에서 성장 여력을 가진 건 2차전지, 인공지능, 콘텐츠, 바이오/헬스케어 등으로 제한돼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내 콘텐츠 제작사 입장에서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의 등장은 기회로 여겨진다. OTT 업체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플랫폼 기업의 콘텐츠 투자도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국내 진출 이후 2016년부터 2021년 말까지 1조원 이상을 한국 콘텐츠에 투자했다. 2023년부터 향후 4년 간 3조3000억원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SLL중앙 등 콘텐츠 제작사로서는 제작 재원을 마련하는 게 수월해졌을 뿐 아니라 미디어 채널의 다변화로 공급처가 확대됐다. 시청 방식도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바뀌면서 콘텐츠 확보 경쟁에 따라 제작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OTT 선판매 전략, 흑자 전환 주효…스튜디오드래곤 따라잡기 '아직'
SLL중앙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652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4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집계돼 흑자로 전환했다. 무엇보다 TV 방영 드라마가 지속적으로 흥행을 거둔 게 주효했다. '대행사', '닥터 차정숙', '나쁜 엄마', '킹더랜드', '힙하게' 등이 연달아 성과를 냈다.
TV 방영 드라마의 경우 국내외 OTT 선판매에 나선 후 편성하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그 결과 전체 유통 매출에서 차지하는 동시 방영 매출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올들어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이유다.
IB업계에서는 SLL중앙의 전략 선택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지난해 영업적자라는 성적표를 받은 건 관계사 JTBC의 실적 저하로 드라마 편성이 축소되고 유통 매출이 위축된 탓이다. 이런 난관의 타개책으로 OTT 선판매에 주력한 결과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단 콘텐츠 제작 역량이 뒷받침된 여건에서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전략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의 경우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863억원, 170억원으로 집계됐다. SLL중앙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연간 당기순이익을 비교할 때 여전히 격차가 크다. 향후 본격적인 IPO 전까지 연결 실적에 포함되는 미국 제작사 wiip 등이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뤄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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