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셔레스트 영업종료 여파, 중소형거래소 전체로 확대되나 높아지는 원화거래 장벽…중소형사 '버티기 전략' 유지하기 힘들어
노윤주 기자공개 2023-11-09 10:23:15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8일 13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 캐셔레스트를 운영하는 뉴링크가 거래소 사업 종료를 알렸다. 2018년 3월 개장 후 5년 반 만이다. 캐셔레스트는 한 때 자체 발행 가상자산 캡(CAP)을 발행하면서 대형 원화거래소에 대적할 정도로 몸집을 불렸으나 거래소코인 자사 거래 불가, 원화거래 지원 중단 등으로 인해 사세가 위축됐다.캐셔레스트는 올해 초까지 원화거래소로 재개장하기 위해 일부 지방은행과 활발히 소통했다. 그러나 수익성이 없다는 판단 하에 지방은행들이 손을 놓자 영업난을 견디지 못하고 사업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서는 원화거래소 변경신고의 요원함, 준비금 30억원 요건 등이 사업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해석했다. 여기에 최근 원화거래소 변경신고 불수리 통보를 받은 한빗코 사례가 겹치면서 사업을 포기하는 중소형거래소가 추가로 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규제 직격탄 받은 캐셔…손실 누적 끝에 영업 종료 결정
캐셔레스트는 지난 6일 홈페이지를 통해 거래소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신규 가입과 입금은 같은날 오전 11시부터 중단됐다. 캐셔레스트를 통한 가상자산 거래는 오는 11일부터 불가능하다. 고객 예치 가상자산 출금은 한달 뒤인 12월 22일까지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캐셔레스트의 재무상황은 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개장 첫해인 2018년에는 자체 발행 가상자산 캡의 인기로 172억원의 매출, 5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21년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전 캐셔레스트가 보관하고 있던 고객 원화 예치금은 396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캡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캐셔레스트의 매출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2019년에는 32억7763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사세를 급격히 키운 탓에 61억4899만원의 영업손실도 났다. 2020년에는 매출이 7억5581만원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지난해 캐셔레스트의매출은 5억8316만원, 영업손실은 42억2795만원이다. 특금법 시행 이후 원화거래를 중단, 코인마켓만 운영한 게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이다. 여기에 특금법에서 거래소가 자체발행한 가상자산을 자사에서 거래할 수 없도록 규제하면서 핵심 콘텐츠이던 캡 거래도 불가능하게 돼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은행과 실명계좌 계약 체결 가능성 낮아…중소형사 사업 유지 '무리'
캐셔레스트는 올해초까지 원화거래소 변경신고를 위해 은행 문을 두드렸다. 우선 가능성이 높은 지방은행을 찾았다. 전북은행과 실명계좌 제공 계약을 체결한 고팍스(스트리미)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지방은행도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가상자산거래소와의 계약을 검토했었다.
한 지방은행과 계약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며 기대감이 커졌으나 최종 불발됐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행은 수익 확대 가능성의 불투명, 당국 설득 과정, 자금세탁 리스크 등을 이유로 캐셔레스트 제안을 거절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실무측에서 논의가 오간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종 결정권자인 경영진에게는 이 내용이 전달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업계서는 캐셔레스트처럼 거래소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추가 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화거래소 편입 장벽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빗코가 광주은행과 계약을 체결해 실명계좌 제공 확인서를 발급받았음에도 불구, 역량 부족으로 변경신고 불수리 통지를 받았다.
은행연합회가 제시하는 준비금 30억원 마련도 부담이다. 연합회는 가상자산거래소에게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일평균 원화 예치금의 30%를 준비금으로 마련하도록 했다. 한도는 최소 30억원, 최대 200억원이다. 가이드라인 발표 당시 중소형거래소들은 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준비금을 마련하는 게 무리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은행 계약을 체결하면 원화거래소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어 중소형거래소들이 버텨왔다"며 "원화 전환 후 거래소를 매각하는 것까지 고려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계약 체결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례가 생기면서 사업 지속에 대한 고민이 커졌을 것"이라며 "거래소 사업 종료를 선언하는 곳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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