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계열 VC 톺아보기]NH벤처, 5대 금융 VC '나홀로 적자' 흑자전환 언제쯤④2020~2022년 순손실 지속, 관리보수 저조·지분법 손익 부진…내년 BEP 달성 목표
이효범 기자공개 2023-11-13 07:39:16
[편집자주]
2017년까지만 해도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VC)은 KB인베스트먼트 한 곳에 불과했다. 2018년부터 금융지주사가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VC를 신규로 설립하거나 M&A에 나섰다. 올해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사는 모두 VC를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다. 금융지주 산하 VC는 은행이라는 강력한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AUM을 키워나가며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더벨은 약진하고 있는 은행 계열 VC의 성장 전략과 차별화 포인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9일 09: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벤처투자는 설립 이후 연간기준 순이익을 달성한 적이 없다. 특히 벤처투자 호황기였던 2021년에도 순손실을 냈다. 당시 다른 금융지주 계열 벤처캐피탈(VC)들은 많게는 세자릿수, 적게는 두자릿수 순이익을 거뒀다. 2022년에도 전년대비 다소 저하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이익을 냈다. NH벤처투자만 유일하게 순손실을 피하지 못했다.실적 안전판 역할을 하는 관리보수가 크지 않다는 점과 함께 지난해까지 펀드를 통한 지분법 손익도 부진했기 때문이다. 올해 김현진 대표이사 취임 이후 실적 개선 조짐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을 기록하며 연간 기준 흑자 기대감을 키웠다. 특히 내년부터 활발한 펀드 결성에 돌입할 계획인 만큼 관리보수를 키워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호황기 2021년 'KB·우리·신한·하나' 모두 순익, 대부분 공동운용 'NH' 순손실 지속
NH벤처투자는 최근 3년(2021년~2023년) 동안 매년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 14억원, 2022년 9억원, 2022년 21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수익이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영업비용 증가 폭이 더욱 컸기 때문에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지속됐다.
4대 금융 계열 VC들과 비교하면 NH벤처투자의 실적은 더욱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2021년 까지만 해도 신한벤처투자가 순손실 9억원을 내기도 했다. KB인베스트먼트, 우리벤처파트너스(당시 다올인베스트먼트)는 각각 순이익 279억원, 358억원을 냈고 하나벤처스는 29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21년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순이익 648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개선 폭의 차이가 있긴 했지만 신한벤처투자와 하나벤처스는 모두 전년대비 개선된 순이익을 달성했다. KB인베스트먼트의 순이익이 줄긴 했지만 240억원에 달했다.
NH벤처투자만 유일하게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는 2022년에도 이어졌다. 금융지주 계열 VC들은 전반적으로 2021년에 비해 2022년 부진한 실적을 냈다. 하지만 순손실을 기록한 건 NH벤처투자 뿐이었다.
이처럼 유독 실적이 부진한 건 운용자산(AUM) 격차가 큰 영향도 있다. 2022년말 기준 NH벤처투자의 AUM은 2612억원으로 영업수익은 21억원에 그쳤으나 영업비용이 47억원에 달했다. 2020년말 기준 하나벤처스의 AUM은 2100억원이다. 당시 영업수익은 87억원, 영업비용은 48억원으로 순이익은 29억원이었다.
하나벤처스와 NH벤처투자 모두 설립된 지 채 5년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과보수보다는 관리보수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NH벤처투자의 경우 공동운용(Co-GP) 펀드가 많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공동 운용 펀드의 지분율을 50%로 추산해 이를 반영하면 AUM은 1423억원에 그친다.
더욱이 결성한 펀드에 대한 지분 가치도 결성 초기에 비해 하락했다. 2020년 결성한 엔에이치-유온투자조합1호의 취득가액 19억원이지만 2022년말 기준 장부가액은 5억원으로 나타났다. 엔에이치농식품벤처투자조합도 18억원에서 14억원으로, 엔에이치벤처-아주아이비 뉴그로쓰 펀드도 73억원에서 66억원으로 평가액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총 9개 펀드에 대한 취득가액은 145억원에서 120억원으로 25억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순익 달성 '포트폴리오 평가익 덕'…'BEP 달성' 최우선 과제
NH벤처투자는 그러나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연간 기준 첫 순이익 달성 가능성도 있다. 상반기 영업수익 17억원, 영업이익 3억원을 달성했다. 2022년 상반기에 비해 8억원 증가한 규모다.
특히 2022년 결성한 엔에이치-딥다이브 스마트물류(결성액 53억원), 한 아세안 테크놀로지펀드2(171억원), 엔에이치영파머스투자조합(105억원), 엔에이치디지털얼라이언스펀드(1000억원) 등 4개 펀드에 대한 관리보수가 반영된 영향이다.
올들어 결성한 펀드에 편입된 포트폴리오 기업 가치가 상승하면서 GP커밋을 태운 펀드의 지분법 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상반기 동안 순이익 2억원을 냈다. 다만 이번 실적이 평가이익에 기인하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존재한다. 예컨데 투자한 비상장 기업의 가치가 연내 하락할 경우 하반기 실적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
NH벤처투자는 이처럼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큰 영업실적 구조를 개선하고 안정적으로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는 실적 구조를 만드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당장 실적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는 관리보수를 확보하는 게 급선무다. 이르면 연내 유상증자를 완료해 자기자본을 500억원 중반대로 확충하는 만큼 내년에 활발한 펀드 결성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NH벤처투자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실적에는 과거 투자했던 포트폴리오들에 대한 결과가 많이 반영돼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새로 결성하는 펀드와 투자 성과들이 반영되면서 보수적으로 보면 내년 연말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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