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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사 성과보수 공유 논란]메자닌·부동산 펀드가 대다수…주식형 거의 없어②딜 기한 맞추려 고육책…최근 공모주 펀드도 확산

황원지 기자공개 2023-11-15 08:15:04

[편집자주]

펀드 판매사의 성과보수 공유가 업계에 논란이 되고 있다. 원래 판매사는 판매보수를, 운용사는 운용보수를 가져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사모펀드 시장 펀딩이 어려워지면서 판매사들이 성과보수 공유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법적 문제는 없지만 ‘울며 겨자먹기’라는 의견과 ‘운용사의 협상카드’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펀드 성공보수를 둘러싼 논란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9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판매사가 운용사의 성과보수를 공유하는 계약은 주로 메자닌과 부동산과 같이 프로젝트 펀드에서 잦은 편이다. 해당 딜에 투자할 수 있는 기한이 정해진 만큼, 자금을 빠르게 가져오는 게 핵심이기 때문이다. 판매사 입장에서는 운용사 손을 잡지 않더라도 IB 네트워크가 있다면 투자가 가능한 영역이라 운용사에 성과보수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이미 시장에 상장된 주식에 투자하는 순수 주식형 펀드에서는 이러한 계약이 드물다. 운용역의 매도, 매수 결정이 수익률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판매사의 영향력이 적은 만큼 성과보수 공유도 없다. 다만 메자닌 투자가 가미된 사모 공모주 펀드의 경우 최근 들어 이러한 움직임이 일반화되고 있다.

◇한정된 딜 기회… 자금력 갖춘 판매사가 우위 점해

판매사와 성과보수를 공유하는 계약은 메자닌과 부동산과 같은 프로젝트 펀드에서 주로 이뤄진다. 메자닌 펀드는 라운드 A·B·C, 프리IPO 등 비상장 투자나 코스닥 상장사들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CPS(전환우선주) 등에 투자한다. 부동산 펀드 또한 물류센터 등 실물 부동산을 인수하거나, PF 과정에서 발행되는 채권을 담는다. 두 경우 모두 딜이 한정된 기간에 일부에게만 열린다는 특징이 있다.

이처럼 투자 기한이 정해진 딜은 자금을 빠르게 조달할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 된다. 메자닌 매니저가 IB들과 관계를 쌓아 좋은 딜을 따오더라도, 운용사에 자금이 없다면 놓칠 수 밖에 없다. 투자자를 모으는 IB입장에서도 빠르게 자금을 쏴줄 수 있는 하우스를 선호하는 편이다.

물론 운용사 이름을 내걸고 만드는 블라인드 펀드가 있거나 자기자본 규모가 크다면 가능하지만 최근 결성되는 펀드는 대부분 프로젝트다. 사모펀드 투자자들의 운용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어디에 투자하는지, 언제 엑시트할 수 있는지 확실한 프로젝트 펀드를 더 선호해서다.

운용사들이 하나증권 클럽원과 같이 수익자를 확실하게 모을 수 있는 판매사에 몰리는 이유다. 클럽원이나 일부 탑클래스 WM센터는 이미 여러 차례 이러한 투자를 진행해 메자닌, 부동산에 이해도가 높은 수익자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딜 내용만 좋다면 기한에 맞춰 수익자를 맞추기 쉬운 구조다.

또한 운용사에서 조건을 맞춰주지 않을 경우 판매사에서 직접 신탁 방식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이미 WM센터 자체적으로도 IB네트워크가 깔려 있는 데다, 딜을 진행해본 경험도 많아 실무에 어려움이 없다. 특정금전신탁 방식으로 고객 자금을 직접 투자하면 굳이 운용사가 낄 필요가 없는 셈이다. 결국 협상에서 판매사가 우위를 점하게 되는 구조다.

한 중소형 운용사 대표는 “운용사는 여럿인데 판매사는 한두곳에 불과하다 보니 경쟁이 붙는다”며 “자체 수익자 동원이 어려운 운용사들은 운용사 몫을 크게 줄인 조건에 계약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운용역 역량 성과에 직결' 순수 주식형은 사례 거의 없어

업계에서는 메자닌, 부동산 펀드 수익구조 자체가 판매사의 영향력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이들 펀드의 수익률은 처음에 펀드에 담는 메자닌이 어떤 것인가에 달려 있다. 딜이 열렸을 때 빠르게 파악해 수주하고, 좋은 딜인지 분석한 후 투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투자를 진행한 이후 엑시트까지는 위험이 없도록 관리해주는 정도가 운용사의 역할이다. 처음 딜만 잡는다면 판매사도 크게 품이 들지 않는 셈이다.

반대로 순수 주식형에서는 운용사의 역할이 크다. 이들의 투자 대상은 매수와 매도가 언제든 가능한 상장 주식이다. 때문에 언제 사고 파는지를 결정하는지가 수익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일반 코스피를 따라가는 펀드나 중소형주 투자 펀드 모두 운용역의 매매 결정으로 성과를 낸다. 판매사가 지분을 주장할 명분이 없다.

매매가 잦지 않은 가치투자 펀드더라도 결국 운용역의 역량이 성과보수에 영향을 미친다. 가치주를 고르고, 이를 언제 얼마나 살 것인지까지 모두 운용역의 실력에 달렸기 때문이다. 또한 매도와 매수 결정을 하기만 한다면, 상장 시장에서 주식을 사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에 메자닌 펀드와는 구조적으로 차이가 난다.

주식형 펀드만을 둔 한 운용사 대표는 “성과보수를 공유하자는 제안을 들어본 적 없다”며 “주식형펀드에서 초과수익을 내는 건 순전히 운용역의 역량이기 때문에 이를 판매사와 공유한다는 건 생각해보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2~3년 전부터 공모주 펀드에서는 성과보수 공유 계약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사모 코스닥벤처 펀드는 전체의 50% 가량의 자산을 벤처기업 주식으로 담아야 한다. 벤처기업 주식으로는 CB, BW, CPS, RCPS(상환전환우선주)까지 모든 메자닌을 인정한다. 때문에 사모의 경우 메자닌 투자 역량이 공모주 매니저에게도 요구되는 편이다.

또다른 중소형 운용사 대표는 “공모주 펀드는 신생 운용사가 처음으로 설정하는 라인업이기도 하고, 운용에 들어가는 품이 크지 않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라 판매사 측에서 성과보수 공유 요청이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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