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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콘솔 도전기]펄어비스, 어설픈 잽보다 확실한 한방 노린다기대작 '붉은사막' 막바지 담금질, 개발 완성 단계 접어들어…검은사막 경험 밑거름

황선중 기자공개 2023-11-16 10:08:26

[편집자주]

국내 게임사의 '콘솔' 도전이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서구권에서 선호도가 높은 콘솔게임 개발에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주요 먹거리였던 모바일게임 시장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아무도 성공을 장담하지 못한다. 섣부른 도전은 도리어 막대한 손실로 돌아올 수도 있다. 더벨은 콘솔게임 시장에 뛰어드는 국내 게임사의 역량을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4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다리다 지쳤어요."

최근 한 증권사에서 발행한 펄어비스에 대한 애널리스트 보고서 제목이다. 펄어비스가 지난 9일 진행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신작 콘솔게임 '붉은사막' 개발 지연 소식을 전한 것에 대한 실망감이 담겼다. 펄어비스는 당초 붉은사막을 2021년에 출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게임 완성도를 위해 출시 시점을 점점 미뤘고, 결국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붉은사막 출시 지연에 따른 실망감이 크다는 것은 반대로 붉은사막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막바지 개발에 한창인 붉은사막은 광활한 대륙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용병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PC·콘솔 멀티 플랫폼으로 개발되고 있다.

펄어비스 기대작 '붉은사막'

◇붉은사막에 눈길이 가는 이유 '탄탄한 게임성'

붉은사막에 눈길을 쏠리는 이유는 펄어비스의 출중한 게임 개발력 덕분이다. 펄어비스는 처녀작이었던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검은사막'을 단숨에 흥행궤도에 안착시키며 역량을 입증한 상태다. 검은사막은 2014년 12월 출시 이후 글로벌 150개국에 서비스되며 10년 가까이 펄어비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펄어비스는 국내 게임사 중에서는 드물게 AAA급 대작을 개발할 수 있는 자체 게임 개발 엔진 '블랙스페이스엔진'을 보유하고 있다. 대다수 게임사는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언리얼엔진'이나 '유니티엔진' 같은 해외의 상용 개발 엔진을 사용한다. 다만 펄어비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활한 게임 개발을 위해 독자적인 무기를 만들어 냈다.

당연히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펄어비스는 현재 신작 출시 지연으로 매출 감소기(연결)에 접어든 상태다. 2019년 5939억원에서 지난해 3856억원까지 떨어졌다. 그런데 연구개발비용은 같은 기간 875억원에서 1355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기준 연구개발비용은 전체 매출의 35.1%에 달했다.


◇검은사막으로 콘솔게임 경험도 쌓아

콘솔게임에 대한 경험도 있다. 펄어비스는 탄탄한 개발력에 자신감이 있는 만큼 국산 게임의 '불모지'로 불리는 콘솔게임 시장에도 비교적 일찌감치 도전장을 던졌었다. 2019년 검은사막 콘솔버전을 출시하며 굴지의 글로벌 게임사와 경쟁했다.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2020년 콘솔 플랫폼을 통해서만 매출 536억원(당시 전체 매출의 11%)을 올렸다.

현재 개발 중인 붉은사막은 펄어비스의 두 번째 콘솔게임이다. 검은사막으로 쌓은 경험과 노하우가 담긴다. 또한 검은사막과 달리 붉은사막은 기획 단계부터 콘솔게임 시장을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기대감은 한층 더 크다. 검은사막은 PC→모바일→콘솔 순으로 출시됐다. 붉은사막은 PC·콘솔→모바일 순으로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관심사는 붉은사막의 흥행 파급력이다. 펄어비스는 사실상 검은사막 지식재산권(IP) 하나로 매출 5000억원대(2019년 기준) 중견 게임사로 성장했다. 앞으로 붉은사막까지 흥행을 거둔다면 '원투펀치' 구색을 갖추며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펄어비스가 신뢰도 타격을 감수하면서까지 출시를 미루는 것도 확실한 흥행을 위해서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지난 9일 진행된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게임이 완성 단계에 계속 접어들고 있다"면서 "목표한 퀄리티를 위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너무 늦지 않게 개발을 마무리하고 출시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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