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TCL에 '로열티' 받는다 한국 진출한 TCL 제동…초대형 TV 시장서 중장기 경쟁 불가피
김도현 기자공개 2023-11-15 10:34:39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3일 15:3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V 시장에서 중국 공세가 거센 가운데 LG전자가 발목을 잡는 데 성공했다. 장기화 가능성이 점쳐진 법적 다툼에서 승리를 거둔 것. 해당 결과로 LG전자는 국내외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다만 중국 업체들도 제품 라인업과 공략 국가를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선 상태다. 현재 TV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17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2위는 LG전자와 하이센스, TCL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 3사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재차 합의 이끌어낸 LG전자, 국내 기업에 모범 사례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TCL은 작년부터 이어오던 소송 등 모든 분쟁을 종결하기로 했다. TCL이 LG전자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월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TCL이 자사의 TV 기술 특허를 탈취했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외부기기 리스트 제공방법 ▲평면 조명 장치 등 6개의 특허가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TCL이 미국 특허심판원에 무효심판을 청구하면서 올해 하반기 들어서까지 갈등이 계속된 상태였다.
앞서 LG전자는 TCL과 2차례, 하이센스와 1차례 소송전에 이긴 데 이어 이번까지 4번 연속 핵심기술을 지켜냈다. 특히 최근 TCL이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네이버에 공식 스토어를 여는 등 한국 진출을 본격화한 시점에서 LG전자의 견제구가 적중한 셈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로열티를 통한 추가 수익은 물론 마케팅 측면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이은 LG전자의 승전보는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부품부터 스마트폰과 TV 등 완제품까지 ‘한중 경쟁’이 심화한 만큼 각국 회사 간 법적 갈등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미 삼성디스플레이는 BOE와 복수의 분쟁을 진행 중이다. 대기업 이외에도 소재·장비·부품(소부장) 업체들도 중국발 기술, 인력 유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LG전자가 좋은 표본이 될 수 있는 셈이다.
고승진 특허법인 다나 대표는 “그동안 한국 기업들이 패널 조달처 확보 등 공급망 협력을 위해 공격적인 대응을 자제해왔으나 턱밑까지 추격해온 중국 회사들은 뿌리치기 위해서는 기술의 무임승차를 차단하기 위한 적극적인 소송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2024년 TV 회복세 기대, OLED 승부수 계속
LG전자의 TV 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부문은 지난 3분기 매출 3조5700억원, 영업이익 11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낮아졌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유럽의 지정학적 리스크 및 프리미엄 제품군 경쟁 심화로 매출은 작년보다 역성장했다”면서도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가 상승 등 원가 부담 요인에도 적정 유통재고 관리 기반 마케팅 비용 효율성 강화 등 수익성 중심 운영으로 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회사는 4분기까지는 세계 경기 부진 및 소비 심리 둔화로 전반적인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보면서 내년부터는 반등할 것으로 예측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주요 시장조사기관 발표에 의하면 2024년부터 다시 10% 중반 성장률을 되찾을 것”이라며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시장 전환 가속화로 상당 기간 높은 성장률이 이어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LG전자의 TV 매출에서 OLED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다. 여전히 LCD 기반 TV 점유율이 높아 중국 경쟁사와의 대결구도는 불가피하다.
아울러 TCL 등이 미니LED, OLED 등을 활용한 초대형 TV도 내놓고 있어 판매 경쟁은 더욱 불붙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대로 보면 앞서 언급한 로열티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구매하는 LCD 패널을 늘릴 방침이다. 미국과 중국 갈등이 격화된 상태여서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삼성전자도 같은 정책을 펼칠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TV용 LCD를 생산하는 중국 광저우 공장 가동률을 일정 부분 높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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