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메마른 예스코 현금자산, 3개년 설비투자 지연 불가피사채상환 집중, 현금자산 작년 말 대비 절반…올해 투자 예정금액 50%만 집행
김동현 기자공개 2023-11-17 07:40:37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4일 07:5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그룹 내 도시가스 사업자인 예스코는 지역 독점사업권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창출했다. 서울 권역 9개구와 경기도 권역 3개시·2개군 내 148만가구의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동시에 서울시내 압축천연가스(CNG) 충전소도 운영 중이다.독점사업권을 인정받는 만큼 배관 증설 및 유지보수 책임 역시 지고 있어 예스코는 매년 200억원대 수준의 설비 예산을 짜고 투자비를 집행했다. 올해의 경우 과거 집행된 금액의 2배 수준인 432억원을 설비투자 예정금액에 포함했다.
다만 투자 집행을 뒷받침할 자금상황이 녹록지 않아 3분기까지 실제 집행 비중은 간신히 50%를 채웠다. 올해 현금흐름이 전반적으로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사실상 나머지 투자금액 200억원을 포함한 3개년 투자 계획의 완료 시점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채 상환에 깎인 현금, 영업현금도 대폭 둔화
2018년 지주회사 예스코홀딩스의 출범으로 사업법인으로 떨어져 나온 예스코는 설립 첫해 1600억원대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을 보유하고 있었다. 1000억원대의 단기금융상품이 현금성자산을 주로 이루고 있었지만 보유 현금 자체가 600억원대로 낮지 않은 수준을 보였다.
설립 후 한해 실적이 온전히 반영된 이듬해에는 영업활동현금흐름(675억원)이 플러스(+)로 전환하며 보유 현금이 997억원까지 증가했고 이에 따라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전체 현금성자산 규모는 1954억원까지 올라갔다. 다만 사업 호조세에 힘입어 모회사 예스코홀딩스에 지급하는 배당규모를 1690억원까지 올린 탓에 2020년 재무활동현금흐름이 급격히 안 좋아졌고 실제 현금성자산 규모 역시 600억원까지 내려갔다.
이때를 기점으로 예스코의 현금성자산은 지속해서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과거처럼 1000억원대 수준의 큰 배당을 집행하고 있진 않지만 매년 지속되는 설비투자 및 사채 상환 등으로 투자활동현금흐름과 재무활동현금흐름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해 현금 유출이 이어진 것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예스코의 현금성자산은 216억원으로 단기금융상품 148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보유 현금은 68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현금성자산이 412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3개 분기 사이 그 규모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물론 단기금융상품을 유동화해 현금으로 활용할 수 있긴 하지만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사채 상환에 1707억원을 소진한 탓에 재무활동현금흐름이 -613억원까지 악화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작년 말 663억원에서 이번 3분기 말 262억원으로 크게 둔화하는 바람에 현금 유출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3개년 1000억 투자 예고했지만…
앞서 예스코는 올해를 포함해 앞으로 2025년까지 3개년 동안 1009억원의 설비투자를 집행할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도시가스 사업 특성상 설비투자의 대부분은 신규 배관공사에 집중됐으며 나머지 설비 보완 투자 및 CNG 사업(예스코서비스)에 대한 투자 계획들이 포함됐다.
다만 실제 올해 3분기까지 집행된 금액을 보면 앞으로 해당 투자 계획에 대한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3개년 투자 계획의 43%에 해당되는 432억원이 올해 중에 투입될 예정이었는데 3분기까지 실제 집행된 금액은 212억원에 불과하다.
물론 현재 보유한 현금(단기금융상품 포함)을 모두 투입하면 투자 집행까지 가능하긴 하지만 사실상 이는 불가능하다. 예스코는 연도별 예상 투자액에 대해 "예상금액이므로 투자시기 및 자금현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기도 하다.
실제 과거 투자 집행 내역을 살펴보면 2022년을 제외하면 예스코는 매년 애초 계획했던 투자 예정 금액보다 낮은 수준의 금액만 설비투자에 집행했다. 지난해의 경우 당초 투자 예정금액이 287억원이었지만 실제 집행금액은 406억원으로 평소 200억원대 대비 2배가량 급증했다.
이 시기 집행 내역을 보면 예스코의 설비 보완투자에 계획했던 금액(27억원) 대비 5배 가까이 많은 127억원을 투입했고 자회사 예스코서비스 역시 계획(2억원) 대비 9배 이상 많은 20억원을 집행했다. 지난해 주요 보완투자를 집행한 덕에 올해 여유를 가지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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