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프렌드십 포커스]사업형 지주사 HL홀딩스, 주가 동력은 자체사업·신사업③애프터마켓 노린 자체사업으로 경쟁력 승부수…'신사업' 외부투자 성과는 아직
허인혜 기자공개 2023-11-16 11:01:35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4일 07:5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L홀딩스는 사업형 지주사다. 배당과 자사주 처리 등 주주환원 정책 외에도 주가부양 재료가 더 있다는 의미다. 자체 사업의 매출 등 실질적 지표를 개선하고 몸값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도 주가를 견인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HL홀딩스의 대표적인 자체 사업은 자동차 부·용품의 판매와 유통사업이다. HL그룹 계열사들과 같은 영토를 구축했지만 세부적인 공략지가 다르다. HL홀딩스의 독자적인 생존 능력은 어디서 나올까. 자체사업과 추진 중인 신사업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주가에는 반영 안됐지만' 매출액 순증 중
주가는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한다. 그런 의미에서 주가만 보면 HL홀딩스의 자체 사업 역량을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긴 시간 저평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HL홀딩스의 매출액 추이를 보면 자체 사업은 잘 진행되고 있다.
별도기준 매출액은 해마다 늘고 있다. 별도기준 매출액에서 재화의 판매와 용역의 제공으로 벌어들인 합산 매출액을 살펴보면 2020년 4790억원, 2021년 5849억원, 2022년 7722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까지 같은 기준의 매출액은 3790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 3592억원 대비 확대됐다.
매출액 규모가 순증했지만 저평가가 이어진 이유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반대로 갔기 때문이다. 자체 사업 역량 때문이 아니라 투자 성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HL홀딩스는 2021년 9월 2차전지 분리막 제조사인 더블유씨피에 1000억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한 뒤 비마이카와 닥터차, 딜러타이어 등의 스타트업 투자도 이어왔다. 더블유씨피 투자 등이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해법은 견고한 자체 사업 매출액을 이어가면서 투자 역량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사업 매출액을 이어가는 건 경쟁력이다. HL홀딩스의 자체 사업 개요는 자동차 부품 유통이다. 주요 계열사인 HL만도와 HL클레무브와 같다. 다른 점은 뭘까.
세부적인 영역이 다르다. HL만도와 HL클레무브가 글로벌 신차용(OE)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다면 HL홀딩스는 자동차 부품 유통 중에서도 애프터마켓에 특화돼 있다. 애프터마켓은 제품 판매 후의 추가적인 수요를 노린 시장이다. 모빌리티 부문에서는 중고차나 수리용 자동차 부품 등이 해당된다.
HL홀딩스는 2015년 7월 이후 사업형 지주사로 전환했다. HL홀딩스의 주요 사업 부문은 2015년 흡수합병한 한라마이스터를 골자로 한다. 흡수합병은 2015년이지만 애프터마켓 부문에서는 40년 이상 업력을 쌓았다.
한라마이스터는 자동차 부품과 유통, 물류업을 담당해 왔다. 현재 HL홀딩스는 크게 모빌리티와 물류, 콜드 체인(냉동냉장 사업) 등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라마이스터가 영위하던 사업이 뿌리가 된 부문이 많다. 한라마이스터는 서비스 부문도 총괄해 내비게이션이나 애플리케이션 영역까지 다뤘다. HL홀딩스는 인포테인먼트 영역으로 궤를 잇고 있다. 최근에도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 등이 주요 제품이다.
◇3년차 맞은 외부투자, 독일까 약일까
HL홀딩스는 신사업 부문에 '전략적 투자'를 대표적으로 기재해 뒀다. HL그룹은 2020년부터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해왔는데 이 시기부터 외부 사업체 투자로도 눈을 돌렸다.
HL홀딩스의 투자 특징은 광범위한 사업군이다. 차량 관련 기업뿐 아니라 주류 유통과 바이오, 풀필먼트, 2차전지 분리막, 밀키트 제조, 기체 분리막 등이다. 차량 관련 기업을 제외하면 HL홀딩스와 연관성이 낮아보이지만 콜드 체인 등 물류사업도 영위하고 있어 일부 투자처와는 업무적으로도 협약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로 투자 성과가 드러난 더블유씨피를 제외하면 HL홀딩스의 전략적 투자처들은 아직까지 투자 결과를 단정짓기는 시기상조다. 더블유씨피는 지난해 수요예측에서 참패하면서 희망 공모가 범위였던 8만~10만원에서 20% 이상 낮춘 6만원으로 상장했고 지금은 4만원대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전략적 투자처들은 성과를 지켜볼만 하다. 대표적인 곳이 주류 유통 플랫폼인 '벨루가'다. 벨루가와는 4월 맞손을 잡고 주류 풀필먼트를 구축했다. HL홀딩스는 콜드 체인도 사업영역으로 구축하고 있는데 운영 중이던 동탄냉장 물류센터를 활용해 주류 풀필먼트로 재탄생한다는 목표였다.
최근 미국법인이 설립한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도 신규 매출처 발굴의 주춧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모듈 생산기지로 처음부터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을 대상으로 삼았다. 테슬라의 본사가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해 있다. HL홀딩스의 납품 부품은 전기차용 타이어 모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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