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CFO]하범종 ㈜LG 사장, 재경에 법무·ESG 까지 총괄구광모 회장 체제 첫 CFO, 스태프 조직 연착륙 주도
박규석 기자공개 2023-11-20 07:20:18
[편집자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영전략 수립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는 주요 경영진 중 한 명이다. 투자와 자원의 배분, 내부통제 등을 관장하는 만큼 이사회와 사내외 겸직, IR 등의 활동도 활발하다. 이처럼 좁게는 재무부터 넓게는 기획까지 책임지는 CFO의 역할과 권한, 영향력을 THE CFO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4일 13:2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범종 ㈜LG 사장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4대 총수에 오른 이후 크고 작은 변화를 겪었다. 모바일 철수 등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부터 인사, 조직 개편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가리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구 회장이 대표이사로 자리한 지주사 ㈜LG의 역할에 무게가 실렸다.
㈜LG는 그룹의 미래 사업 발굴 등 중책을 맡은 만큼 구 회장이 취임한 2018년 이후 경영 체계를 순차적으로 재설정했다. 이 과정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과 영향력 또한 점차 확대됐다. 구 회장 체제에서 ㈜LG의 첫 CFO를 맡은 하범종 사장은 이러한 변화를 연착륙시킨 인사로 꼽힌다.
◇구광모 회장 체제 속 '고속 승진'
하 사장은 과거부터 LG그룹 오너일가에게 신뢰받는 인사였다. 고(故) 구본무 회장이 시절에 임원 배지를 달았고 현재 총수인 구 회장 또한 근거리에서 오랜기간 보좌하고 있다. 지난 2015년의 경우 구 회장과 하 사장은 각각 LG전자와 LG화학에서 ㈜LG로 이동해 오기도 했다.
이러한 하 사장의 존재감이 부각된 시점은 구 회장이 그룹의 총수로 발돋움하면서다. 구 회장 체제의 첫 CFO로 발탁되며 ㈜LG의 재무를 총괄하기 시작했다. 2019년 3월부터는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회사의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지주사 중심의 사업구조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지원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과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판 등의 사업 철수에 관여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재무관리와 더불어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에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 사장이 보여준 성과와 구 회장의 신임 등은 지주사 CFO를 약 10년 만에 부사장급으로 격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LG그룹의 2019년 연말 정기 인사에서 당시 전무였던 그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는 ㈜LG가 지주사 체제로 개편된 2004년에 초대 CFO를 맡았던 정도현 전 부사장 이후 처음이었다.
구 회장 체제에서 첫 CFO를 맡은 지 1년 만에 부사장에 올랐던 그는 2021년 11월에 사장으로 고속 승진을 했다. 이러한 하 사장의 직위 변화는 그가 구 회장이 그리는 미래 계획을 실현하는 주요 경영진 중 한 명이라고 평가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경영지원부문 '안정화+체계화' 확립
하 사장의 승진 시점은 ㈜LG 차원에서도 조직 체계에 변화가 생긴 시기다. '부문' 제도를 도입하면서 최고운영책임자(COO) 산하에 경영전략부문과 경영지원부문이 신설됐다. 신규 사업 발굴과 투자 등은 경영전략부문이 담당하고 지주회사 운영 전반과 경영관리 체계 고도화 역할은 경영지원부문이 맡게 됐다.
신설된 경영지원부문장은 하 사장이 책임지게 됐다. 경영지원부문의 경우 산하에 재경팀과 법무·준법지원팀, ESG팀, 홍보·브랜드팀이 편제됐고 관련 구조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023년 6월 말 기준으로 각 팀의 팀장은 이남준 전무와 장건 전무, 박준성 전무, 정정욱 전무가 담당하고 있다.
다만 재경팀장인 이 전무의 경우 중용 시기가 비교적 최근이다. 지난해 11월 경영지원부문이 신설된 후 1년 동안은 하 사장이 관련 업무를 겸직했기 때문이다. 경영지원부문이 새롭게 생기면서 재무와 함께 스태프 영역까지 관장해야하는 만큼 조직 체계의 구축과 안정화를 위한 겸임이었던 셈이다.
이 전무가 재무 영역의 실무를 맡게 된 만큼 하 사장은 ESG 등 경영지원부문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완성됐다는 게 재계 평가다. 이는 곧 이사회 활동과 더불어 스태프 업무까지 총괄하는 그의 사내 영향력이 공고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사회의 경우 내부거래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위원장은 아니다.
하 사장이 그룹 계열사의 이사회에 참여하는 부분도 그의 그룹 내 역할 등을 엿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올해 반기 기준으로 하 사장은 LG생활건강과 LG디스플레이, LG경영개발원 등 3곳에서 기타비상무이사를 지내고 있다. 그룹 내 CFO들이 주로 계열사의 감사로 활동하며 간접적인 지원에 집중한다는 점과도 비교되는 지점이다.
◇하범종 ㈜LG 사장은
하범종 ㈜LG 사장은 1968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하며 LG그룹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임원 행보를 시작한 것은 2012년이다. 하 사장은 당시 LG화학에서 정도경영 태스크포스팀(TFT) 상무로 임명됐고 이듬해인 2013년에는 같은 회사에서 재무관리담당 상무로 선임됐다.
2015년에는 전무로 승진, LG그룹 지주사인 ㈜LG로 적을 옮겨 그룹의 재무 이슈를 총괄하는 재무관리팀에서 팀장직을 맡았다. 하 사장은 구광모 회장 체제가 시작된 후 처음 열린 2019년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게 됐다. 이후 2020년에는 부사장, 2021년에는 사장으로 매년 승진하는 수순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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