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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성과평가]'IB 왕국' 만든 김성현 KB증권 사장, 바뀐 리더십이 '연임 변수'2022년 IB 4개 부문 1위 석권...KB지주 리더십 변경에 셈법 복잡해져

김슬기 기자공개 2023-11-21 07:43:26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4일 13: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성현 KB증권 사장의 연임이 안갯속에 빠졌다. 지난 5년간 투자은행(IB), 해외사업 등을 총괄하면서 전성기를 만들었지만 KB금융 리더십이 윤종규 회장에서 양종희 회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양 차기 회장이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을 따를지, '안정'을 추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 사장은 윤 회장 체제 하에서 굳건한 지지를 받아왔다. 특히 2022년 부채자본시장(DCM), 주식자본시장(ECM), 인수합병(M&A) 금융자문, 인수금융 등 4개 부문에서 쿼드러플 크라운을 달성했을 정도로 탁월한 성과를 보여줬다. 그야말로 KB증권의 전성시대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올해에는 상황이 다소 바뀌었다. 치열해지는 DCM 경쟁으로 인해 가까스로 1위를 수성하고 있고 ECM에서는 4위였다. 그럼에도 올 상반기 SK쉴더스 인수금융을 단독으로 주선하면서 저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대비 부진하지만 타사와 비교하면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연임 가능성을 높여준다.

◇ 1등 IB DNA 만든 김성현 사장, 11년 연속 DCM 1위 눈앞

김 사장은 2019년 1월 KB증권 각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는 IB총괄본부장을 지내면서 KB증권 IB 경쟁력을 강화시킨 공을 인정받아 대표가 됐다. 취임 당시 2년의 임기를 보장 받았고 이후 세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까지 총 5년간 KB증권을 이끌었다.

그가 대표로 선임된 후에는 기존에 해왔던 IB 뿐 아니라 리서치, 글로벌사업까지 영역이 확장됐다. 현재 KB금융지주의 CIB부문장도 겸하고 있다. 함께 손발을 맞추고 있는 박정림 사장은 자산관리(WM) 영역을 중심으로 세일즈앤트레이딩(S&T)와 경영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김 사장의 취임 후 KB증권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그의 취임 이후 6조원대였던 영업수익(매출)이 2020년 10조원대까지 커졌다. 2022년에는 14조원대까지 커지면서 역대급 실적을 보였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8조709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부침이 있었다. 2018년 2500억원 선이었던 영업이익은 2020년 5700억원대, 2021년 8200억원대까지 증가했으나 2022년 2400억원대로 감소했고 올 3분기 누적기준으로 6000억원대까지 회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는 S&T 실적에 반영되는 상품운용손실이 컸던 탓이었다.

특히 IB 부문은 꾸준히 성장했다. 2019년 IB 영업수익 4700억원대에서 2022년 1조원대까지 증가했다. 올 상반기 IB 영업수익은 6300억원대로 집계됐다. 아직 3분기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영업이익은 꾸준히 1000억~3000억원을 유지해왔다. 2022년을 제외하면 영업이익률 역시 30%대를 기록해왔다.


그간 IB 부문은 DCM, ECM, M&A 금융자문, 인수금융 등 모든 사업 파트가 고르게 성과를 냈다. 특히 2022년에는 4개 분야에서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였던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 주관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왕관의 무게가 무거워서였을까. 올해 성적은 지난해만큼 두드러지지는 못했다. 2022년 첫 ECM 1위를 기록한 뒤 올해는 4위를 차지하고 있다. IPO 주관 순위로는 7위였다. 물론 DCM은 올해도 주관순위 1위다. 현 수준을 유지하면 11년 연속으로 리그테이블 주관 순위 1위를 기록하게 된다.

올해 인수금융에서는 SK쉴더스의 딜을 마무리했고 프로젝트금융에서도 우량 시공사 영업을 집중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을 활용하는 등 안정적인 대형 우량 딜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IPO의 경우 내년도 빅딜로 분류되는 HD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주관사 지위를 차지하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 증권업계 찬바람에도 선방…지주 리더십 변경은 '변수'

김 사장이 IB 부문을 이끄는 내내 KB증권은 기존에 잘 하던 DCM 뿐 아니라 ECM, M&A 인수금융 등으로도 존재감을 키워왔다. 올해 시장환경 때문에 부동산 및 대체투자 영역에서 예년과 같은 실적을 내진 못했지만 실적만 보면 은행금융지주 산하 증권사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냈다.

과거와 같았으면 김 사장 연임이 확실시되는 상황이었겠지만 변수가 있다. 9년간 KB금융을 이끌어왔던 윤종규 회장의 임기가 오는 20일에 만료되기 때문. 차기 회장 리더인 양종희 현 KB금융 부회장은 오는 17일 열릴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양 회장이 취임하게 되면 이사회 내 소위원회인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들어간다. 그는 위원장 역할을 하면서 차기 계열사를 이끌어갈 적임자를 선택한다. 아직 KB금융의 방향성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김 사장의 연임 여부도 불확실할 수 밖에 없다.

다만 그는 윤 회장의 복심으로 알려진만큼 변화 가능성이 낮다는 평도 있다. 윤 회장 체제 하에서 지주 전략기획담당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의 키맨이었고 이후에는 KB손보 대표직을 맡아 핵심 계열사로 만들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증권의 김성현 사장 연임은 결국 양종희 차기 회장의 의중에 달려있다"며 "지주 회장이 바뀌면 통상 계열사 사장이 그대로 가는 경우는 많지 않고 김 사장과 양 차기 회장의 나이 차이가 크지 않아서 그대로 체제를 유지하는게 부담일 수 있다"고 밝혔다. 양 차기 회장은 1961년생이고 김 사장은 1963년생이다.

다만 앞선 관계자는 "양 차기 회장이 윤종규 회장의 복심이라는 점에서 KB증권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던 김성현 사장을 바꾸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함께 각자 대표로 있는 박정림 사장 거취 역시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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